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머신 위에서 땀 닦다 '휘청'…그대로 창문으로 떨어진 인니 여성

사진 뉴욕포스트 캡처

인도네시아의 한 헬스장에서 러닝머신(트레드밀)을 타던 여성이 순간 중심을 잃고 넘어지며 창문으로 떨어져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4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8일 인도네시아 서부 칼리만탄 폰티아낙의 한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을 타던 22세 여성이 비극적으로 목숨을 잃기 직전 순간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당시 영상을 보면 이 여성은 헬스장 3층에 놓인 러닝머신 위에서 달리다가 속도를 늦추고 땀을 닦던 중 균형을 잃고 뒤로 넘어졌다. 그런데 하필 러닝머신 바로 뒤에는 대형 창문이 열려 있었고, 여성은 순식간에 창문 밖으로 고꾸라졌다.

이 여성은 떨어지지 않으려고 창틀을 붙잡았지만 결국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추락했다. 여성은 곧장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머리를 크게 다쳐 끝내 숨졌다. 이 여성은 남자친구와 함께 헬스장을 찾았다가 30분도 되지 않아 이 같은 비극을 맞이했다.

경찰이 사고 현장을 조사한 결과 이 헬스장의 러닝머신들은 위험한 위치에 설치돼 있었다. 러닝머신은 대형 창문을 등지고 설치돼 있었는데, 창문과 러닝머신 사이의 거리가 고작60cm밖에 되지 않았다. 심지어 바닥과 창문 하단 사이의 거리는 30cm에 불과했다.

또 고층 건물에 사용되는 유리는 안전을 위해 두꺼워야 하지만 해당 헬스장 창문의 두께는 매우 얇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사고 당시 창문은 열려 있었고, 별다른 잠금장치도 없었다. 헬스장에는 창문을 열지 말라는 경고 스티커가 붙어 있었지만, 스티커가 훼손돼 글씨가 잘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헬스장 측은 "회원들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게 하려고 러닝머신을 돌려놨던 것"이라며 "바깥쪽 유리를 청소하기 위해 창문을 열었다가 직원이 깜빡하고 닫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헬스장은 숨진 여성의 가족들에게 사과하는 한편 사흘간 영업을 중단했다. 현지 당국은 체육관 측의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