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컷] 인도 신이 말 건다…EBS 첫 AI 다큐
24일 처음 방영한 EBS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위대한 인도’(총 3부작)는 제작 과정에 생성형 AI(인공지능)를 도입했다. 풀 3D CG(컴퓨터그래픽) 다큐로 주목받은 ‘한반도의 공룡’(2008) 한상호 PD가 1년 6개월간 총지휘해 제작했다. 미디어 생태계를 매섭게 장악 중인 생성형 AI가 ‘진짜’를 중시하는 다큐까지 진출했다.
EBS 내에서도 “이렇게 만들어도 되나. 이게 다큐가 맞나”라는 고민이 치열했단다. 방영 전 만난 한 PD의 연출관은 간명했다. “다큐가 죽어간다고 하는” 위기감 속에서 “유튜브·넷플릭스 시대에 걸맞은 다큐”를 고민했단다. 다큐라는 사실보다 새롭고 재밌는 게 더 중요했다는 것이다.
공개된 1부는 아직 AI가 다큐 판도를 뒤집었다는 인상은 아니었다. 인도 전문가 강성용 서울대 교수, 첨단 뇌과학자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의 풍성한 대담, 현지 로케이션 촬영이 중심이다. 다만, 예전 같으면 막대한 CG 제작비 탓에 엄두를 못 냈을 예능 같은 특수효과, 성우 더빙 자리를 생성형 AI가 전면 대체했다.
가령, 세계 4대 문명 발상지 인더스 문명과 힌두교·불교 등 다채로운 종교 기원을 고대 조각·그림, 신화에서 걸어나온 인도 신, 고대인들이 직접 들려주는 식이다. 어려운 역사 내용은 강성용·김대식 교수가 발리우드식 춤·노래로 설명해준다. 두 교수의 외모·목소리를 AI에 학습시켜 빼닮게 만든 아바타로 뮤지컬 장면을 익살맞게 펼쳐냈다.
방영 전 만난 한 PD는 기술이 더 발전하면 현장 촬영도 필요 없이, 다큐 전편을 AI로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다큐의 정의를 다시 써야 할 판이다. “감독들이 뭐 하고 살아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할 출발점”이란 그의 말에 담긴 무한한 가능성과 위기감이 그대로 AI 시대 현실로 다가왔다.
나원정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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