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 앞에서 작아지는 KIA, 또 역전패…롯데는 3연승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또 다시 롯데 자이언츠에 발목을 잡혔다. 8위에 머물고 있는 롯데가 올 시즌 1위 KIA를 괴롭히는 '천적'으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KIA는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원정 경기에서 4-6으로 역전패했다. 4회까지 4-1로 앞섰지만, 2점 차로 쫓긴 7회 한꺼번에 3점을 내주면서 승부가 뒤집어졌다. 외국인 선발 투수 캠 알드레드(6이닝 2실점)가 호투하고 내려간 뒤 마운드를 이어받은 불펜진이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KIA는 이날 삼성 라이온즈를 꺾고 2위로 올라선 LG 트윈스에게 다시 2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KIA는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선두를 질주했다. 지난 7일부터 나흘간 LG에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지만, 12일 선두로 복귀해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사이 여러 팀이 KIA에게 꽤 많은 승수를 헌납했다. 특히 NC 다이노스전에서 8승 1패, 한화 이글스전에서 6승 2패, LG전에서 6승 3패로 강했다.
그런 KIA가 롯데를 만나면 유독 작아진다. 올 시즌 상대 전적이 3승 1무 6패. 패수가 승수의 두 배다. 전날(25일) 경기도 상징적이었다. KIA는 4회 초까지 14-1로 크게 앞서 손쉽게 승리를 거머쥐는 듯했다. 그러나 4회 말부터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4회 6점-5회 2점-6회 3점-7회 3점을 잇달아 빼앗겨 역대 최다 점수 차 역전을 허용했다. 8회 초 간신히 15-15 동점을 만들어 연장전에 돌입했지만, 12회까지 이어진 혈투 끝에 무승부로 돌아섰다.
반면 롯데는 KIA를 상대할 때 뒷심이 강해진다. 이날도 선발 투수 김진욱이 3과 3분의 2이닝 4실점 하고 내려갔지만, 한현희가 2와 3분의 1이닝을 책임지고 진해수-김상수-김원중이 1이닝씩 무실점으로 막아 끝내 역전극을 만들어냈다. 7위 한화와의 게임 차도 지우고 승률 0.001 차로 바짝 따라붙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경기 후 "모든 선수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 덕에 승리할 수 있었다. 집중력을 발휘해 좋은 플레이를 해준 선수 전체를 칭찬해 주고 싶다"며 "열성적인 응원으로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준 팬분들께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두산 베어스는 대전 원정경기에서 한화를 15-8로 꺾고 4연패를 탈출했다. 외국인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가 3과 3분의 2이닝 4피안타 3볼넷 5실점하고 일찍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장단 16안타를 몰아치고 볼넷 8개를 골라내는 화력을 뽐내며 승기를 거머쥐었다. 김재환과 정수빈이 차례로 3점 홈런을 때려내며 공격을 이끌었다. 허경민, 양의지, 강승호(3안타)도 멀티 히트로 3타점씩을 보탰다.
한화 선발 문동주는 4이닝 동안 8피안타 4볼넷 7실점으로 부진해 시즌 6패(3승)를 안았다. 노시환은 4회 3점짜리 아치(시즌 17호)을 그려 올 시즌 6번째 전 구단 상대 홈런을 완성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쉽지 않은 경기였음에도 연패를 끊겠다는 선수들의 강한 의지가 귀중한 승리로 이어졌다. 선수단 모두 고생 많았다"며 "연패 중인데다 원정 경기였음에도 많은 팬이 3루 관중석에서 뜨거운 함성을 보내주셨다. 그 응원에 감사드리며, 앞으로 좋은 경기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대전=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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