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죽든가, 살든가"…대학 지도교수 협박해 3억원 받아내려던 제자

대전지법, 26일 공갈미수 혐의 기소 대학 전 초빙교수에게 벌금 500만원 선고
대학서 자신 지도하고 함께 일한 피해자 협박해 거액 받아내려다 미수 그친 혐의
대전 유성구 한 대학서 만난 사제 사이…피고인이 학위 받을 때 피해자가 지도교수
재판부 "피고인 잘못 뉘우치고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형사 처벌 전력 없는 점 고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을 당시 자신을 지도했던 스승을 협박해 3억원을 받아내려다 실패한 제자에게 법원이 벌금형을 선고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5단독(장원지 부장판사)는 공갈미수 혐의로 기소된 모 대학 전 초빙교수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대학에서 자신을 지도해주고 산학협력단에서 함께 일한 B씨를 협박해 거액을 받아내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두 사람은 대전 유성구에 있는 한 대학에서 만난 사제 사이로, A씨가 지난 2011년 석사학위, 2015년 박사학위를 받을 때 B씨가 지도교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 후 두 사람은 이 대학 산학협력단 단장과 부단장으로 함께 근무했다. A씨가 2020∼2022년 8월 산업대학원 초빙교수였을 때 B씨는 산업대학원장을 지냈다.

그러다 '초빙교수를 그만두라'는 B씨의 말에 화가 난 A씨는 한 실험실 앞에서 만나 항의했다.

A씨는 자신이 산업협력단 부단장, 초빙교수를 지내는 동안 B씨의 요구로 월급의 일부를 지급한 사실을 언급하며 3억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지금까지 제가 드린 6억원 중 딱 잘라 3억원을 달라"며 "어차피 저는 이제 마지막이라서 같이 죽든가 같이 살든가"라고 협박했다.

하지만 B씨가 협박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서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잘못을 뉘우치고 있으며, 원만히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고 있다"며 "형사 처벌 전력이 없고, 범행 전후 정황 등 여러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