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이나 책 들고 화장실? 어리석은 일입니다

권성권 2024. 6. 2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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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익강의 <당신의 하루가 가벼웠으면 좋겠습니다> 를 읽고서

[권성권 기자]

나에게는 자녀가 셋이 있다. 셋 다 내가 겪은 일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치질에 관한 게 그것이다. 사실 나는 치질을 두 번이나 수술했다. 한 번은 살짝, 두 번째는 완전히 도려냈다. 그로 인해 괄약근이 약해졌다. 방귀를 화끈하게 내놓지 못하고 살짝 세어나가는 느낌으로 조절하는 이유다.

될 수 있으면 변을 오래도록 보지 않으려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걸 세 자녀에게 세뇌시키듯이 말한다. 그만큼 변기에 오래도록 앉아 있는 게 항문에 좋지 않다는 걸 겪었기 때문이다. 그걸 알기 때문에 내 자녀들이 스마트폰이나 책을 들고 화장실에 가는 걸 적극적으로 말리고 있다.
 
"정상적인 배변 횟수는 하루 3회에서 3일에 한 번 배변을 한다면 성공적이이요. 1회 배변량은 어른을 기준으로 200cc 정도이며, 단단하지 않고 둥근 모양을 만들 정도의 수분을 함유한 이른바 바나나 똥이 건강합니다."(57쪽)
 
임익강의 <당신의 하루가 가벼웠으면 좋겠습니다>에 나오는 내용이다. 하루에 3회까지도 변을 볼 수 있고 3일에 한 번도 볼 수도 있다니 놀라운 이야기다. 사실 나는 하루에 1번 이상 변을 보지 않으면 답답해 한다. 그런데 3일에 한 번도 볼 수 있다니 내가 너무 예민한가 싶기도 하다.
임익강 원장은 23년간 항문 질환 연구와 치료에 집중한 분이다. 그를 아는 이들은 그를 향해 '똥꼬 의사'라 부른다고 한다. 그만큼 그는 권위적으로 보이지 않고 어린아이들까지도 친밀하게 다가서고 있다는 뜻이다. 이 책을 통해 그는 잘 먹고 잘 싸는 게 건강의 기본임을 친절하게 소개한다.
  
▲ 책겉표지 임익강의 〈당신의 하루가 가벼웠으면 좋겠습니다〉
ⓒ 다산라이프
 
무엇보다도 그가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게 있다.  항문이나 대변과 관련하여 손쉽게 기억하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333요법'이 그것이다. 3분 이내에 똥을 싸는 것, 3분간 좌욕하는 것, 30분간 엎드려 있는 게 그것이란다. 그래야 변비에 걸리지 않고 치질도 예방하고 몸을 가볍게 하며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왜 그걸 강조하는 걸까? 3분 이내에 변이 나오지 않으면 직장에 충분한 양의 변이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걸 무시한 채 오래 변기에 앉아 있으면 항문에 혈류가 몰리고 압력이 높아져 피가 나오고 치질로 발전하기 때문이란다.

3분간 좌욕하는 것은 무리하게 변을 보다가 부풀어 오른 항문의 근육을 이완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물론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좌욕이 끝난 후에는 30분간 엎드려 휴식을 취하는 것이란다. 나도 예전에 치질 수술을 한 후에는 좌욕을 꼭 했다. 다만 그때는 엎드려서 쉬지 못했다. 이제는 항문에 무리가 왔다고 생각되면 좌욕도 하고 엎드려 쉬어야겠다.
 
"대변 속에 검붉은 피가 섞여 있거나 묻어 나올 때예요. 배변 후 변기를 봤는데 검붉은 똥이 가라앉아 있고 그 주변에 피 앙금이 퍼져 있다면, 또 변에서 생선 비린내가 난다면 직장암과 대장암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106쪽)

사실 가장 무섭고 염려되는 게 직장암과 대장암이다. 물론 대장암은 평소에 잘 모른다고 한다. 그걸 똥 색깔과 냄새로 의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보면 건강한 사람의 변은 황색과 갈색이고, 치질같은 항문 질환이 의심스러운 사람의 변은 밝은 붉은색, 장염이나 설사를 하는 변은 녹색을 띤단다. 하지만 변이 검붉은 색을 띠고 피 앙금이 퍼져 있다면 당장에라도 의사를 찾아가도록 권한다.

이 책에 따르면 변비는 치질의 씨앗이라고 말한다. 변비가 심하거나 지속되면 화장실을 자주 드나들게 되고 항문에 무리가 생겨 치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걸 예방하려면 식이섬유와 물을 충분히 섭취하라고 조언한다. 그를 위해 김·다시마·콩·고구마·감자·사과·당근과 같은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 책 뒷부분에는 장 건강에 좋은 운동을 그림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그 중 조깅과 걷기와 줄넘기는 장 건강 운동에 최고라고 한다. 그에 비해 배드민턴이나 테니스나 농구나 수영이나 자전거 타는 것은 장 건강 운동으로 그다지 추천할 만한 운동은 아니라고 말한다. 물론 케겔도 좋지만 조깅이 그 중 최고라고 한다.

나도 그렇고 나의 세 자녀에게도 '333요법'을 강조해서 말해야 할 것 같다. 더욱이 조깅과 걷기와 줄넘기도 지금부터 더욱 세뇌시켜야 할 것 같다. 학창 시절 책을 들고 화장실에 들어가 오래 앉아 있었던 게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도 어리석은 일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333요법' 잘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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