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도 러브콜 보냈다…입소문 탄 'K뷰티' 인기 어느 정도길래

김경미 2024. 6. 2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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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아마존닷컴 뷰티 카테고리에서 국내 업체인 코스알엑스와 티앤엘 제품이 1,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알엑스는 해외 실적에 힘입어 지난해 10월 아모레퍼시픽에 인수됐다. 아마존닷컴 홈페이지 캡쳐


K뷰티의 인기가 뜨거워지자 글로벌 이커머스 업계가 국내 중소 화장품 입점 유치에 한창이다. K콘텐트와 SNS를 타고 가성비 좋은 한국 화장품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고 있어서다. 아마존, 큐텐 등 ‘크로스보더 이커머스’(국경을 넘나드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비롯해 ‘K뷰티 인큐베이터’로 꼽히는 CJ올리브영까지 국내 인디 화장품 브랜드에 대한 구애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다.


K뷰티 유치 나선 아마존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는 26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뷰티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한 ‘프로젝트 K뷰티 고 빅’을 발표했다. 국내 화장품 업체의 제품 개발과 출시, 브랜드 운영 등을 돕고 필요 시 아마존과 제휴한 서비스사업자(SPN)와 협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오는 27일에는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국내 화장품 업체를 대상으로 ‘아마존 K뷰티 컨퍼런스’를 열고 아마존닷컴에서 K뷰티가 거둔 성과, 페이스북·틱톡 등 글로벌 SNS에서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 화장품 수출 규제와 물류 처리 방법 등을 소개한다. 아마존이 국내 뷰티 기업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화숙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아마존은 K뷰티 셀러(판매자)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며 “아마존의 역량과 교육 콘텐트를 적극 활용해 한국 뷰티 브랜드가 세계 무대에서 빛을 발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신화숙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 대표가 26일 서울 강남구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 사무실에서 ‘프로젝트 K-뷰티 고 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


글로벌 수요 커진 K뷰티


아마존닷컴 뷰티 카테고리에서 스킨알엑스, 티앤엘, 티르티르 등 국내 화장품 브랜드는 스킨케어·색조 등 각 부문 판매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신 대표는 “지난해 전 세계 아마존닷컴에서 한국 뷰티 판매자들의 매출이 전년보다 78% 늘었다”며 “특히 올해 1~5월 아마존 미국 스토어에서 거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의 2배 이상”이라고 말했다.

K뷰티의 가장 큰 인기 이유는 우수한 기능·효과에 비해 저렴한 가격이다. 코스맥스·한국콜마 등 세계 최상위권에 오른 한국 뷰티 ODM(제조사 개발생산) 업체들이 중소 K뷰티 브랜드와 결합한 효과다.

한국 화장품 입점 유치에 공들이는 곳은 아마존뿐만이 아니다. 또 다른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 큐텐은 이달 초 북미 소비자 대상 카테고리(위시플러스)에 K뷰티 브랜드가 입점하면 배송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판매자의 물류 부담을 덜고 소비자의 배송비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조미영 큐텐 북미사업 담당 실장은 “국내에서 북미로 가는 물류 전 과정을 자회사 큐익스프레스가 맡아 판매자와 고객 모두에게 실시간으로 배송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출 효자’ 된 화장품


화장품은 이미 수출 효자로 자리잡았다. 2010년 초 연간 2조원대였던 화장품 수출액은 지난해 약 11조원까지 늘었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소수 대기업이 수출에 주력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중소 브랜드들이 세계 각국에서 인기를 끌며 수출 규모가 커졌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중소기업 수출 1위 품목은 화장품이다. 지난 한 해 동안 54억 달러(약 7조1739억원)를 팔아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 역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중국 시장에 의존했던 과거와 달리 북미, 유럽, 동남아 등 글로벌 전역으로 시장이 확대된 것도 고무적이다. 특히 화장품 시장이 큰 미국에서 K뷰티의 영토가 넓어졌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화장품 수출액 중 미국 시장의 비중은 약 22%로 중국(약 20%)을 넘어, 한국 뷰티업계의 가장 큰 수출 시장이 됐다. 2020년 6억4052만달러였던 대미 화장품 수출액은 지난해 12억1430만달러로 3년 만에 약 두 배로 커졌다.


K뷰티 업은 올영, 해외 공략


CJ올리브영은 지난 19일 서울 명동에 위치한 글로벌 고객 특화 매장 ‘올리브영 명동타운’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K뷰티 도슨트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사진 CJ올리브영
중소 화장품 브랜드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한 CJ올리브영도 해외 공략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CJ올리브영은 지난달 일본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미국 법인 설립도 검토 중이다. 상하이 법인을 중심으로 중국 시장에도 다시 공 들이고 있다. 올해부터 3년간 총 3000억원을 투입해 신진 뷰티 브랜드 발굴과 해외 진출을 돕는 내용의 상생 경영안도 시행 중이다. 이를 통해 입점 브랜드의 상품 기획부터 연구·개발(R&D), 영업·마케팅 등 전 과정을 지원한다.

국내외 시장에서 고루 성장하며 CJ올리브영은 지난해 매출 3조8682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9%, 영업이익(4607억원)은 70% 늘었다. 최근엔 CJ올리브영이 2022년 한차례 시도했다가 미뤘던 기업공개(IPO)에 재도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CJ그룹이 올리브영의 상장 대신 지주사 CJ와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CJ올리브영은 지난 4월 2대 주주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가 보유한 지분 22.6% 중 절반(11.29%)을 자사주 형태로 사들였다. CJ올리브영의 최대주주는 지분 51.15%를 보유한 CJ다.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은 CJ올리브영의 지분 11.04%를 보유하고 있는데, 지주사 CJ와 CJ올리브영의 합병을 통해 CJ 지분을 추가 획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CJ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는 CJ올리브영의 IPO보다 (CJ와의) 합병 방안을 더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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