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국화축제 이름에 이은상의 '가고파' 추가... 시끌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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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시가 매년 가을에 열리는 '마산국화축제' 명칭을 '마산가고파국화축제'로 변경하기로 하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영만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고문은 "국화축제가 열리는 장소가 3.15해양누리공원이다. 이은상은 마산정신인 3.15의거를 깎아내리고 독재자에 붙었다"라며 "그런데 어떻게 그런 사람과 관련이 있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느냐. 관련 단체들과 함께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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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효 기자]
▲ 2023년 10월 28일 저녁 창원마산 3·15해양누리공원에서 개막한 ‘마산국화축제’ |
ⓒ 창원시청 |
경남 창원시가 매년 가을에 열리는 '마산국화축제' 명칭을 '마산가고파국화축제'로 변경하기로 하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존 명칭에 '가고파'가 추가된 것. '가고파'는 이은상(1903~1982, 호 '노산')의 시조 "가고파"에서 따왔는데, 친독재 전력이 뚜렷한 그와 관련한 단어를 축제 이름에 사용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창원시는 26일 자료를 통해 마산국화축제 주관단체로 마산국화축제위원회를 선정했다면서 축제 명칭을 '마산국화축제'에서 지역 정체성을 담기 위해 '마산가고파국화축제'로 한다고 했다.
마산국화축제는 올해로 24회를 맞는다. 국화축제는 마산합포구 3·15해양누리공원, 수변공원과 마산만을 매립해 조성해 놓은 해양신도시 일대에서 열린다.
"이순신 같은 분은 오직 이승만"... 전두환에는 "강력한 지도자"
마산 출신인 이은상은 친독재 전력이 뚜렷하다. 그는 1960년 제4대 대통령 선거 당시 이승만 당선을 돕는 문인 유세단에서 활동했고, 박정희 유신정권과 전두환 독재정권을 옹호했다.
이은상은 이승만을 "이순신 같은 분이라야 민족을 구하리라. 그리고 그 같은 분은 오직 이승만 대통령이시다"라고 했고, 1960년 이승만자유당정권의 부정선거에 항거해 일어났던 3.15의거를 '무모한 흥분' 내지 '지성을 잃어버린 데모' '불합리·불합법이 빚어낸 불상사'라면서 폄훼했다.
이은상은 전두환이 1979년 12.12 군사반란으로 집권해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대통령으로 선출되자 1980년 월간지 <정경문화>에 "한국의 특수한 상황으로 보아 무엇보다도 강력한 지도자를 원하는 것이 거의 일반적 여론"이라는 글을 썼다. 이어 1980년 4월 전두환 정권의 국정자문위원을 맡기도 했다.
창원마산에서는 이은상 기념사업과 관련해 여러 차례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옛 마산시가 이은상 아호(노산)를 딴 '노산문학관'을 건립하려고 하자 시민단체의 반발을 샀고, 이에 명칭은 '마산문학관'으로 바뀌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소재 마산역 광장에는 이은상이 시조 "가고파 노산 이은상 시비"가 세워져 있고, 그 옆에는 시민사회진영에서 세운 '시인의 친독재가' 표지석이 있다. |
ⓒ 윤성효 |
"지역사회 공론화 과정도 없이 바꿔선 안 돼"
축제 이름 변경에 대해 문순규 창원시의회 부의장(더불어민주당)은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명칭에 '가고파'를 넣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고, 앞서 시의회에서도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라며 "더군다나 지역사회 공론화 과정도 없이 명칭을 바꿔선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문 부의장은 "보통 축제명칭에 지역명과 함께 목적명을 넣는다. 그래야 인식이 바르게 되고 쉽게 알아볼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마산국화축제라고 하면 될 것을 거기에다 또 수식어(가고파)를 넣는 것은 축제를 더 빛나게 하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영만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고문은 "국화축제가 열리는 장소가 3.15해양누리공원이다. 이은상은 마산정신인 3.15의거를 깎아내리고 독재자에 붙었다"라며 "그런데 어떻게 그런 사람과 관련이 있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느냐. 관련 단체들과 함께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주임환 3.15의거기념사업회장은 "요즘도 노산문학관으로 해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찾아오기도 해서 분명히 안 된다고 말을 했던 적이 있다. 마산문학관은 옛 마산시의회에서 결정했던 명칭"이라며 "축제 명칭에 '가고파'를 넣어야 한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 사업회의 정서와 맞지 않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창원시 관광과 관계자는 "명칭을 마산가고파국화축제로 하기로 결정이 났다. 이전에도 거론이 되었던 명칭"이라며 "가고파에 담긴 마산의 고유한 정서가 있어서 반영했다. 이번에 시민여론 수렴 과정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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