[사설] 신임 교총 회장의 성 비위 전력… 교원단체 수장 자격 있나

2024. 6. 27.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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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박정현 교사의 성 비위 전력이 논란이다.

신임 박 회장은 2013년 인천의 한 특목고 고3 담임 시절 제자에게 부적절한 편지를 보낸 사실이 적발돼 징계를 받았다.

교총 홈페이지에는 박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동료 교사들의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교총은 선거가 끝난 뒤에도 박 회장의 징계 사유는 성 비위가 아닌 품위유지위반이었다며 박 회장을 감싸기에 급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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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에 역대 최연소로 당선된 박정현 신임 회장. 교총 제공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박정현 교사의 성 비위 전력이 논란이다. 신임 박 회장은 2013년 인천의 한 특목고 고3 담임 시절 제자에게 부적절한 편지를 보낸 사실이 적발돼 징계를 받았다. 박 교사가 수능시험을 앞둔 여학생에게 보낸 편지는 다분히 연애 감정을 담고 있다. 제자를 ‘나의 여신님’이라 부르고 ‘꿈속에서도 당신을 떠올리고 사랑하고 있다’, ‘주변에 있는 다른 애들이 전부 소거된 채 당신만 보이더라’ 같은 표현은 대단히 부적절했다. 당시 30대 나이의 박 교사는 가정이 있는 상태였다. 박 교사는 이 일로 인천시교육청으로부터 견책이라는 가벼운 징계를 받고 학기 도중 다른 학교로 자리를 옮겼다.

비록 10여 년 전 일이지만 성 비위 전력이 있는 박 교사가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교원 단체 수장에 적합한지 의문이다. 교총 홈페이지에는 박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동료 교사들의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박 회장이 최근까지 근무하던 학교의 학부모들도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박 회장은 사과문을 냈지만 당시 편지가 제자를 응원하고 격려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부적절한 처신을 한 일은 없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의 이런 해명은 또 다른 논란을 부르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지탄을 받고 있는 박 회장은 더 이상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려워 보인다.

박 회장의 성 비위 전력이 선거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은 것도 문제다. 교총은 전임 정성국 회장이 4·10 총선 출마를 위해 사임하자 새 회장을 뽑기 위해 이달 13~19일 전 회원을 상대로 온라인 투표를 실시했다. 3명의 후보가 경쟁을 벌인 끝에 38%의 득표율을 얻은 박 교사가 44세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회장에 선출됐다. 그러나 박 회장의 징계 전력과 사유는 유권자들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교총은 선거가 끝난 뒤에도 박 회장의 징계 사유는 성 비위가 아닌 품위유지위반이었다며 박 회장을 감싸기에 급급했다. 이런 식으로는 실망과 분노를 표출하는 교사들을 무마하기도 어렵다. 교총은 교사들이 부끄러워하지 않을 회장을 선출할 수 있도록 후보 자격과 검증을 강화하는 선거 제도 개선 방안을 내놓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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