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기록' 회수한 날, 尹-국방차관 12분 추가 통화했다
해병대수사단의 ‘채상병 사망 조사기록’이 경찰에 이첩됐다가 돌연 회수된 당일 윤석열 대통령이 당시 신범철 국방부 차관과 2차례 통화한 통신기록이 추가로 나왔다.
26일 중앙일보가 입수한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의 통신기록에는 지난해 8월 2일 윤 대통령과 2차례에 걸쳐 통화한 내역이 담겼다. 앞서 신 전 차관은 이날 오후 4시 21분쯤 윤 대통령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약 10초간 받은 사실이 공개됐다. 지난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채 상병 특검법 입법 청문회’에 출석한 신 전 차관은 이 통화에 대해 “그것은 (기록) 회수에 관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추가로 드러난 통신기록 속의 내역까지 합치면 신 전 차관은 지난해 8월 2일에만 윤 대통령과 총 3차례 통화를 주고받았다.
이날은 해병대수사단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을 채상병 사망과 관련한 과실치사 혐의자로 적시한 조사 결과를 경찰에 이첩했다가 국방부검찰단에 의해 이 기록이 돌연 회수된 시점이다. 채상병 수사외압 의혹의 뼈대를 이루는 ‘경찰 이첩 서류 회수’ 당일이자, 윤 대통령의 여름휴가 첫 번째 날이기도 하다.
첫 통화는 오후 1시 30분 신 전 차관이 윤 대통령의 개인 휴대전화로 먼저 전화를 걸어 8분 45초간 이뤄졌다. 시점상으론 윤 대통령이 당시 우즈베키스탄 출장 중이던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총 3차례 통화한 직후다. 특히 이 전 장관은 낮 12시 7분 윤 대통령과의 첫 통화를 끝낸 직후인 낮 12시 17분 곧장 신 전 차관에게 전화를 걸었다. 1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윤 대통령→이 전 장관→신 전 차관→윤 대통령’의 순서로 긴박한 전화가 이뤄진 셈이다.
2시간 뒤인 이날 오후 3시 40분쯤 신 전 차관은 재차 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다. 두 번째 통화는 3분 36초간 이어졌다. 이 통화가 이뤄진 시점은 국방부 검찰단이 채 상병 조사기록을 회수하기 위해 경북경찰청으로 출발한 직후(오후 3시 30분 쯤)로 추정된다. 국방부 검찰단은 이날 오후 7시 20분 경북경찰청에서 사건 기록을 회수했다.
신 전 차관은 이날 윤 대통령 이외에도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 관계자와 총 9차례에 걸쳐 통화했다. 당시 직책 기준으로 임기훈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과 3차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및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과 각각 한차례 전화를 걸었다. 이들이 신 전 차관에게 전화를 건 횟수는 총 4차례다. 특히 신 전 차관은 이날 오전 11시 39분 임 전 비서관에게 처음으로 전화를 걸었는데, 이 시점은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당시 이종섭 장관에게 해병대수사단의 기록을 이첩했다는 사실을 보고한 직후다.
신 전 차관은 이날 오후 2~3시 전후로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5차례 통화했다. 둘의 통화는 2시 17분 시작돼 2시 43분, 2시 48분, 2시 54분, 3시 9분에 이뤄졌다. 통화는 대부분 20초를 넘지 않는 짧은 시간 동안 이뤄졌는데, 2시 48분 통화만 2분 23초간 이어졌다.
유 관리관은 채 상병 사망 사건에 대한 첫 조사를 맡은 해병대수사단과 재조사를 맡은 국방부조사본부에 임성근 전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하라고 종용했단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실제 국방부조사본부의 재조사 당시 국방부 법무관리관실에서 작성한 ‘해병대 변사사건 관련 의견 요청에 대한 검토 결과’ 보고서에는 임 전 사단장에 대해 “안전통제 대책을 제대로 강구하지 않는 등의 과실이 있으나, 사망과의 인과관계는 명확하지 않아 경찰에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임 전 사단장을 사실상 혐의자에서 제외하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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