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도 가세한 퀵커머스....배민 B마트ㆍ요마트ㆍhy 경쟁 더 뜨거워진다

이수정 2024. 6. 2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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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가 퀵커머스 서비스 '컬리나우'를 서울 마포구와 서대문구 일부 지역에서 시작했다. 사진 컬리

컬리가 ‘퀵커머스’ 시장에 본격 도전한다. 9년 전 ‘샛별배송’으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새벽배송 개념을 처음 도입했던 컬리는 소비자 주문 후 1시간 내에 배달하는 ‘컬리나우’로 퀵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근거리 즉시 배송 시장 경쟁도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25일 컬리는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과 북가좌동, 마포구 망원동, 성산동, 연남동, 은평구 증산동 등 일부 지역에 컬리나우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주요 판매 물품은 간편가정식(HMR)과 신선식품, 뷰티 상품 등 5000여개 상품이다. 매일 오전 9시부터 밤 10시 사이에 1만5000원 이상 구매하면 컬리나우로 주문할 수 있다. 배달료는 구매 금액에 따라 1900원~4900원 사이다. 주문 금액이 5만원을 넘으면 무료로 배달한다.


컬리는 왜?


컬리는 그동안 30~40대 소비자를 주 타깃으로 새벽배송 시장을 키웠지만, 이보다 더 젊은 20~30대 소비자들에게선 즉시 배송 수요가 크다는 데 착안했다. 지난해 컬리는 “오늘 저녁 뭐 먹지”라는 라이브 방송으로 오전 11시부터 1시간 동안 밀키트 등 라방 상품을 구매하면 저녁 6시까지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2주간 시범 운영했다. 당시 준비한 상품 대부분이 완판(판매 완료)됐다. 컬리 관계자는 “새벽배송과 별개로, 퀵커머스를 원하는 수요가 충분히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컬리가 퀵커머스 서비스 '컬리나우'를 서울 마포구와 서대문구 일부 지역에서 시작했다. 사진 컬리

컬리나우 첫 서비스 지역은 당시 분석 자료와 샛별배송 주문이 많은 지역, 1~4인 가구까지 가구 유형이 다양한 지역 등을 골고루 고려해 선정했다. 컬리는 서울 상암동에 DMC PPC(Pick Packing Center·도심형 물류 센터)를 꾸리고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과 체인로지스를 통해 배달을 진행한다. 컬리 관계자는 “도심형으로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기존 물류센터 대비 투자 비용이 적은 편”이라며 “연내 서울 내 유망 지역 중심으로 서비스 권역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퀵커머스 누가 하고 있나


정근영 디자이너
국내에는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B마트, 홈플러스의 기업형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GS리테일의 기업형 슈퍼마켓 GS더프레시가 퀵커머스 서비스를 하고 있다. 배달플랫폼 요기요는 GS더프레시 매장 상품을 배달하는 ‘요마트’를 운영 중이다. hy는 지난해 메쉬코리아(부릉)을 인수해 퀵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고, knowk(노크)라는 음식배달 서비스를 시범운영 중이다.

퀵커머스 진출을 시도하다가 규모를 줄인 곳도 있다. 이마트는 2022년 4월 ‘쓱고우’로 즉시배송을 시작했지만 지난해 말 종료했다. 쿠팡도 2021년 ‘쿠팡이츠마트’로 강남·서초·송파 등 지역에 퀵커머스를 도입했다가 지난해 3월 강남과 서초 지역 서비스는 중단했다.

GS더프레시에서 직원이 퀴커머스 배달자에게 상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GS리테일


퀵커머스 사업에선 물류와 배송 네트워크 투자가 필수적이다. 기업들은 도심 곳곳에 도심형 물류센터(B마트·컬리)를 두거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GS더프레시·요마트처럼 기존의 수퍼마켓 매장을 물류센터로 활용하고 있다. 여기서 포장된 물건을 배민커넥트(배민 계약 라이더)나 부릉 같은 배달 대행 플랫폼을 통해 배달한다. 장신재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퀵커머스는) 유통·배달망을 이미 갖춘 플랫폼이나 중대형 소매업자 위주로 사업 진출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퀵커머스 시장 더 커질까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근거리 쇼핑에 최적화된 퀵커머스, 신선 경쟁력, 3000개 수준의 다양한 상품 등을 앞세워 '미래형 슈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민의 모회사 딜리버리히어로는 국내 퀵커머스 시장이 2020년 3500억원 규모에서 2025년 5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거라고 전망하고 있다. 실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나 GS더프레시, 편의점 등은 자사 앱 외에도 배달 플랫폼에 입점해 퀵커머스 소비자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장신재 연구위원은 “어제 장을 보며 빠뜨린 물건을 산다든지, 평소 식품을 구매하지 않다 급하게 구매하는 사람 등 퀵커머스가 기존 마트 수요를 대체하기보다는 ‘틈새 시장’으로서 소비자 편의를 높이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경쟁이 치열한 만큼 퀵커머스 기업들은 정확한 수요 예측이나 1회 구매 비용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등을 더 고민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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