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자 몰렸다" 호소글 파문…동탄 아파트 화장실선 뭔일
아파트 내 헬스장 남성 화장실을 이용했다가 성범죄자로 몰렸다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사건을 관할하는 화성동탄경찰서는 26일 "객관적 증거를 토대로 누구도 억울하지 않도록 엄정하게 수사하겠다"는 입장문을 냈다.
전날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실시간 성범죄자로 몰리는 중인 남성'이라는 글이 퍼졌다. 해당 게시글에 따르면 경기 동탄의 한 아파트에 사는 남성 A씨는 최근 아파트 내 운동센터를 이용했다. 이튿날 다시 운동센터를 찾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날 한 여성이 '누가 자산을 훔쳐본다'고 신고했고, CCTV 확인결과 A씨가 용의자로 특정돼서다.
A씨는 "아파트 운동센터 화장실은 남녀가 구분돼 있고 남자 화장실에는 소변기가 있어 착각할 수가 없다"며 "모르는 일이라고 하는데도 경찰은 이미 나를 범죄자인 것처럼 무시하고 반말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변호사와 상담을 통해 법률적 조언을 받았지만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고 호소했다.
A씨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경찰은 A씨에게 "학생이야? 군인이야?", "지금 나이 몇살이야" 등 반말을 했다. 또 A씨가 손을 떨면서 신분증을 제시하자 "천천히 해도 돼. 뭐 손을 떨어"라고 말했다.
경찰이 다녀간 다음 A씨는 사건 번호 확인을 위해 경찰서를 찾았다. A씨를 응대하던 경찰관은 "떳떳하시면 그냥 가만히 계시면 된다"고 말했다.
A씨는 "태생이 '하남자'(상남자의 반대말로 사용되는 용어)인지 내가 한 짓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데 괜히 죄인된 기분이 들고 떨리고 그런다"라며 "최악의 경우 빨간줄 그어지고 성범죄자 취급받을 거라 생각하니 별거 아니어도 어떻게든 뭐라도 해야겠다 싶다"라고 녹취록을 만들고 공개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화장실은 남녀공용이 아니라 따로따로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CCTV가 출입문을 보고 있어 누가 어디로 들어갔는지 확인이 불가능했다"고 했다. 경찰과 대화를 녹취한 것에 대해서는 "본능적으로 쎄하다 싶어 녹음을 바로 켰다"고 했다. 그는 또 다른 영상에서 "혐의를 부인하려 했는데 (경찰이) 기다리라며 무시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변호사와 상담을 토대로 "성폭력 범죄 처벌에 관한 특별법 중 성적 목적 다중이용시설 침입죄에 해당할 수 있다더라"라며 "변호사가 말하기를, 피해자가 자신과 아무런 원한 관계가 없는 타인을 무고죄 위험성을 감수하면서 신고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다고한다"라며 심적 압박감을 털어놓았다.
이같은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경찰은 왜 툭하면 반말이냐", "무죄 추정의 원칙은 어디 갔냐", "화가 난다", "조용히 넘어가면 안 된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한편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경기 화성동탄경찰서는 항의가 쏟아지자 이튿날 여성청소년과장 이름으로 입장문을 냈다.
경찰은 "경찰은 신고처리 절차대로 신고자와 피신고자를 만나 진술을 청취했다"며 이후 사건 현장 주변 CCTV를 확보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객관적 증거를 토대로 누구도 억울하지 않도록 엄정하게 수사하겠다"며 "신고처리 과정에서 경찰관의 부적절한 언행이 있었는지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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