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무산에 눈물? 팬들 향한 눈물! 모자 벗고 1루 향해 인사한 켈리, 사실은.. [IS 스타]

윤승재 2024. 6. 26.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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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삼성전에서 호투한 LG 케이시 켈리. LG 제공


"..."

수훈선수 인터뷰를 위해 단상 위에 선 케이시 켈리는 소감을 이어가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윽고 전광판에는 울먹이는 켈리의 모습이 비춰졌다. 1루 응원석에 자리잡은 LG 트윈스 팬들은 그의 모습에 안타까워 하면서도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격려했다. 

경기 후 켈리에게 울컥한 이유를 묻자, 그는 "울고 싶어서 운 건 아니다"라고 웃으면서 "8~9회 쯤에 팬분들이 큰 성원을 보내주셨다. 그 에너지를 느꼈고, 그 힘을 받아 공을 이렇게 잘 던질 수 있었다. 그 부분에 굉장히 감동을 받아 눈물이 났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퍼펙트게임 때문이었다.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한 켈리는 이날 8회까지 안타와 볼넷 없이 퍼펙트 행진을 이어갔다. 9회까지 퍼펙트로 마무리했다면, 켈리는 프로야구 43년 역사상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최초의 투수가 될 수 있었다. 

25일 삼성전에서 호투한 LG 케이시 켈리. LG 제공


9회 마운드에 오른 그는 "아웃 카운트 하나씩 잡으려는 생각뿐이었다. 뭔가 더 하려다가 무산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른 생각을 안하려고 했다"라고 당시를 돌아봤다. 

하지만 아쉽게도 바람은 이뤄지지 못했다. 켈리가 9회 선두타자 윤정빈에게 안타를 맞은 것. 퍼펙트가 무산되자 켈리는 아쉬운 마음에 머리를 감싸며 주저 앉았다. 이후 코칭 스태프가 마운드에 올라 켈리를 다독였고, 켈리는 포수 박동원과 웃으며 다시 마음을 잡았다. 당시 박동원은 그에게 웃으면서 "퍼펙트 문턱까지 가고, 얼마나 멋있냐. 잘했다"라며 토닥였다는 후문이다. 

이후 켈리는 1루를 향해 모자를 벗고 인사했다. 자신의 퍼펙트를 깬 윤정빈을 향한 경의의 표현인 듯했다. 하지만 경기 후 켈리는 "팬분들이 (퍼펙트를) 엄청 기대하지 않았나. 열렬히 응원해준 팬들을 향한 인사였다"라고 말했다. "이후 그는 "물론, 윤정빈을 향한 인사의 뜻도 있었다"라며 웃었다.

25일 완봉승 후 첫째 딸·둘째 아들과 인터뷰에 나선 켈리. 잠실=윤승재 기자


켈리는 "굉장히 특별한 경기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안타도 안 맞고 볼넷도 안 주고 심지어 몸에 맞는 볼도 없었다. 투수로서 이런 기회를 얻는 게 흔하지 않다"라면서 "이런 것들은 한순간에 이렇게 올 수 있는 기회기 때문에 굉장히 특별한 등판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한국시리즈 등판이 가장 기억에 남는 등판이겠지만, 이날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기억에 남는 등판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켈리는 이날 호투로 올 시즌 15경기 평균자책점 5.13의 부진에서도 탈출했다. 최고 149km/h의 직구를 꽂아 넣으며 구속과 구위가 회복된 모습을 보였다. 켈리는 "시즌 초엔 답답했는데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많은 훈련을 했다. 내가 과거에 어떤 투수였는지부터 돌아봤는데 이제 조금씩 실마리를 풀어가는 것 같다"라면서 "이제 더운 여름이 오지 않나. 구속 상승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과거에 빠른 공을 던졌던 투수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앞으로의 활약을 다짐했다. 

잠실=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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