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우의 포커스 MLB] 미국을 강타하고 있는 스포츠 베팅 스캔들

배중현 2024. 6. 26.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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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베팅 문제로 야구계에서 영구 추발된 투쿠피타 마르카노. 게티이미지


지난 3월 메이저리그(MLB) 서울시리즈 당시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의 불법 스포츠 베팅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런데 이 사건은 서곡에 불과했다. 이달 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산하 마이너리그 내야수 투쿠피타 마르카노가 자신의 소속팀에 베팅한 사실이 알려져 야구계에서 영구 추방됐다. 게다가 투수 마이클 켈리(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제이 그룸(샌디에이고) 앤드류 살프랭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내야수 호세 로드리게스(필라델피아 필리스) 등도 관련 문제로 1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사건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최근엔 현역 MLB 심판이 스포츠 도박에 연루돼 MLB 사무국으로부터 조사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논란의 중심에 선 패트 호버그 심판은 2017년부터 MLB 풀타임 심판을 맡고 있는데, 정확한 판정으로 명망이 높았다. 2022년 월드시리즈(WS) 2차전에선 주심으로 나서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 만점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래서 MLB에 더 큰 충격을 안기고 있다. 그는 현재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비단 MLB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프로농구(NBA) 토론토 랩터스 포워드 존테이 포터는 자신이 다쳐 경기에 뛸 수 없다는 걸 도박사에게 미리 알려주는 등 스포츠 도박 문제로 영구 제명됐다. 미국프로풋볼(NFL)에선 켈빈 라이들리가 도박 연루 혐의를 받았다. 이렇게 종목을 가리지 않고 문제가 터지는 건 스포츠 도박 허용 범위가 점점 넓어지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MLB의 경우 과거 '블랙삭스 스캔들' 이후 철저하게 야구가 스포츠 도박에서 배제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MLB 경기에 대한 베팅 허용 범위가 커지며 선수 및 관계자의 문제가 더욱 부각됐다.

앤서니 데이비스(오른쪽)를 수비하는 존테이 포터의 모습. 게티이미지


지난 4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스포츠 칼럼니스트 제이슨 게이는 이런 상황이 올 거라고 냉정하게 진단한 바 있다. 게이에 따르면, 수많은 스포츠 베팅 앱이 만들어지고 스마트폰을 통해 몇 번의 간단한 터치로 베팅할 수 있는 환경이 최근 스포츠계에서 벌어지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쏟아지는 베팅 관련 정보에 기술적인 뒷받침까지 이뤄지니 도박에 빠져드는 사람이 늘 수밖에 없다는 의미. 단순히 경기 승패뿐만 아니라 선수의 개인 성적까지 베팅 대상이 돼 여러 문제를 낳고 있다. 선수나 구단 관계자가 주변에 관련 정보를 넘겨주고 그에 대한 보상을 받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심지어 직접 베팅까지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더 큰 문제는 합법화된 스포츠 베팅을 새로운 수익 창출 수단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돈을 갈망하는 개인의 욕망과 수익을 좇는 구단들의 이기주의가 맞물려 자칫 심각한 상황으로 흐를 수 있다. 심각한 사태가 벌어지기 전에 안전장치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어둠으로 얼룩진 돈까지 벌겠다는 욕심은 자칫 공멸로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정리=배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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