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좀 한다는 여자들 모였는데... 왜 이리 조용할까
[김상화 기자]
▲ JTBC '걸스 온 파이어' 방송 화면 갈무리 |
ⓒ JTBC |
JTBC 여성 보컬그룹 결성 오디션 <걸스 온 파이어>가 5명의 최종 데뷔조를 확정하며 약 3개월여의 방영을 마무리지었다.
지난 25일 방영된 <걸스 온 파이어> 11회는 결승 2라운드 생방송 무대로 꾸며졌다. 한 주 전 치른 결승 1라운드 프로듀서 신곡 미션을 통해 나눠진 상위권 5인 vs. 하위권 5인 총 2개팀의 맞대결 무대와 더불어 심사위원 투표, 사전 투표, 실시간 투표를 합쳐 Top5가 결정됐다.
영예의 최종 1위를 차지한 주인공은 1라운드 4위에 올랐던 이나영(총점 990.90)이었다. 방송 초반부터 독특한 개성을 담은 목소리로 눈길을 모았던 이나영은 방영 기간 동안 진행된 사전 투표에서도 줄곳 1-2위를 놓치지 않았다. 이나영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전한 수상 소감을 통해 "1등을 해본 적이 없다. 여기 나오기까지 수많은 고민을 했다"면서 "1등하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더 많은 무대 나오겠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 뒤를 이어 2위 황세영, 3위 이수영, 4위 강윤정, 5위 양이레 순으로 Top5 데뷔조가 정해졌다. 이들 5인 외에 결승에 오른 총 10명의 참가자들은 오는 7월 27일부터 진행되는 <걸스 온 파이어> 전국 투어를 통해 시청자들과 직접 만남을 진행하며 향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 JTBC '걸스 온 파이어' 방송 화면 갈무리 |
ⓒ JTBC |
생방송으로 치른 <걸스 온 파이어> 결승 2R는 인기 케이팝을 자신들의 개성을 담아 재해석한 두차례의 경연으로 꾸며졌다. 경합에 앞서 이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봤던 윤종신, 선우정아, 정은지 등 심사위원은 본인들이 잘 할 수 있는 것, 케이팝을 이끌어낼 마법을 부려달라고 응원의 목소리를 입모아 전달했다.
▲ JTBC '걸스 온 파이어' 방송 화면 갈무리 |
ⓒ JTBC |
지난해 8월부터 참가자들을 모집해 약 10개월에 걸쳐 제작이 이뤄진 <걸스 온 파이어>는 '전원 메인 보컬로 구성된 제2의 빅마마/마마무'를 찾는다는 원대한 포부를 내민 오디션이었다. 어느 정도 인지도 있는 걸그룹 출신, 솔로 활동자, 뮤지컬 배우 등 소위 '경력직' 참가자들을 중심으로 방영 초반 관심을 모으긴 했다.
그런데 막상 회차가 쌓일 수록 프로그램의 패기는 좀처럼 발견하기 어려웠다. 분명 실력 있고 독특한 매력을 지닌 참가자들이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걸스 온 파이어>는 1%에도 못 미치는 시청률은 둘째치더라도 SNS나 유튜브 화제몰이에서도 여타 JTBC 오디션 프로그램에 비해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바로 직전에 종영된 <싱어게인3>가 높은 시청률 및 화제성 확보에 성공하면서 시즌2보다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것과는 대비를 이뤘다. 다음달 진행되는 전국 투어 콘서트 예매 또한 폭발적인 인기와는 다소 거리가 먼 상황에 놓여 있다. 이렇다 보니 Top5로 구성된 데뷔조 그룹의 성공 가능성을 두고도 낙관적인 예측을 내놓기 어려운 실정이다.
▲ JTBC '걸스 온 파이어' 방송 화면 갈무리 |
ⓒ JTBC |
그동안 JTBC의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은 '독한 맛'으로 귀결되던 엠넷 중심의 오디션 예능과 차별화에 성공하면서 꾸준히 인기를 얻어왔다. <팬텀싱어>, <싱어게인> 시리즈는 많은 스타 가수를 배출했고 공연 활동에서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풍류대장>, <슈퍼밴드> 등 클래식, 국악, 록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끊임없는 시도 또한 병행됐다.
그런데 최근 들어 방영된 오디션 프로그램은 JTBC 특유의 개성이 사라지는 경향을 드러냈다. 지난해 진행한 <피크타임>은 이른바 '리부팅'에 중점을 두며 의욕적으로 출발했지만 막상 내용물에선 엠넷 예능과 큰 차이를 보여주지 못했고 그들만의 잔치에 머물렀다.
<걸스 온 파이어>도 프로그램 자체만 놓고 본다면 이와 다를 바 없는 결과치를 만드는 데 그쳤다. 기존 제작진 중심인 데다 엇비슷한 내용 구성과 심사위원 조합은 마치 프로그램명과 참가자만 다를 뿐, 대동소이한 콘텐츠의 탄생을 유도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만든다.
이런 와중에 JTBC는 최근 <프로젝트 7>이라른 이름으로 또 다른 보이그룹 오디션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점차 방송사 특유의 개성이 사라지면서 타 회사와 별반 차이 없는 프로그램 생산으로 연결되는 인상을 심어주는 것이다.
쉼없이 신규 오디션 프로그램을 탄생시키는 것도 좋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의 내실을 기해야 할 때가 아닐까?
덧붙이는 글 |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https://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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