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광양에 이차전지소재 풀밸류체인 가동…포스코 투자 가속

이성민 2024. 6. 2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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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 율촌 산단서 양극재 연산 9만t 생산
리튬 원료·재활용 사업까지 자원순환체계

"반도체만큼이나 양극재도 굉장히 예민하다. 제품 내 입자 중 극소량이라도 불량이 발견되면 전체를 불량 처리한다."

지난 25일 전남 광양 율촌 산업단지 내 포스코퓨처엠 공장에 들어서기 전 최욱 포스코퓨처엠 광양 양극소재실장의 설명이다. 실제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1공장에 들어가는 과정은 외부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절차로 가득했다. 안전모, 마스크, 고글, 안전화로도 모자라 신발과 머리에 별도의 커버를 써야만 입장할 수 있었다. 여기에 10초간의 에어샤워로 몸에 붙은 먼지를 모두 제거한 후에야 비로소 공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포스코퓨처엠 광양 양극재 공장 직원이 공장 내 소성로에서 양극활물질 제조를 위한 고온 열처리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퓨처엠]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1공장은 양극재 제조 과정 중 '소성'이 이뤄지고 있었다. 소성은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양극재 구성 물질로 만들어진 전구체에 리튬이온배터리의 핵심 물질인 리튬을 넣는 공정이다. 공장 내 길게 이어진 레일 위에는 상단 충진기로부터 양극재 물질이 균일하게 담긴 용기가 이동하고 있었다. 공장 내 작업자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김찬휘 1공장 부공장장은 "하루에 18~22시간 동안 공정이 계속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레일 바로 옆에 위치한 자동화 창고는 이 공장에서 사용될 원료와 생산이 완료된 양극재 제품이 보관돼 있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외부에서 입출고되는 원료, 제품 모두 에어샤워로 이물질을 털어낸 후 공장 안으로 들어온다. 창고 한 편에는 현장에서 만들어진 제품 샘플 캡슐을 초당 5m 속도로 품질분석실로 이송시킬 수 있는 에어 슈팅(공기 압력을 활용한 무인 이송 시스템) 설비도 구축돼 있었다. 김 부공장장은 "1200m 정도 길이고, 샘플을 들고 왔다 갔다 해야 하는 작업자의 피로도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퓨처엠 광양 양극재 공장 소성로에서 고온 열처리 공정을 마친 양극재의 모습. [사진제공=포스코퓨처엠]

포스코퓨처엠광양 양극재공장은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연산 9만t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60kWh 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약 1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현재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등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으며, 지난해 3월에는 국내 최초로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단결정 양극재 양산을 시작했다. 지난 2월에는 인근 부지에 연산 5만2500t 규모의 하이니켈 NCA 양극재 전용 공장도 착공해 내년 하반기 준공 예정이다.

양극재 공장 외 리튬 원료·재활용 사업도

포스코그룹은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공장뿐만 아니라 이곳 전남 율촌산단에 이차전지소재사업 콤플렉스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이차전지소재 사업사들의 물리적 접근성을 높여 원료 등 물류비용을 절감하는 등 긴밀한 협력 체제를 갖춰나가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의 광양 양극재공장,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의 이차전지용 수산화리튬 공장, 포스코HY클린메탈의 폐이차전지재활용 공장은 걸어서 이동 가능할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있다.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에서 생산한 수산화리튬을 포스코퓨처엠에 공급하고, 포스코퓨처엠이 제작한 양극재는 배터리사를 거쳐 자동차사로 공급, 추후 수명이 다한 배터리가 발생하면 다시 양극재를 만드는 데 활용하는 자원순환체계가 형성된다.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에서 생산한 수산화리튬 제품 창고 전경. [사진제공=포스코]

2021년 포스코홀딩스와 호주 필바라미네랄스 합작으로 탄생한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은 지난해 11월 전남 율촌산단에 2만1500t 규모의 제1공장을 준공한 이후, 같은 규모의 제2공장이 9월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제2공장까지 지어지면 수산화리튬 4만3000t을 만들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추게 되는데, 이는 전기차 100만여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양 공장에 사용될 수산화리튬 추출 방법에는 차이가 있을 예정이다. 광석형 리튬 생산 공정은 광석의 리튬을 침출한 후 이를 수산화리튬으로 전환해 생산한다. 제1공장에서는 포스코가 자체 개발한 전기화학적 방법을 활용한 공법을 적용해 현재 가동 중이다. 지금 건설 중인 제2공장은 중국 등에서 쓰이는 화학적 방법을 활용한 공정이 적용될 예정이다.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관계자는 "두 기술을 1, 2공장에 각각 적용해본 뒤,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수산화리튬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포스코는 원료수급, 제조, 판매로 이어지는 순환체계를 실현해 이차전지 가치사슬을 완성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 3월 장인화 포스코 회장 취임 이후 발표한 7대 미래혁신 과제 중 이차전지소재 본원 경쟁력 쟁취와 혁신기술 선점이 우선순위가 높은 과제인 만큼 이 분야에 그룹 자본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방진철 포스코홀딩스 이차전지소재사업 담당 상무보는 "차입이나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금 조달 외에도 정부 차원의 금융지원도 활용해 가장 효율적인 자금 조달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광양=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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