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준비청년 '삶 만족도' 평균 아래... 46.5% "자살 생각해봤다"
[유창재 기자]
▲ 수원시의 '자립준비청년 셰어하우스 CON' 내부 모습. |
ⓒ 이재준페이스북 |
우리나라 자립준비청년들의 주관적인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5.6점으로 전체 청년(6.72저)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으며, 평생 한 번이라도 '자살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46.5%로 전체 청년(10.5%)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 아래 복지부)가 26일 발표한 자립준비청년의 자립실태와 지원 욕구에 관한 '2023 자립지원 실태조사' 결과에서 이같이 조사됐다. 이번 실태조사는 보호종료 후 5년 이내인 전체 자립준비청년 약 1만 명 중 절반 이상인 5032명이 참여했다.
조사 기간은 2023년 9월부터 11월까지 8개 영역별(일반적특성·건강·심리정서·사회적관계·주거·교육·고용경제·자립지원서비스) 문항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로 실시됐다.
복지부는 이번 실태조사에 대해 "직전 조사였던 2020년 이후 마련된 두 차례의 정부 종합대책을 포함하여 그간 지속 확대된 자립준비청년 지원 정책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면서 "주요 결과를 2020년 조사와 비교하면, 삶의 만족도, 자살생각 유경험률, 대학 진학률, 취업자 비율, 평균 급여·소득 등 자립준비청년의 자립실태를 반영하는 주요 지표가 전반적으로 개선되어 그간의 정부 정책 확대가 자립준비청년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 자립준비청년의 삶의 만족도 및 주관적 자립상태 |
ⓒ 보건복지부 |
우선, 자립준비청년들의 '삶의 만족도'의 경우 주관적인 삶의 만족도(0점 : 전혀 만족하지 않음, 5점 : 보통, 10점 : 매우 만족함) 평균은 10점 만점에 5.6점으로, 2020년 5.3점보다 만족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전체 청년 6.72점(2022년 청년(19세~34세 1만4966가구) 삶 실태조사, 국무조정실)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 심각한 자살생각의 주된 이유 |
ⓒ 보건복지부 |
특히나 이번에 새롭게 조사한 '심각한 자살생각' 비율의 경우 자립준비청년 중 최근 1년간 심각하게 자살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18.3%로 조사됐다. 그 주된 이유로는 ▲우울증 등 정신과적 문제(30.7%) ▲경제적 문제(28.7%)가 비슷한 비율로 가장 많고, ▲가정생활 문제(12.3%) ▲학업·취업 문제(7.3%) 순이었다.
그러면서 자립준비청년이 자살생각이 들 때(또는 든다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도움은 ▲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나 멘토(30.3%) ▲운동·취미 등 지원(24.7%) ▲심리상담 지원(11.0%) ▲정신과 치료지원(9.6%) 등을 꼽았다.
이에 대해 임아람 아동보호자립과장은 "2020년에는 경제적 문제가 1순위였던 반면, 2023년에는 정신과적 문제가 1순위로 나타나 과거에 비해 우울증 등 정신질환에 대한 예방·조기 치료가 더욱 중요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복지부는 17개 시·도마다 설치된 자립지원전담기관을 통해 전체 자립준비청년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생활상담을 실시하고 있으며, 우울증 등 자살 고위험군 발굴 시에는 정신건강전문기관(정신건강복지센터, 정신건강의학과 등)과 협력하여 전문 심리검사·상담을 받도록 하고 있다. 필요한 경우에는 정신과 치료비, 생활비 등의 비용도 지원하고 있다.
또 선배 자립준비청년들이 후배들의 멘토가 되어주는 '바람개비서포터즈'의 활동 규모를 지속 확대하고 있으며, 민간 부문과의 협력을 통해 사회인 멘토링도 확산해나간다는 계획을 전했다.
이번 실태조사에서 자립준비청년들이 주거 영역에서 어떤 주거 유형에 거주하고 있는지, 보증금·월세는 어떻게 마련하고 있는지, 가장 필요한 주거 지원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조사도 이뤄졌다.
자립준비청년 중 1인 가구 비율은 69.5%로, 나머지는 부모·형제자매, 조부모·친인척, 배우자, 친구 등과 함께 살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의 현재 거주 중인 주거 유형은 ▲ 공공임대주택(LH 건설임대(영구임대·국민임대·행복주택), 매입임대, 전세임대 등)이 45.3%로 가장 많으며, ▲ 월세(21.2%) ▲ 친척 집(6.9%) ▲전세(5.5%) ▲기숙사·학사(4.4%) 등 순으로 나타났다.
또 일정 금액의 주거비를 지출하고 있는 자립준비청년의 평균 주거비는 보증금 3825만 원, 월세 28만8천 원이었다. 주거유형이 공공임대주택, 전세, 월세인 응답자 한정(기숙사 등 제외)이다. 주거비 마련에 있어 부모 등 친인척 지원이나 대출보다는 각종 정부·지자체 지원(공공임대 등 정부·지자체 주거지원, 자립정착금, 자립수당, 디딤씨앗통장 적립금, 기초생활보장 주거급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자립준비청년들의 주거 영역에 관한 조사 결과 |
ⓒ 보건복지부 |
임아람 아동보호자립과장은 "이들이 다시 시설·위탁가정에서 생활하고 싶다고 생각한 주된 이유는 경제적으로 어려워서(28.0%), 외롭고 막막해서(26.3%), 일상생활 관리가 잘 안돼서(23.9%) 등 순이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임 과장은 "이번 종합대책 발표에는 주로 심리정서 측면에 초점 맞추고 있고, 자립준비청년들의 심리정서 지원을 우선이라고 보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그 다음은 주거지원으로 공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해석하고 있고, 국토부와 협의하면서 보다 주거지원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LH 공공임대주택에 우선 입주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으며, 공공임대 유형 중 가장 활용률이 높은 전세임대의 경우 22세까지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기일 복지부 1차관은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지속적인 국가 지원 확대가 이들의 삶 곳곳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음이 확인됐다"면서 "그럼에도 자립준비청년들은 전체 청년과 비교하면 어려운 환경 속에서 생활하고, 앞으로도 정부는 자립준비청년과 함께 동행하며 세심하면서도 폭넓게 이들을 지원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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