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되면 물가 폭등” 노벨상 경제학자들 경고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학자 16명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대통령 재선 시 물가가 치솟아 세계 경제가 휘청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로이터 통신과 미국 CNBC 등은 25일(현지 시각)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조지프 스티글리츠 등 진보적 학자 그룹이 공동 서한을 통해 중국산 수입품에 최소 60%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트럼프의 공약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문제가 심해진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스티글리츠가 주도한 공동 서한에는 로버트 실러와 조지 애컬로프, 폴 로머, 앨빈 로스, 앵거스 디턴, 클라우디아 골딘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트럼프보다 훨씬 낫다고 봤다. 이들은 “트럼프 (당선 시) 그의 두 번째 임기가 미국의 국제 지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국내 경제도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면서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와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등 정파를 벗어난 연구소의 연구자들도 트럼프의 공약이 인플레를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티글리츠는 CNBC 인터뷰에서 유권자들이 경제에 한해 바이든보다 트럼프를 신뢰한다는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며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권위 있는 경제학자들의 생각은 (여론과) 다르다는 점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다만 CNBC는 이들 중 상당수가 2021년 9월 바이든의 미국 재건(Build Back Better) 투자 패키지에 찬성하는 등 특정 정치적 성향을 띄고 있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트럼프 측은 CNBC에 ‘미국인들은 노벨상 수상자 없이도 누가 주머니를 더 두둑하게 만들어줬는지 알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번 서한은 오는 27일 CNN 주최로 열릴 바이든-트럼프 간 첫 대선 토론회를 앞둔 민감한 시점에 발표됐다. 최근 미국이 고물가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토론회에서는 인플레 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