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이틀 오물풍선 도발…군 “확성기 방송 융통성 있게 시행”

이근평, 이유정 2024. 6. 2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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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장병이 25일 서울 석관동에 낙하한 북한발 풍선 오염물을 수거하고 있다. [사진 합참]

보름 만에 재개된 북한의 ‘오물풍선’ 도발에도 25일 군 당국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하지 않았다. 대신 이날 군은 국산 다연장로켓 ‘천무’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별다른 피해를 유발하지 않는 도발까지 대응해 소모전을 벌이는 대신 각종 훈련을 통해 대북 억제력을 실질적으로 높이면서 대북 경고 메시지도 보내겠다는 판단이다.

이날 군 관계자는 “오늘은 확성기 방송과 관련한 대응 조치 없이 북한의 의도와 동태를 계속 주시하겠다”며 “대북 심리전 방송은 전략적·작전적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엔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며 “대북 확성기 방송 실시 여부는 북한의 행동에 달려 있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전날(24일) 밤 오물풍선 350여 개를 살포했다.

정부는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대한 대응카드 논의를 이어가다 이날 오후 들어 확성기 방송을 일단 보류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날 정부 관계자는 “여러 이유로 (이번엔) 확성기 방송까지 갈 필요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우선 북한이 이번에 의도적이고 고의적인 피해 유발에 집중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전했다. 실제 합참이 이날 수거한 오물풍선에는 안전 위해물질 없이 대부분 종이류 위주의 가벼운 쓰레기가 들어 있었다.

지난 20일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북한이 나름 수위를 조절해 대응했다는 점도 고려됐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지시가 떨어지면 언제라도 대북 심리전 방송을 즉각 시행할 것”이라며 “전방 전 지역에 확성기 설치를 완료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연이틀 오물 풍선을 살포했다. 합참은 25일 밤 “북한이 대남오물풍선을 또 부양했다”며 “경기북부에서 남동방향으로 이동 중”이라고 밝혔다.

이근평·이유정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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