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1만3000원 줘도 없어” 한국인 알바생↓·유학생 불법 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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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오전 10시께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 분식집에선 두 명의 앳된 아르바이트생들이 어눌한 한국어로 손님을 응대하고 있었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외국인 유학생을 몰래 고용해 인력난에 맞서고 있지만 실질적인 대책은 전무한 상황이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모씨(67)는 "최근 청년들 지원이 줄어드는 게 체감된다"며 "외국인 유학생들은 뽑을 수도 없는데 자꾸 지원해서 곤란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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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허가 받은 유학생 10%도 안 돼
“음식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지난 24일 오전 10시께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 분식집에선 두 명의 앳된 아르바이트생들이 어눌한 한국어로 손님을 응대하고 있었다. 줄곧 친절하게 응대하던 이들은 유학생인지 묻는 취재진에게 잔뜩 긴장하는 기색을 보였다.
그들의 고향 베트남에 대한 이야기를 한참 하고 난 후에야 자신들이 베트남에서 온 유학생이라는 사실을 귀띔해 줬다. 이후 분식집 사장에게 학생들이 취업 자격이 있는지, 왜 그들을 고용했는지 직접 물었으나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청년 아르바이트생 지원율이 줄어들면서 자영업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외국인 유학생을 몰래 고용해 인력난에 맞서고 있지만 실질적인 대책은 전무한 상황이다.
자영업자들은 채용 공고를 내도 아르바이트생 지원이 확연히 줄어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한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모씨(67)는 “최근 청년들 지원이 줄어드는 게 체감된다”며 “외국인 유학생들은 뽑을 수도 없는데 자꾸 지원해서 곤란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씨(30)도 “시급을 1만3000원으로 올렸는데도 지원자가 없었다”며 “장시간 일하는 게 어려워서 지원을 안 하는 건지 의문이 들어 5시간, 3시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는데도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통계 자료에서도 드러난다. 농림축산식품부 ‘외식업체 경영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리(주방)’와 ‘홀서빙 및 카운터’에서 일할 아르바이트생을 구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응답이 매년 증가했다. 자영업자들이 구인난을 겪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조리와 홀서빙 및 카운터 각각 2020년 43.6%, 45.3%였고, 2021년엔 45.4%, 44.5%, 2022년엔 52%, 55.9%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자영업자들은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눈을 돌리고 있다. 정부는 원칙적으로 유학생 비자(D2·D4)를 소지하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 아르바이트를 금지하고 있으나 출입국관리소를 통해 취업 허가를 신청하면 한국어 능력과 대학 유형에 따라 최대 주 30시간까지 일할 수 있다. 그러나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유학생 22만6507명 중 시간제 취업 허가를 받은 유학생은 2만1437명에 불과했다.
실제로 외국인 유학생 불법 취업 적발 건수는 2021년 407건, 2022년 948건, 2023년 1306건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출입국관리법 제18조를 위반해 취업 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받지 않고 취업 활동을 하거나 해당 자격이 없는 사람을 고용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 맞는 대안을 마련할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청년이 40만명 가까이 늘었다”며 “과거에는 아르바이트하면서 돈 모으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었다면 지금은 그런 것들이 많이 약해지며 산업현장이나 자영업자들이 필요로 하는 아르바이트생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오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이들이 일할 적절한 기회를 제공하고 자영업자 수요도 충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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