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없어졌다, 빨리 와라" 112 허위신고 1000번한 여성

하수영 2024. 6. 25.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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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10월 20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찰의 날'을 하루 앞두고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을 둘러보고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연합뉴스

긴급전화 112에 1000번 넘게 상습적으로 허위 신고를 한 6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25일 경기 일산동부경찰서에 따르면 60대 여성 A씨가 범죄 처벌법 위반(거짓 신고) 혐의로 즉결심판에 회부됐다. 즉결심판은 경미한 범죄(20만 원 이하 벌금 등)에 대해 정식 형사소송 절차를 거치지 않는 약식재판으로 전과가 남지 않는다.

A씨는 지난 16일 오후 1시 30분경 일산동구 중산동에서 112에 전화를 걸어 "밤새 쪄놓은 고구마가 없어졌다. 빨리 와 달라"며 신고를 한 혐의를 받는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A씨는 되려 문을 열어주지 않고 경찰관을 조롱하고 허위 신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상습 허위 신고건으로 50대 남성이 체포되는 일이 있었다.

전남경찰청에 따르면 50대 남성 B씨는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112에 1000건이 넘는 허위 신고 전화를 했다.

B씨는 이 중 100여차례의 통화에서 "내가 죽을 때까지 보복해 줄게, 이 XXX야"라며 수화기 너머로 욕설과 협박을 했다. 경찰관이 만류하고 설득해도 소용이 없었다.

알고 보니 술만 마시면 아무 이유 없이 112에 전화해 이런 행동을 했다는 B씨는 경찰의 출석 요구에도 불응했다. "전화한 기억이 없다"고 주장하면서다.

B씨와 통화했던 경찰관은 현재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 경찰관은 "하루에 50회 가까이 이렇게 받았던 것 같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결국 B씨는 주거지인 전남 목포의 한 아파트에서 체포됐고 이후 구속됐다.

전국 112 치안종합상황실에 접수되는 허위·악성신고는 매년 4000건이 넘는다. 이처럼 악성·허위 신고가 반복되면 행정력 낭비는 물론 긴급한 신고에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

7월부터는 이런 신고에 대한 처벌이 강화된다. 기존에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또는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60만원 이하의 벌금을 처벌받았지만, 앞으로는 기존 처벌과 더불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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