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회 출신 장군 “운명으로 생각하라”… 유족 분노

유족 “가해자 두둔 왜 이렇게 많은지 이해 안 가”

(사진=연합뉴스)

육군 12사단 훈련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숨진 훈련병 유족에 “운명으로 생각하라”고 글을 올린 하나회 출신 예비역 장군에 유족이 분노했다.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26일 성명을 통해 “문영일 예비역 중장이 성우회 홈페이지에 육군 12사단 훈련병 가혹행위 사망사건과 관련한 입장문에 관해 박 훈련병의 부모님께서도 분노의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숨진 박 훈련병 어머니는 “이게 자식을 잃은 부모에게 할 소리인가”라며 “국민을 위한 희생과 가혹행위로 인한 사망도 구분을 못 하는 걸 보니 사람 생명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군의 악습이 아주 뿌리가 깊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가해자들을 두둔하고 지켜주려는 사람이 왜 이렇게 많은지 이해가 안 간다”며 “문영일 중장 입장이 대한민국 군을 이끈 사람이 모여있는 성우회 공식 입장인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지난 21일 대한민국 성우회 홈페이지에 문 중장은 “중대장을 구속하지 말라! 구속하면 군대훈련 없어지고 국군은 패망한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그는 “평생을 국군 간부 생활로 몸 바쳐 온 재향군인으로서 군 훈련 특성이 고려된 원칙과 상식대로 해결되리라 믿어 왔다”며 “임무 완수를 위해 노력을 다한 훈련 간부들을 군검찰이나 군사법체계가 아닌 민 사법체계가 훈련 중의 순직을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한 것에 대해 실망함과 동시에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구속된 중대장에 대해서는 “중대장은 6명에게 제한적인 완전군장 훈련을 시켰고 한 명이 실신하자 위급함을 즉감하고 적절한 조치를 다 했다”며 “조치를 다 한 중대장에게 무고한 책임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에 대해서 적대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군인권센터를 ‘이상한 조직’이라 표현하며 “(군인권센터가) 국군을 적대시하며 사건에 개입했다”며 “사이비 반군단체보다 앞서 폭로성 보도자료를 남발하며 위국헌신하는 중대장의 위신 즉 국군 간부의 위신을 훼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영일 예비역 중장은 유족에게 “희생자 가족은 혈육 지정으로 하늘과 땅이 무너지는 고통을 당하면서 난감하기 그지없겠으나 개인적으로는 운명이라 생각하라”면서 “국군과 국가가 위로해 드림을 받으셔서 한동안의 실망을 극복하라”고 덧붙였다.

해당 글은 논란이 일자 26일 현재 삭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