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살 아기도 놀다 가요, 서귀포기적의도서관이 이룬 '기적'

서귀포신문 설윤숙 2024. 6. 2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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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함께 자란다' 올해로 개관 20주년... 영유아부터 초등 저학년까지 어우러지는 공간

[서귀포신문 설윤숙]

 서귀포기적의도서관 전경.
ⓒ 서귀포신문
 
한라산도 보이고 바다도 보이는 서귀포 언덕 위 도서관에서 아이들은 꿈을 키워 나간다. 

서귀포시 동홍동에 있는 서귀포기적의도서관은 2004년 5월 5일 개관일로 올해 개관 20주년을 맞았다. 

서귀포기적의도서관은 서귀포의 어린이들을 위해 국민이 모아준 기금을 바탕으로 문화방송 느낌표 프로그램과 재단법인 책읽는사회문화재단 및 서귀포시가 힘을 모아 함께 건립한 어린이 전용 도서관이다. 

2003년 책읽는사회재단에 도서관 건립 신청을 하고 2003년 3월 기적의도서관 건립 도시로 선정, 11월부터 기적의도서관 기반 시설 등 착공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기적의도서관 유치를 위한 지역민 5만여 명의 서명도 받았다. 

서귀포시 동홍동 646-1을 소재로 시민들의 쉼터인 문부공원 내 끝자락에 2004년 5월 5일 서귀포기적의도서관이 설립됐다. 규모는 면적 1만6189㎡ 부지에 총예산 11억 원을 투자해 연면적 911.48㎡, 건축면적 741.07㎡의 지상 2층 건물로 중정을 중심으로 산굼부리와 같은 오름을 형상했다. 속이 들여다보이지 않도록 만든 도서관 입구는 작은 올레의 모습을 한다. 건물 전체를 위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큰 화분 속에 심은 나무의 모습이다. 

번화한 주택가 한가운데 있는 도서관은 중정에 있는 몇 그루의 소나무를 에워싸고 통유리창으로 돼 있어 햇빛과 나무의 포근함 속에서 책을 읽는 아이들을 보호하는 느낌을 준다. '톰 소여의 모험'의 비밀기지처럼 작은 숲속의 아이들만의 비밀 공간이다.  

작은 숲속, 아이들만의 공간... 소리 내도 돼요
 
 기적의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컬러링 인터랙티브 콘텐츠 체험 공간.
ⓒ 서귀포신문
도서관의 장서는 2024년 4월 기준 4만5546권으로 장서 중 11% 남짓 성인용 책을 제외한 약 90%가 어린이책으로 구비됐다. 

'쉿' 도서관에서 말소리를 내면 안 되고, '조용' 사뿐사뿐 걸으며 발소리도 내선 안 된다. 이것이 도서관의 예절이다. 

그러나 어린이가 주인인 서귀포기적의도서관에서는 '안돼, 하지 마'라는 말이 필요 없다. 책을 읽다가 웃음소리가 새어 나오고, 철퍼덕 마룻바닥에 앉거나 엎드려서 자유롭게 책을 본다. 편안함 속에서 책을 읽는 아이들은 지혜도 상상력도 함께 자란다. 

서귀포기적의도서관은 어린이 전용 도서관답게 생후 1살 아기도 엄마와 함께 방문하는 도서관이다. 연령별 프로그램으로 영유아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모두가 어우러지는 공간이다. 

서귀포기적의도서관은 북스타트 도서관으로 2009년부터 북스타트를 운영하며 영유아 시기부터 책과 함께하는 삶을 권장하고 있다. 영유아 북스타트 사업으로 서귀포시에 주소를 둔 출생아의 출생신고 시 관할 읍면동주민센터에서 책꾸러미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영유아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책놀이, 몸놀이, 말놀이를 위한 북스타트 베이비, 플러스, 보물 상자 등 세분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엄마가 영유아 아기에게 책 읽어주는 방법 등을 전하는 시간이자, 육아하는 엄마들의 정보의 장이기도 하다.

2022년 시작한 초등북스타트 사업은 그해는 시범 사업으로 시작해 작년부터 본격 확대 시행하고 있다. 초등학교를 입학하는 아동을 대상으로 1000명 분량의 책 꾸러미를 준비해 전달했다. 
 
 책 읽어주세요 동아리 선생님들의 자원 활동으로 진행되고 있는 기적의도서관 견학 프로그램.
ⓒ 서귀포신문
 
서귀포기적의도서관은 소속 동아리로 '책 읽어주세요'와 '그림책 소풍'을 운영한다. 

그림책 소풍은 성인들이 모여 그림책을 읽고 연구하고 토론하는 동아리이다. 책 읽어주세요는 2019년부터 만들어진 동아리로 자녀를 키우는 엄마들이 참여하기 시작해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 읽어주기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매주 일요일 도서관에서 책 읽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유치원에서 도서관으로 단체 견학을 오면 일대일 매칭으로 견학 도우미 역할도 한다. 

이 외에도 서귀포기적의도서관은 2022년 '길 위의 인문학' 사업 우수도서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이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하는 사업이다. 

서귀포기적의도서관은 '그림책, 그 무한한 매력으로 풍덩'이란 주제로 그림책 작가 강연, 문화탐방, 그림책 만들기 체험 등을 통해 그림책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든 것에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다음 해인 2023년은 심화 단계로 그림책 깊이 알기를 주제로 운영했다. 

현재 서귀포기적의도서관은 이용 환경개선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4월 8일부터 시작해 8월 중 재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민참여예산사업으로 '책과 함께하는 어린이 친화 공간 조성 사업'을 추진해 냉난방 천장형 시스템 신규 설치, 외부 유리창 교체, 수유실 조성, 서가 교체 등 내외부적인 정비에 들어갔다. 

김미숙 서귀포기적의도서관 팀장은 "아이들이 시끄럽게 해도 눈치 보지 않고, 어른의 제재 없이 편안하게 책을 보는 아이들이 주인공인 도서관이다. 책 속에서 뛰어놀며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퍼지는 도서관으로 책과 함께 아이들이 자라는 공간이 되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해나갈 것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서귀포시에서 운영하는 도서관은 삼매봉도서관, 중앙도서관, 동부도서관, 서부도서관, 기적의도서관, 성산일출도서관, 안덕산방도서관, 표선도서관 등 총 8개의 도서관이 있다.

'책 읽는 서귀포시'를 만들고자 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회와 서귀포시가 공동으로 2010년부터 서귀포시민의책을 선정하고 북토크 등을 운영한다.

'베라벨 책정원'으로 8개의 도서관이 참여하는 책 축제도 2018년부터 개최하고 있다.

각 도서관에서는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이용하는 도서관에 원하는 책이 없을 때 타 도서관 소장 도서를 원하는 도서관으로 배달해 대출·반납이 가능한 책두레 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 2022년에는 도서관에 소장되지 않은 도서를 온라인으로 신청 후 시민이 직접 가까운 지역 서점을 방문해 도서를 대출·반납하는 서점연계 희망도서 바로대출 서비스도 실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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