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화재 '열폭주'가 문제…전기차 괜찮을까
[한국경제TV 강미선 기자]
<앵커> 이번 주 경기도 화성 1차전지 공장에서 큰 화재가 났죠.
현재까지 23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돼 역대 최악의 전지(배터리) 공장 사고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배터리와 워낙 광범위하게 쓰여 소비자 불안도 커지고 있는데요, 산업부 강미선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화재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졌나요?
<기자> 화면을 먼저 보시면요. 불은 리튬 배터리 하나에서 시작됐습니다.
첫 발화 20여 초 만에 두 번째 폭발이 일어나고, 순식간에 연기가 뒤덮여 CCTV로 내부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가 됩니다.
현재 구체적인 화재 원인은 조사 중인데요. 업계에서는 '열폭주' 현상 때문이라고 분석합니다.
열폭주란 배터리가 불이 한 번 붙으면 폭주하는 것처럼 사방으로 빠르게 불이 퍼지는 현상입니다.
산불 등 일반적인 화재 속도와 다르게 아주 순식간에 타버리는 겁니다. 바로 리튬 때문입니다.
1차전지와 2차전지 모두 리튬이 들어갑니다. 리튬은 가장 밀도가 낮은 알칼리 금속이라 공기 또는 물이 닿으면 불이 나는 특성이 있습니다.
<앵커> 이번 화재가 난 배터리는 1차전지라고 하는데 2차전지의 화재 위험성은 어떻게 평가되나요?
<기자> 1차전지가 화재에 더 취약합니다. 2차전지와 비교해 소재 자체도 열에 더 취약한 구조입니다.
또 충전 없이 한 번 쓰고 버리는 1차전지는 충전이 100% 된 상태로 공장에 보관되지만요.
2차전지는 화재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전체 용량의 50% 정도만 충전해 공장에서 출하합니다.
하지만 화재로부터 완벽히 벗어날 수 없습니다. 완제품 상태에서 터질 수 있다고 보셔야 합니다.
<앵커> 특히 전기차 타시는 분들, 화재 소식에 불안할 것 같습니다. 전기차도, 2차전지 제조사들도 화재 예방을 위한 대책 서둘러야 할 듯싶은데요
<기자> 사실 전기차 수요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가격보다는 안전이 제일 크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등록 차량 1만 대당 화재 건수는 전기차(1.32건)가 내연기관(1.48건)보다 수가 오히려 적은데요. 전기차 화재는 진압이 힘들어 위험성이 더 크게 부각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안전 문제는 전기차 보급에 앞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인 셈입니다.
각국 배터리 및 자동차 업체는 공동개발을 하면서 화재 안전기준을 계속 찾고 있고요.
또한 자동차 업계는 최근 몇 년간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선호하고 있는데, 이는 가성비 측면도 있지만 인산철이 들어가 열을 잘 견딜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LFP 배터리는 중국 기업들이 주로 생산하는 저가형으로 알고 있는데 오히려 화재위험은 낮군요?
<기자> LFP 배터리에도 리튬이 들어가지만, 에너지밀도가 높아 화재 위험성이 높은 니켈과 코발트는 안 들어갑니다.
내연성이 좋고 가격도 저렴한 인산철이 들어가 불이 덜 나게 도와줍니다. 안타깝게도 아직 국내에서는 전기차용 LFP 배터리를 양산하는 곳은 없습니다.
국내에서는 주행거리가 긴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주로 만드는데 NCM 배터리 중 특히 파우치형이 열폭주에 취약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배터리 형태(폼펙터)는 크게 원통형, 각형, 파우치형으로 나뉘는데 원통형과 각형 경우 뚜껑이 있어 열 전이를 막아줄 수 있는데, 파우치는 없습니다.
석 달 전 LG에너지솔루션이 일본에 공급한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고요. 지난해 말 SK온 미국 조지아공장에서도 불이 났습니다. 이들 배터리 모두 파우치형입니다.
화재 불안으로 자동차 업체들은 LFP 배터리 요구를 넘어 NCM 배터리 형태 전환 요구 움직임까지 최근 일어나고 있는데요.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GM은 LG에너지솔루션에 각형 배터리 전환을 요구하고 있고, SK온도 원통형을 분주히 준비하고 있다"며 "신기종부터 단계적으로 배터리 형태를 전환하려 한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파우치형 등 전기차 배터리는 한 번 채택되면 단종까지 변경이 어렵기에 자동차사와 배터리사의 협의를 지켜봐야 합니다.
강미선 기자 msk524@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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