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만 만나면 꼬이네요"...꽃감독 슬픈 느낌, KIA 뼈아픈 역전패로 현실됐다 [부산 현장]
(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KIA 타이거즈가 롯데 자이언츠에게 또다시 덜미를 잡혔다. 사령탑의 불길한 예감과 느낌이 슬프게도 이틀 연속 현실로 나타났다.
KIA는 2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팀 간 10차전에서 4-6으로 졌다. 4-1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불펜 붕괴 속에 뼈아픈 역전패로 무너졌다.
KIA는 전날에도 4회초까지 14-1로 크게 앞서가던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투수들의 릴레이 난조 속에 동점은 물론 역전까지 허용했다. 결국 연장 12회 혈투 끝에 15-15 무승부로 주중 첫 경기를 마쳤다.
KIA는 다잡았던 승리를 놓치고 후유증이 컸다. 먼저 불펜 필승조 장현식과 최지민이 지난 25일 멀티 이닝을 소화한 까닭에 26일 등판이 불가능했다. 무엇보다 팀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밖에 없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일단 이날 게임에 앞서 "전날 경기는 많이 반성할 만큼 반성했다. 새로운 경기를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해 고민하겠다"며 "지나간 경기는 빠르게 잊고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게임을 준비하겠다"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다만 이범호 감독은 올 시즌 유독 롯데를 상대로 게임이 풀리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했다. KIA는 이날 경기 전까지 2024 시즌 롯데에게 3승 5패 1무로 상대 전적에서 열세였다. 지난 5월 21~23일 롯데에게 사직에서 스윕을 당한 뒤 이달 4~6일에는 광주에서 위닝 시리즈를 헌납했다.
이범호 감독은 "올해 롯데와 게임을 하면 뭔가 조금씩 꼬이는 느낌이 드는 게 있다"며 "전날 게임은 롯데 타자들의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 우리 투수들의 실투도 있었지만 롯데가 놓치지 않고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어냈다. 오늘과 내일 경기에서도 우리 투수들이 더 집중해야 할 것 같다"고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KIA는 이날 경기에서도 게임이 잘 풀리지 않았다. 1회초 무사 1·2루 찬스에서는 파울이 될 것 같았던 김도영의 빗맞은 땅볼 타구가 페어 지역에 들어왔다. 김도영은 타구가 파울로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하고 1루로 스타트를 끊지 않았지만 주심은 페어 타구를 선언한 상태였다.
김도영은 포수 태그 아웃, 2루 주자 이창진은 런다운에 걸린 끝에 태그 아웃처리됐다. KIA로서는 다소 힘빠지는 병살타와 함께 경기가 시작됐다.
KIA는 1회말 계속된 2사 2루에서 최형우의 볼넷 출루, 나성범의 1타점 적시타로 선취점을 얻으면서 일단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2회말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솔로 홈런과 김도영의 1타점 적시타, 4회말 2사 만루에서 롯데 투수 한현희의 폭투로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6회까지 4-2로 앞서갈 때까지만 하더라도 승리가 기대됐다.
하지만 KIA 불펜은 2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선발투수 캠 알드레드가 6이닝 2실점으로 제 몫을 해줬지 김승현이 ⅓이닝 1피안타 1볼넷 2실점, 곽도규 2피안타 1실점, 김사윤 1이닝 2피안타 2탈삼진 1실점 등으로 무너졌다.
KIA 타선의 게임 후반 화력도 롯데에 완전히 밀렸다. 7회초 2사 만루에서 소크라테스가 삼진, 8회초 1사 1·2루에서 박찬호가 병살타를 치면서 롯데 쪽으로 흐름을 넘겨줬다.
9회초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서는 롯데 마무리 김원중의 구위에 압도됐다. 선두타자 김도영이 삼진, 최형우 유격수 땅볼, 나성범이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그대로 롯데에 무릎을 꿇었다.
KIA는 이번주 2경기 1무 1패의 여파로 2위 LG 트윈스에게 2경기, 3위 삼성 라이온즈에게 2.5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4위 두산 베어스와도 3.5경기 차로 격차가 크지 않다.
지난 24일 마무리 정해영이 어깨 염증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되는 악재를 안고 사직에 오자마자 롯데에게 일격을 당한 충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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