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양이 11마리 입양해 죽였는데… 1심 집행유예

‘강아지 친구 만들고 싶다’ 등 글 올려 반려동물 계속해 입양
이후 바닥에 내리치거나 목졸라 살해한 혐의
검찰, 항소

입양한 개와 고양이 11마리를 잔혹하게 죽인 20대 남성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자 검찰이 항소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됐던 20대 남성 A씨가 최근 1심 재판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데 불복해 항소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입양과 임시보호 명목으로 개와 5마리와 고양이 6마리를 데려온 뒤 바닥에 내리치거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주로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강아지의 친구를 만들어주고 싶다’ ‘키우던 고양이가 병으로 죽게 되어 새로운 고양이를 입양하려 한다’는 거짓 글을 올려 반려동물들을 지속해서 입양한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고양지원 형사1단독(이상엽 판사)은 지난 20일 열린 1심 재판에서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보호관찰과 480시간 사회봉사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스트레스 해소를 이유로 동물을 여러 차례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했다. 동물을 입양 보낸 사람들에게도 정신적 상처를 줬다”면서도 “다만 범행을 반성하고 있고 초범이라는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1심 선고에 앞서 징역 3년을 구형했던 검찰은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검찰은 “피해동물 사체를 쓰레기봉투에 버려 유기하는 등 생명존중의 태도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마지막 범행일 이후에도 추가로 고양이를 입양하려 한 사정에 비춰볼 때 범행의 계속성과 반복성이 있어 1심 판결보다 더 중한 형의 선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