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당권주자 탐구]②나경원, 대권 포기 승부수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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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7·23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언급한 단어들이다.
2002년 한나라당 입당 이후 한 번도 당을 바꾸지 않은 나 의원은 정통 보수를 강조하며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나 의원은 지난 23일 출마 선언에서 "보수 재집권에 성공하려면 국민의힘을 책임지지 않는 정치, 염치없는 정치, 미숙한 정치에 맡길 수 없다"며 "총선 패배를 자초한 오판을 다시 반복할 수 없다. 시행착오를 감당할 여유는 이제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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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심 바탕으로 당원 결집에 자신감 강점
인지도·인기에 그쳐선 안 돼…메시지 내야
'이승만·박정희의 국민의힘, 이길 줄 아는 사람, 보수 재집권'
지난 23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7·23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언급한 단어들이다. 2002년 한나라당 입당 이후 한 번도 당을 바꾸지 않은 나 의원은 정통 보수를 강조하며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전대 출마 결심 후 가장 처음 만난 사람도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홍준표 대구시장이다. 이어 송언석(경북 김천)·임이자(경북 상주·문경) 의원 선거사무소에 들러 당원들과 만났다. 국민의힘 당원 절반 가까이가 대구·경북(TK)지역에 몰려있는 점을 고려한 결과다. 나 의원은 해당 지역을 방문한 뒤 "우리 당의 뿌리, 우리 당의 기반인 당원과 국민을 존중하는 것이 보수 정당을 재건하고 재집권에 성공하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탈당이 잇따랐던 시기에도 나 의원은 당을 지켜온 점을 내세우며 자신의 역사성을 강조한다. 수도권 출신 5선 정치인으로서 20여년 간 쌓은 경험이 실제로도 가장 큰 무기다. 나 의원은 지난 23일 출마 선언에서 "보수 재집권에 성공하려면 국민의힘을 책임지지 않는 정치, 염치없는 정치, 미숙한 정치에 맡길 수 없다"며 "총선 패배를 자초한 오판을 다시 반복할 수 없다. 시행착오를 감당할 여유는 이제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한 전 위원장을 겨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 의원은 '당심' 결집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2021년 6월 11일 전당대회 때 이준석 당시 후보가 당선됐지만 나 의원은 당원 투표에서는 앞섰다. 70% 비중을 차지하는 당원 투표에서 나 의원이 40.9%로 1위를 차지했고, 이 대표는 37.4%로 뒤졌다. 그러나 30% 비중의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이 의원에게 58.8%의 몰표가 쏟아지면서 나 의원은 결국 패배했다. 이번 전대 룰은 당원 투표 80%, 일반 국민 여론조사 20%로 역선택 방지 조항까지 포함돼 있어 나 의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친윤'으로 평가되는 원희룡 전 장관의 출마로 인해 당심이 일부 흔들릴 가능성도 예상된다.
이번 전대에서 나 의원은 계파를 내세우지 않는 전략을 택했다. 친한계로 세를 불리는 한동훈 전 위원장과 친윤계를 다시 모으려는 원희룡 전 장관과 차별화하려는 시도다. 나 의원은 "저는 계파도 없고, 앙금도 없다. 각 세울 것도, 눈치 볼 것도 없다"며 "그런 제가 진심으로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당내 조직이 탄탄하지 않으면 불리한 상황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나 의원은 지난해 3월 8일 전당대회 당시 친윤계 초선의원들의 연판장 때문에 중도 하차했던 아픈 경험이 있다.
나 의원이 띄운 최대 승부수는 차기 대통령 선거 불출마다. 한 전 위원장과 원 전 장관 등이 다음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나 의원은 당을 위한 헌신을 내세우며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서 당직자는 1년 6개월 전에 모든 당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이번에 뽑히는 당 대표는 대선 후보가 될 경우 임기를 채우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대선 포기' 보다 더 강한 메시지를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철희 전 의원은 "정치는 뭘 안 하겠다는 것보다는 뭘 하겠다는 것이 대접받아야 한다"면서 "인지도, 인기를 폭발적인 에너지로 바꾸려면 어떤 메시지를 던져야 할 것인가 하는 고민이 좀 있었으면 좋았겠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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