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도 우승 못 했잖아' 케인 저격에 발끈한 선배들 "욕먹기 싫으면 잘 하든지"

해리 케인(잉글랜드).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평론가들이 '대표팀의 무게감을 알면 비판보다는 격려를 해달라'는 해리 케인의 요청에 응답했다.

26일(한국시간) 오전 4시 독일 쾰른에 위치한 쾰른 스타디움에서 잉글랜드와 슬로베니아가 유로 2024 C조 3차전을 갖는다. 잉글랜드는 1승 1무로 조 1위, 슬로베니아는 2무로 조 3위에 올라있다.

우승 후보로 꼽히는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에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2경기 내내 답답한 공격력에 허덕이며 2득점에 그쳤다. 잉글랜드를 향한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장이자 주포 케인도 주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과거 잉글랜드 국가대표 공격수로 활약했던 게리 리네커, 앨런 시어러 등도 케인의 움직임을 문제 삼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낸다.

선배들까지 비판 행렬에 동참하자 케인은 불만을 제기했다. "비평가로서 솔직하게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는 건 안다. 그렇지만 사람들의 존중을 받는 전 국가대표 선수로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핵심은 우리가 정말 오랜 기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는 것이고, 그 말을 하는 분들 다수도 대표팀의 일원이었다는 것"이라고 후배들에게 부담을 넘겼다고 꼬집었다.

케인에게 '저격'을 당한 선배들은 곧장 반응했다. 영국 매체 'BBC에 따르면 리네커는 미디어를 통해 일이 부풀려지고 있다고 책임을 돌린 뒤 "케인의 말이 전적으로 옳다. 하지만 하나만 짚고 넘어가겠다. 비판하는 건 우리도 가장 싫어하는 일이다. 우리가 원하는 건 잉글랜드 대표팀이 그라운드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답했다.

게리 리네커. 게티이미지코리아

앨런 시어러. 게티이미지코리아

시어러는 더욱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개인적인 감정을 섞은 게 아니었다. 그게 중요하다. 대표팀은 끔찍했고, 그러면 우린 '끔찍하다'고 이야기해야 한다. 훌륭한 모습을 보여줬다면 '훌륭했다'라고 말했을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어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대답하면 된다. 우리의 발언은 전혀 문제 없다. 어떤 것도 거둬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케인과 시어러, 리네커는 잉글랜드 주전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는 선수들이다. 1990년대 초반까지 잉글랜드 대표로 활약한 리네커는 통산 A매치 80경기 48골로 최다 득점 4위에 올라있다. 리네커보다 10살 어린 시어러의 기록은 최다 득점 공동 7위에 해당하는 63경기 30골이다. '현재 진행형'인 케인은 93경기 64골로 잉글랜드 역대 최다 득점 1위에 올라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