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평→25평' 국민평형 달라졌다…1∙2인 1600만 가구 파워
‘1000만’ 1인 가구 시대다. 2인 가구까지 포함하년 1600만 가구에 이른다. 소형 가구 시대를 맞아 국민평형의 개념도 달라지는 분위기다. 과거 3~4인 가족 거주에 특화된 전용면적 84㎡(공급면적 기준 32~35평형)이 아파트 ‘국민평형’으로 불렸다면, 최근에는 1~3인 가구 거주에 적합한 전용 59㎥(23~26평)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건설사도 다양한 특화 설계로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26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수도권에서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23.76대1이었다. 중소형(전용 60㎡ 초과~85㎡ 이하) 4.6대 1보다 5배 이상 높고, 대형(전용 85㎡ 초과) 6.44대 1보다 3배 이상 높은 경쟁률이다. 지난해 수도권에서 전용면적 60㎡ 이하 아파트 매매 건수는 6만1171건으로 1년 전(3만678건)보다 99.4% 급증했다. 전세 거래도 2022년 11만9380건에서 지난해 13만6184건으로 14.1% 증가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전세 사기 여파로 1~2인 가구가 주로 거주하던 빌라·오피스텔 등에 기피 현상이 생기면서 실수요는 물론, 갭투자 수요가 소형 아파트 시장으로 유입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소형 아파트의 몸값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서다. 최근 3년간 수도권에서 전용 60㎡ 이하 아파트 일반분양 물량은 전체 공급 물량의 29.5%(7만7548가구)에 불과했다. 올해는 소형 아파트 공급량이 더 줄어든다. 연말까지 예정된 수도권의 전용 60㎡ 이하 공급량은 3887가구(전체의 4.9%)에 그친다.
건설사는 소형 면적에 공간활용도를 높이는 등 주거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GS건설이 지난 2월 분양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메이플자이’는 전용 49㎡(공급 21평)에 방 3개, 화장실 2개를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 ‘세대분리형’ 아파트도 주목받고 있다.
세대분리형 아파트는 아파트 한 채를 두 개의 거주 공간으로 나눠 각각 현관과 욕실, 주방 등을 독립시킨 구조인데 육아나 부모 봉양 등을 이유로 부모와 자식 세대가 함께 거주하면서도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분리된 가구를 임대해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 집주인이 거주하면서 임대를 놓아도 1가구 1주택에 해당해 각종 세금 혜택을 누릴 수 있다. 1~2인 가구 세입자 입장에서도 오피스텔이나 빌라 원룸과 달리 쾌적한 주거 환경과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 주거 만족도가 높다.
앞으로 진행할 1기 신도시 등 노후 아파트 재건축에도 가구 분화에 따른 설계 적용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승배 한국부동산개발협회 회장은 “1기 신도시의 경우 앞으로 바뀔 가구 구성을 고려한 면적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30평에 사는 1~2인 가구 조합원이 재건축을 통해 새 아파트 20평대에 거주하고, 남은 10평은 임대하거나 수익형 부동산 리츠 등으로 전환하면 노후 생활의 안전판 역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원·이아미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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