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분석' 도튼 윤상현…'러닝메이트·책임론'으로 차별화 '착착' [마크맨 날다]

김민석 2024. 6. 27.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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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 러닝메이트 비판·총선책임론
한동훈·원희룡과 차별화 전략 드라이브
당원 중심 선대위 출범으로 당심 노리기
"윤 전략, 어떤 효과 올지가 흥미로울 것"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1일 인천 미추홀구 용현시장에서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DB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윤상현 의원이 총선 패배에 대한 성찰과 반성을 우선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면서 차별화 전략에 돌입했다. 총선 패배 책임을 명시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고, 계파 정치에 대한 비판적인 발언을 쏟아내면서 윤 의원이 이른바 '친윤(친윤석열)'과 '친한(친한동훈)' 사이의 정치적 공간을 파고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윤상현 의원은 26일 오후 국회본청에서 열린 당 총선백서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백서 출간 시기를 늦출 필요가 없다. 전당대회 이전에 해야 한다. 그걸 가지고 후보들이 논쟁할 수 있는 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총선 참패 이후 77일 동안 '뭐가 있었나'라고 할 정도로 어떤 노력이 없었다. 변화의 상징은 총선백서다. 총선백서가 변화의 신호탄이 돼야 한다"며 "21대 총선에서 완패한 이후 백서를 만들었다. 이번 총선백서는 그때랑 반드시 확연하게 달라야 한다. 공천이 잘못됐다면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 공천이 어떻게 잘못됐는지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해 "공천에 관여한 분들 공천심사위원장·비대위원장·부위원장·사무총장 등 지역 공천이 제대로 된 합리적인 근거를 설명할 정도로 우리가 자세하게 구체적으로 적시할 때 그게 변화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자신의 잘못을 들여다보지 못하는 사람에겐 미래가 없다"고 비판했다.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한 전 위원장과 당시 사무총장으로 활동했던 장동혁 의원을 함께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총선에서 참패하면서 대통령이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잘못했다면 명명백백하게 그걸 다 써달라"며 "챕터 원에 대통령이 잘못했다면 적시해주고, 챕터 투에 한 전 위원장의 전략이나 메시지 등 잘못한 걸 구체적으로 적어달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의 이 같은 주장은 앞서 열 차례에 걸친 보수혁신 세미나에서 내놓은 주장과 일맥상통하다. 인천에 출마하면서부터 수도권 위기론을 주장해왔던 윤 의원은 총선 직후 당 패배의 원인을 찾기 위해 '보수혁신 대장정'이란 주제의 세미나를 총 10차례 개최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지난 20일에도 국회에서 세미나를 연 윤 의원은 "그동안 열 차례나 세미나를 개최하며 치열하게 총선 반성문을 써왔던 것은 당과 대통령이 성공하는 길이고 험지 수도권 정치인 윤상현, 나 자신의 정치적 생존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길"이라며 "지금은 국민의힘이 공동묘지의 평화 같은 침묵에서 벗어나 당 중앙을 폭파하겠다는 절절한 심정으로 분노하고 혁신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의원이 그동안 했던 세미나에서의 주장과 이번 총선백서에의 주장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일관성 있는 주장으로 당원들을 향해 '보수 정통성'은 물론 혁신에 앞장설 수 있는 주자라는 점을 강하게 얘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윤 의원은 이날 오전에는 한 전 위원장과 원 전 장관을 향해 동시에 날을 세우기도 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당헌·당규를 보면 (현역 국회의원은) 특정 후보를 위해 선거(운동)를 할 수 없다"며 "러닝메이트를 하겠다는 분들이 특정 후보를 위해 뛰겠다고 공공연히 말하는 것은 명백한 당헌당규 위반"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한 전 위원장은 장동혁·박정훈·진종오 의원과, 원 전 장관은 인요한 의원, 박진호 경기 김포갑 당협위원장 등과 함께 러닝메이트로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를 두고 윤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은 수평적 당정관계를 하겠다 했는데 러닝메이트제(制)가 바로 줄 세우기 정치"라며 "원 후보도 나와서 친윤 줄세우기 러닝메이트를 한다. 당 공멸로 가는 전주곡"이라고 두 후보를 직격하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 신뢰가 바닥이다. 어제 대통령실에서 '절윤'이라는 메시지를 냈다. 절윤은 관계를 단절했다는 것"이라며 "원희룡 후보가 왜 나오게 됐는지 이유를 잘 알지 않느냐. 내가 막겠다. 친윤~친한 대표주자 싸움을 해서는 안된다"라고 재차 두 후보를 겨냥한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이 같은 발언을 두고 당내에선 윤 의원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친윤'과 '친한' 간의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이에 넌더리를 내거나 당 분열을 우려하는 당심의 공간을 파고드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윤 의원도 함께 가는 세력이 없지는 않겠지만 이를 수면 위로 올리지 않으면서 러닝메이트를 가진 두 후보와의 차별화를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오늘(26일) 낸 시민·당원 중심의 선대위 출범 얘기도 계파 활동보단 당심과 민심을 노리겠단 메시지 아니겠느냐. 이 전략이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가 앞으로 당권경쟁 구도를 더 흥미롭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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