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자산 10조 돌파...상품개발·마케팅의 시대"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인터뷰]
3위 KB와 점유율 1%P 차이
"빅테크 ETF 중심 개인 순매수세 유입"
[한국경제TV 김동하 기자]
"과거엔 운용사가 상품의 '운용'을 잘하는 것이 중요했다. 하지만 이제는 펀드도 상품 개발과 마케팅의 시대다. 좋은 상품을 만들고 이를 홍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운용업계 간에 ETF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한국투자신탁운용은 ACE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총액이 10조 원을 돌파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로써 ETF 업계 3위인 KB자산운용과 점유율 차이는 불과 0.95%P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 25일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는 운용자산 10조 원 돌파에 따른 소감과 개인적인 투자 전략을 밝혔다.
핵심은 상품 개발과 홍보 배 대표는 "모든 상품의 제조 및 판매 과정은 크게 R&D, 제조, 마케팅으로 나눠진다"며 "이를 ETF 상품에 도입해 보면 ETF 개발, 운용, 홍보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펀드 상품의 액티브 '운용'이 핵심이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상품 개발과 홍보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적극적인 개인 투자자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펀드의 운용을 다른 사람에 맞기기보다는 애초에 우수한 수익률을 보이는 '패시브' 상품을 활용해 본인만의 포트폴리오를 형성하는 것에 몰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 대표는 "단순하게 경쟁사 상품을 베끼는 방식의 카피캣 같은 방식으로는 격화되는 ETF 경쟁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며 "회사 측은 지속적으로 차별화된 상품 공급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시장 트렌드를 파악한 뒤 글로벌반도체TOP4, AI반도체 같은 장기 투자에 적합한 상품을 발굴하고 있고 새로운 시장 개척(미국30년국채, KRX금현물 등)이나 타사와 차별화된 ETF 출시에도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5월 말 기준 국내 시장 상장된 ETF의 올해 수익률을 비교해본 결과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3개 상품이 한투운용의 ETF로 국내 운용사 가운데 가장 많은 상품을 순위에 올렸다.
한편, 상품 출시에 더해 회사 측이 마케팅과 홍보 전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10조 원 돌파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배 대표 취임 후 회사는 자사 ETF의 브랜드명을 'KINDEX'에서 'ACE'로 변경했다. 실제로 ETF 상품을 검색할 때 알파벳순으로 정렬되는 만큼 첫 번째 'A'로 시작하는 브랜드명 변경은 투자자들에게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TF 대부가 강조한 투자법 국내 시장에 처음으로 ETF를 들여오면서 'ETF 아버지'로 잘 알려진 배재규 대표에게 투자전략을 묻자 그는 '미국 테크 기업'을 조언했다. 국내 테크 기업의 경우 혁신적인 비전과 안정적인 캐시플로우를 찾기 힘든 만큼 미국 테크 기업에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투자하는 것이 유효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들어 주가가 급락한 일부 신흥국에 투자하는 것 역시 현명하지 않은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배 대표는 일반 투자자들 역시도 부를 축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07년 스마트폰 등장 이후 2008년 초에 애플의 주식을 사서 2023년 말에 팔면 수익률은 15년 동안 무려 3,100%에 달한다. 이러한 가운데 그는 "물론, 개인 투자자 그 어느 누구도 이렇게 오랜 기간 부침을 견디며 투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지만 그 기간동안 S&P500은 5배 가까이 올랐고 나스닥 역시 10배가 오른 만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에만 장기 투자해도 훌륭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비트코인에 대해 배재규 대표는 "금 역시 그 가치를 인정받는데 10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며 "분산투자의 개념으로 개인이 가지고 있는 포트폴리오 비중 가운데 약 5%에서 10% 정도 가지고 가는 것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동하 기자 hdk@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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