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서 금5+종합 15위 사수'…한국 선수단 굳은 각오 "그 이상도 해내겠다"
(엑스포츠뉴스 진천, 김현기 기자) '금메달 5개, 종합 15위 유지가 목표지만 그 이상도 가능하다.'
2024 파리 하계올림픽을 정확히 한 달 앞둔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대회 전 마지막으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국민들에게 기쁜 소식 안겨주겠다고 다짐했다.
화려했던 과거 성적 재현은 여의치 않지만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종목들 중심으로 금빛 낭보와 메달 소식을 안겨주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대한체육회는 26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파리 올림픽 D-30 미디어데이 행사를 개최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장재근 선수촌장, 정강선 선수단장 등 임원진을 비롯해 김제덕(양궁), 황선우(수영), 김한솔(체조) 등 한국 선수단의 간판 선수와 지도자들이 단상에 올랐다.
전라북도체육회장이면서 이번에 한국 선수단장에 선임된 정강선 단장은 "막중한 임무를 맡게 돼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파리에서 돌아오는 그날까지 선수단을 위해 헌신할 것을 약속드리며 부상 예방과 안전 관리에 힘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선수단 총감독을 맡고 있는 장재근 진천선수촌장은 "오늘을 계기로 파리 올림픽의 관심과 애정이 표출되기를 바란다"며 "우리나라는 21개 종목에 최대 142명의 선수를 파견한다"고 밝혔다.
예전 같은 큰 규모의 선수단은 아니다. 한국 스포츠는 구기 종목에서 여자핸드볼을 제외하고는 본선 티켓을 따내지 못해 선수단 규모가 대거 줄어들었다. 남자축구는 1984 LA 올림픽 이후 40년 만에 본선행 티켓을 놓쳤고 겨울 인기종목인 남녀 농구와 배구가 모두 본선에 오르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올림픽에서 나란히 은메달을 따낸 적이 있는 필드하키도 올림픽 최종예선 마지막 단계에서 고개를 숙였다.
그러다보니 한국은 1976 몬트리올 올림픽 이래 48년 만에 가장 적은 선수를 보낸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보다 90명이 줄었다. 개최국으로 참가한 1988 서울 올림픽을 제외하고 원정 대회로 가장 많았던 1996년 애틀랜타 대회와 비교하면 무려 170명이 적다.
체육회는 "육상 티켓 확보 현황에 따라 파리 올림픽 한국 선수 수는 141명 또는 142명으로 확정된다"고 했다.
한국은 지난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역대 가장 많은 13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5위에 올랐던 게 원정 대회에서의 최고 성적이다.
그러나 12년 만에 상황이 180도 바뀌어 이제는 금메달 5개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 한국은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선 금메달 6개에 그쳤다. 이마저 효자종목 양궁에서 4개를 따낸 덕분이었다. 태권도는 노골드에 그쳐 종주국 체면을 구겼다. 체조와 펜싱에서 금메달 하나씩 거머쥐었다.
도쿄 올림픽 3년 뒤에 열리는 이번 파리 대회도 상황은 비슷하다. 유럽 한복판에서 열리다보니 한국 선수들에게 더 불리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기흥 체육회장은 "금메달 5개를 획득해 종합 순위 15위 유지를 목표로 나선다"고 했다. 장재근 총감독은 "종목마다 현재 굉장한 상승세를 타고 있어 그 이상의 결과도 가능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상 행사에선 양궁 선수단에 질문이 몰렸다.
양궁은 도쿄 올림픽부터 혼성 단체 종목이 추가되면서 금메달 5개가 됐고 한국은 도쿄 대회에서 남자 개인전을 제외한 4개를 쓸어담았다. 이번에도 복수의 금메달을 획득해야 전체 한국 선수단이 목표로 하는 금메달 5개를 채울 수 있다.
수영, 배드민턴, 탁구, 태권도, 유도 등과 달리 양궁 만큼은 경기장 문을 걸어잠그고 별도의 종목별 미디어데이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질문이 더 많았던 이유도 있다.
대한양궁협회는 선수들의 훈련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으나 그보다는 다른 나라를 압도했던 기존 메이저대회와 달리 이번 올림픽 앞두고는 경기력이 들쭉날쭉하기 때문이다.
남녀 대표팀 모두 올해 열린 3차례 월드컵에서 예전처럼 상대팀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최근 열린 3차 월드컵 남자 개인전에서는 김우진(청주시청)이 우승했으나 김제덕과 이우석(코오롱)은 8강 이전에 탈락해버렸다.
하지만 이날 양궁 대표로 나선 도쿄 올림픽 2관왕 김제덕은 자신만만했다. 그는 '보완점을 말해보라'는 취재진 요청에 "보완점은 딱히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대충 하고 있지 않다. 다들 목표가 있고, (월드컵은) 파리를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그렇게 봐 달라"며서 "도쿄 때는 10대였는데, 이제는 20대로 올림픽 무대에 나간다. 사상 첫 남자 단체전 3연패가 큰 목표다. 이번에도 (도쿄 때처럼) 경기 중에 '파이팅'을 크게 외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여자 선수들은 나오질 않았으나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 임시현을 제외한 남수현, 전훈영은 국제대회 경험이 많지 않아 중국 등에 맹추격을 받고 있다.
다만 홍승진 양궁 대표팀 총감독은 본고사에 돌입하면 한국 선수들의 기량이 잘 표출될 것으로 여겼다.
그는 "김제덕은 도쿄 올림픽 앞두고 세트장에서 훈련할 때 다리를 떨 정도였다"면서 "남수현, 전훈영 선수가 국제대회 경험이 없지만, (정신적으로 다른 선수들보다도)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수단에서) 양궁 금메달을 3개로 예상했던데, 그 정도는 무난하다"면서 "30일이 남아있으니까 (더 준비해서)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른 선수들도 저마다 '메달 각오'를 밝혔다.
장미란의 뒤를 이을 것으로 기대받는 역도 박혜정(고양시청)은 "첫 올림픽이어서 많이 떨린다. 빨리 가서 적응하고 싶다"면서 "금메달은 아니어도 메달권에는 꼭 들어가려고 코치님, 감독님과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드민턴 서승재(삼성생명)는 "몸 상태가 나쁘지 않다. 남은 30일 동안 몸 관리 잘하고 컨디션 올리면 두 종목 모두 금메달 딸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3년 전 도쿄 올림픽을 코로나19로 인해 텅빈 관중석에서 치렀던 황선우는 "팬들이 빼곡하게 관중석을 채울 텐데, 난 관중이 있을 때 힘이나 시너지 효과를 얻는 것 같다. 긍정적이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 1924년 대회 이후 프랑스의 파리에서 100년 만이자 역대 세 번째로 열리는 33회 하계올림픽은 7월27일 오전 2시30분(현지시간 7월26일 오후 7시30분) 개막식을 치르고 이튿날부터 16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대한체육회는 7월9일 대한민국 선수단의 결단식을 개최한다. 한국 선수단 선발대는 7월11일, 본진은 7월20일 각각 파리행 장도에 오른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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