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2.95' 日 기적의 산골마을…경북, 비법 배우러 달려갔다

김정석 2024. 6. 26.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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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경북도 '저출생 극복 일본 특사단'이 일본 돗토리현을 방문한 가운데 김민석 경북도 정책실장(왼쪽)이 히라이 신지 돗토리현 지사에게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서한문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경북도

경북도가 저출생 극복법을 배우기 위해 최근 일본에 특사단을 보냈다. 일본 지자체 중 출산율 1위인 오카야마(岡山)현 나기초(奈義町)마을이다. 주민 수가 약 6000명에 불과한 마을이지만, 일본에서 ‘기적의 마을’로 통하는 곳이다. ‘저출생과 전쟁’을 선포한 경북도는 현장에서 해법을 배우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생각이다.

경북도 김민석 정책실장과 안성렬 저출생극복본부장 등으로 구성된 ‘저출생 극복 일본 특사단’은 지난 24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했다.


저출생 극복 우수 사례 벤치마킹


앞서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히라이 신지(平井伸治) 돗토리현 지사는 지난달 27일 전화 통화로 저출생 극복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특사단은 지난 25일 히라이 지사를 예방해 저출생 극복과 경제, 문화 등 여러 분야 교류 협력 확대를 위한 자매결연 추진 서한문을 전달했다.
지난 25일 일본 돗토리현을 방문한 경북도 '저출생 극복 일본 특사단'이 히라이 신지 돗토리현 지사(오른쪽 세 번째) 등 돗토리현 관계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경북도
이어 히라이 지사가 주재하는 돗토리현 저출생 대책 전문가 회의에 참석해 아이가정부장을 만나 두 지자체가 추진하는 저출생 추진전략을 공유하고 국제포럼 공동 개최를 협의했다.

26일에는 나기초의 시고토스탠드(しごとスタンド), 즉 ‘일자리 편의점’을 방문했다. 경력 단절 여성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일자리 편의점은 일본에서 5~6개 지역이 도입했으며, 경북도 이를 벤치마킹해 올 하반기부터 ‘경북도 일자리 편의점’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일자리 편의점’ 등 경북서도 추진


이와 함께 나기초에서 무료로 운영하는 어린이집인 ‘나기 차일드 홈’도 방문해 공동육아 운영 방식과 잠깐 아이를 맡기고 싶을 때 사용하는 일시 보육 서비스 ‘스마이루(smile)’ 등 우수정책 사례를 배웠다.

이런 정책에 힘입어 나기초의 2019년 출산율은 무려 2.95명까지 올라갔다. 2005년 1.41명에 불과했던 출산율이 14년 만에 두 배 넘게 올랐다. 2019년 일본 전국 평균 1.27에 비해서도 두 배 이상 높다.

경북도가 추진하는 '일자리편의점' 개념도. 사진 경북도


김민석 정책실장은 “이번 방문으로 저출생 극복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경제, 문화 등 여러 분야로 교류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도는 정부 대책보다 한발 앞서 저출생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13일에는 100가지 저출산 극복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만남부터 결혼·출산·양육·주거에 필요한 시스템 구축과 일·생활 균형, 양성평등 문화 인식 확산 등 전 주기에 걸친 정책이다.


소상공인 출산휴가 때 1200만원 지원


특히 소상공인도 출산 휴가를 갈 수 있도록 인건비로 월 200만원씩 총 1200만원을 지원하는 정책이 눈길을 끌었다. 홀로 가게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은 출산 휴가를 가기 어렵다는 목소리를 반영, 6개월간 대체 인력 인건비를 지원하는 정책이다.

이 밖에 청년이 취미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청춘동아리 운영, 결혼을 생각하는 이들에게 냉동 난자 보조생식술은 물론 전국 최초로 남성 난임 시술비를 주거나 임신을 준비 중인 부부에게 난소 기능과 정액 검사까지 지원하는 방안, 육아기 단축 근무를 해도 월급을 전액 받을 수 있도록 근로자와 기업 모두를 지원하는 등 파격적인 정책을 추진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달 13일 도청에서 저출생 극복을 위한 과제 실행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경북도

안동=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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