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3.5조’ 시프트업 김형태 대표 “의도된 성공 이어갈 것”
“성공 DNA 이어갈 자신 있다”
“주주가치 제고 고려해볼 수도…텐센트와 관계도 매우 우호적”
“게임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성공하기 위한 DNA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10년간 ‘성공 DNA’를 회사에 뿌리내리기 위해서 노력을 기울였다. 앞으로 만들 게임 또한 이런 성공 DNA를 이어받아서 성공을 이뤄낼 자신이 있다.”
코스피 상장을 추진 중인 시프트업의 김형태 대표는 25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진행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현장에는 김 대표를 비롯한 시프트업 임직원이 참석해 상장 후 사업 전략과 전망을 소개했다.
시프트업은 1세대 원화가로 알려진 김 대표가 2013년 설립해 모바일, PC, 콘솔 등 여러 플랫폼 게임을 개발해왔다. 2016년 첫 타이틀인 ‘데스티니 차일드’에 이어 2022년 ‘승리의 여신: 니케’와 올해 ‘스텔라 블레이드’를 시장에서 잇따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시프트업을 세계에 알린 대표작은 니케다. 3인칭 슈팅(TPS) 게임 요소와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의 요소를 결합한 서브컬처 게임이다. 높은 품질의 그래픽과 스토리라인, 정기적인 대규모 콘텐츠 업데이트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시프트업의 첫 콘솔 신작인 ‘스텔라 블레이드’는 액션 어드벤처를 표방한다. 플레이스테이션5(PS5) 플랫폼으로 출시해 ‘메타크리틱’ 유저 평점 9.2점을 기록하는 등 순항 중이다. 이는 역대 PS5 타이틀 중 최고치다. 출시 3개월도 되지 않아 누적 판매량 100만장을 돌파한 것으로 시프트업은 보고 있다.
안재우 시프트업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출시 2~3년 차인 니케는 전년도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3년도 매출액과 올해 1~4월 매출액을 연으로 환산하면 전년도보다 더 커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서 “스텔라 블레이드는 월드 구성이나 화려한 그래픽, 전투 경험, 레벨 디자인 모두 글로벌 눈높이에 맞는 AAA급 수준”이라면서 “이 게임의 객관적인 지표는 콘솔 한 세대를 대표하는 글로벌 대형 타이틀인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과 비교를 해도 손색이 없다”고 자신했다.
시프트업은 이날 스퀘어에닉스, 사이버에이전트, 카도카와 등 ‘IP 공룡’으로 불리는 대형 일본 개발사와 피어(비교) 그룹 라인업을 꾸린 게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민경립 시프트업 부사장 “IPO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주관사와 함께 많은 논의를 거쳤다. 모든 회사가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고 완벽히 같은 회사는 없으므로 완벽한 피어를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면서도 “매출 측면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게임 장르, 콘솔 타이틀 보유 측면에서의 유사성에서 접근하려고 했다. 특히 게임 사업 부분의 이익 기여도가 높은 부분을 착안해 선정했다”고 해명했다.
중국 개발사 텐센트가 2대 주주인 점도 우려로 지적됐다. 텐센트는 공모 후 시프트업 지분 35.03%를 갖는다. 6개월 후 보호예수가 풀려 오버행(대기매물) 우려가 제기된다.
민 부사장은 “향후 텐센트 행보에 대해선 텐센트가 답하는 게 맞다”면서도 “우리는 텐센트와 무관하게 독립적인 의사 결정이 이뤄지고 있다. 텐센트와 관계도 매우 우호적이다. 경영진 간에도 게임 개발 등 통찰력을 나누면서 주기적인 교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주가치 제고에 관한 질의에는 “아직 상장 준비 단계라 구체적인 방안을 말씀드리긴 어렵다. 다만 최근 정부나 기관이 (주주가치 제고를) 강조하는 만큼 상장사로서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노력을 진지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
시프트업의 총 공모주식 수는 725만주로 전량 신주다. 주당 공모희망가 범위는 4만7000원~6만원이고 공모 규모는 상단 기준 4350억원이다. 공모가가 6만원으로 확정되면 시가총액은 3조 4815억원에 이른다. 크래프톤(약 13조원), 넷마블(약 4조8000억원), 엔씨소프트(약 4조원)에 이어 국내 게임 상장사 중 4위 규모다.
시프트업은 이번 달 27일까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다음 달 2일과 3일 일반투자자 청약을 진행한다. 7월 중 상장 예정이다. 공동대표 주관회사는 한국투자증권, 제이피모간증권회사, NH투자증권이며, 인수회사는 신한투자증권이다.
애초 이달 중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금융감독원의 요청에 따라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면서 예정보다 전체 일정이 미뤄졌다. 안 CFO는 “생각보다 많이 정정된 건 아니다. 투자자들이 우려를 줄일 수 있도록 더 충실하게 위험요소를 기재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시프트업은 김 대표, ‘블레이드앤소울’ 핵심 개발자인 이동기 스텔라블레이드 테크니컬 디렉터, 영화 설국 열차에서 아트 리더를 담당했던 지효근 디렉터 등 탄탄한 허리급 개발진이 게임사의 경쟁력이라고 밝혔다.
안 CFO는 “가치 높은 게임을 체계적인 로드맵으로 개발하고자 한다”면서 “개발자 각각의 목표와 조직을 유지할 수 있는 정교한 보상 체계를 가지고 있다. 개발자들이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최신, 최고의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앞으로도 성공적인 신작 개발을 이어갈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프트업은 개발 과정 신속화를 위해 인공지능(AI) 기술 연구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김 대표는 “AI 기술 연구는 개발자의 단순 반복 업무 부담을 줄여주는 목적일 뿐 이용자 소비로까진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개발 중간 단계를 효율화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시프트업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회사 공정에 녹아드는 수준이다”고 말했다.
시프트업은 이번 공모를 통해 마련된 자금을 지식재산권(IP) 확대 및 게임 개발 인프라 강화 등에 사용한다고 밝혔다. 니케와 스텔라 블레이드의 PLC(제품생애주기)를 극대화하기 위해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현재 개발 중인 ‘프로젝트 위치스’에도 자본을 투입한다.
김 대표는 “시프트업은 개발자 중심의 기업 문화를 바탕으로 개발 효율성을 높여 시장에 고품질 게임을 빠르게 선보이고 있다”며 “상장 이후 게임 개발 인프라 등 개발 역량을 강화해 회사 경쟁력을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의도된 성공’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는 회사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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