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이야기 만나는 게 연기 목적… 드라마 또 할 것”

정진영 2024. 6. 2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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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회가 있다면 배역을 떠나 드라마를 더 할 생각이 있습니다. 근데 영화를 안 한다는 건 아니에요. 시나리오 안 들어올까봐 조마조마하네요(웃음)."

연기 인생 35년 만에 첫 드라마 출연을 한 송강호는 '삼식이 삼촌'을 마친 소감을 이렇게 털어놨다.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송강호는 드라마와 영화의 캐릭터 표현 방식에 차이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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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드라마 ‘삼식이 삼촌’ 마친 송강호
드라마 영화와 달라… 디테일 더 신경
“아쉬움 있지만 격려 받을만한 작품”
배우 송강호는 ‘삼식이 삼촌’을 통해 드라마로 외연을 확장했다. 영화와 드라마의 문법 차이를 직접 경험하며 노하우도 체득했다. 무엇보다 새로운 이야기를 갈망하는 그의 도전정신은 이번 드라마 이후에도 멈추지 않고 계속될 예정이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좋은 기회가 있다면 배역을 떠나 드라마를 더 할 생각이 있습니다. 근데 영화를 안 한다는 건 아니에요. 시나리오 안 들어올까봐 조마조마하네요(웃음).”

연기 인생 35년 만에 첫 드라마 출연을 한 송강호는 ‘삼식이 삼촌’을 마친 소감을 이렇게 털어놨다. 처음 해본 드라마는 영화와 여러모로 달랐지만 충분히 매력적이었고, 또 도전해볼 만한 분야라고 결론 지었다.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송강호는 드라마와 영화의 캐릭터 표현 방식에 차이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영화가 2시간 내외로 짧은 시간 안에 인물의 서사나 캐릭터의 입체감 등을 아주 강렬하게 전달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면, 드라마는 좀 더 섬세하고 세밀하고 체계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좀 더 디테일에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삼식이 삼촌’은 송강호를 비롯해 변요한 등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호평을 받았다. 모두가 잘 먹고 잘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목표가 같았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과 그를 위해 무슨 일이든 했던 박두칠(송강호)의 신뢰와 희생, 인간적 유대는 깊은 여운을 남겼다.

송강호가 꼽은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는 마지막 회차에서 박두칠이 김산 대신 죽으러 끌려가는 길에 김산을 만난 장면이다. 박두칠은 김산에게 “사실 피자 맛을 모른다. 그게 그렇게 맛있냐”고 묻고 김산은 “맛없다. 느끼하다”고 답한다. 그러자 박두칠은 “그럴 줄 알았다”며 가던 길을 마저 간다. 송강호는 “(이 장면에서) 우리가 생각했던 풍요로움이 과연 물질적인 것일까. 시루떡이 볼품없고 먹고 싶은 생각이 안 드는 떡이라도 입안에 들어가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잖나. 풍요로운 삶은 물질적인 것보다 우리 마음속에 있는 것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아쉬움도 남았다. ‘삼식이 삼촌’이 기대만큼 대중적 호응을 끌어내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송강호는 “왜 아쉬움이 없겠나. 소재도 글로벌한 소재가 아니라 더 아쉽기도 하다”면서도 “많은 분과 공감하고 소통하진 못했지만 새로운 드라마에 대한 성향과 지표가 좀 더 넓어지는 지점에선 그래도 격려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송강호는 배우로서 꿈꿀 수 있는 의미 있는 기록들을 이미 세웠다. 칸영화제에서 영화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받고, ‘브로커’로 남우주연상까지. 그럼에도 송강호는 끊임없이 새로운 작품에 도전하고 있다. 그의 원동력은 뭘까. 송강호는 “본능적으로 안전한 걸 거부하는 성향이 있는 것 같다. 결과를 먼저 생각하고 움직이는 건 매력이 없고 동력이 안 생긴다”며 “(배우는) 죽을 때까지 함께 하는 동반자 같은 직업이라 새로운 모양과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연기를 통해 자꾸 소통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나는 게 유일한 (연기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그에게 ‘삼식이 삼촌’은 또 하나의 새로운 경험을 준 작품으로 남았다. 송강호는 “늘 안주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드리고 싶다. 어떤 영화를 개봉해도 ‘몇백만이 들어왔다’보다는 ‘왜 저런 영화를 했을까’하는 느낌을 주고 싶다”며 “OTT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형식의 드라마를 했다는, 이런 조그마한 가치라도 계속 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고, 그런 노력을 끝까지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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