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에 심은 복음, 20년 만에 ‘2200명 기독대학’으로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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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화창한 날씨 속에 기말 시험 기간을 맞은 학교는 조용했다.
아프리카 우간다의 수도 캄팔라에서 북동쪽 300㎞ 정도 떨어진 쿠미 지역에 있는 '쿠미대학교' 학생들의 이야기다.
3년 전 학교 부총장으로 부임한 구영삼 선교사는 "팬데믹 기간 다른 대학교는 문 닫기 바빴는데, 쿠미대는 학교 행정 시스템을 개선하고 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 더 많은 장학금과 급여를 지급하면서 학교 구성원들이 자랑스러워하는 대학이 됐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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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화창한 날씨 속에 기말 시험 기간을 맞은 학교는 조용했다. 학생들은 삼삼오오 야외 벤치에 앉아 시험 준비에 한창이었다. 정오가 되자 한 건물에서 가스펠 ‘약할 때 강함 되시네’의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채플 시간을 알리는 신호다. 학생들은 책을 덮고 강당으로 향했다.
아프리카 우간다의 수도 캄팔라에서 북동쪽 300㎞ 정도 떨어진 쿠미 지역에 있는 ‘쿠미대학교’ 학생들의 이야기다. 이들은 매주 수요일 낮 12시 학교 대강당에 모여 성경말씀을 나눈다. 주중엔 소그룹 모임을 갖고 성경을 통독한다. 매일 새벽 체육관에 모여 뜨겁게 기도한다. 하나님 말씀은 이렇게 그들의 일상에 스며들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정오 무렵 쿠미대 대강당엔 학생 500여명이 손을 높이 들고 찬송을 부르고 있었다. 채플 시간은 힘든 시험을 잠시나마 잊게 만드는 휴식 같았다. 1시간 넘게 이어진 찬양을 부르던 학생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이날 김승민(부천 원미동 교회) 목사와 함께 학교를 방문한 천성환(부천 내동교회) 목사는 ‘예수님을 만나기 전과 후’를 주제로 간증했다. 천 목사는 “어린시절 예수님을 만나 늘 하나님의 넘치는 사랑을 경험하고 있다”며 “여러분을 통해 우간다에 복음의 열매가 활짝 피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채플은 김 목사의 축도로 마쳤다. 두 목사는 채플에 참여한 재학생 700여명의 식사를 위한 기부금을 학교 측에 전달했다.
학생들이 신앙 안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된 건 20년 전 한국인 선교사들의 노력 덕분이다. 쿠미대는 1999년 기아대책이 설립한 아프리카 지도자 훈련원이었다. 2004년 대학으로 승격되면서 한국 선교사가 세운 아프리카 최초의 크리스천 종합대학교가 됐다. 지금은 국제사랑의봉사단(설립자 황성주)이 운영하고 있다.
개교 당시 300명에 불과했던 학생수가 지금은 2200명으로 7배 넘게 불었다. 교직원은 130여명에 이른다. 사범대 농업대 신학대 등 단과대학이 있다. ‘하나님의 종’이 돼 우간다를 섬기자는 것이 학교 모토다.
쿠미대는 한국인 선교사가 전 세계에 설립한 대학 가운데 사범대를 갖춘 유일한 대학이라고 한다. 농대와 사범대 학생들이 공부를 가장 열심히 한다. 졸업생 절반 정도가 교사가 되는데 우간다의 각 학교에서 ‘크리스천 교사’라는 정체성을 품고 어린 영혼들을 가르친다.
코로나 팬데믹은 쿠미대에 오히려 부흥을 선물한 시간이었다. 3년 전 학교 부총장으로 부임한 구영삼 선교사는 “팬데믹 기간 다른 대학교는 문 닫기 바빴는데, 쿠미대는 학교 행정 시스템을 개선하고 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 더 많은 장학금과 급여를 지급하면서 학교 구성원들이 자랑스러워하는 대학이 됐다”고 소개했다.
쿠미대는 2021년 학교 내 부설기관으로 세종학당을 신설해 우간다에 한글 알리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우리나라 문화체육관광부의 국고지원을 받아 한글과 태권도를 가르친다. 지역에서 한국어 말하기 대회도 주관한다.
학당에서 봉사하는 함윤숙 선교사는 “대회에서 우승한 학생을 한국에 보내 줬는데, 다녀온 뒤로 한국의 한 대학에 장학생으로 합격했다”며 “우간다 학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와 꿈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쿠미(우간다)=글·사진 신지호 기자 p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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