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체제 불법 논란에도 방통위원장 "방문진 이사 선임" 강행 선언

신상호 2024. 6. 25.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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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현안질의서 "2인 과반-2인 찬성이면 문제 안돼"... 류희림은 청부민원 질문에 "답변 못해"

[신상호 기자]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이 방통위 2인 체제 불법성 논란에도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 등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위원장은 2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현안 보고에서 공영방송 임원 선임과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는 방통위 설치법에 따라 KBS, 방송문화진흥회, EBS 등 공영방송의 이사 등에 대한 추천과 임명을 수행하고 있다"며 "공영방송 임원의 임기 만료가 다가옴에 따라 관련 법령을 준수해서 임원 선임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MBC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들은 권태선 이사장을 비롯해 문재인 정부 당시 임명된 이사들로, 수적으로 야권 우위 구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 이사들의 임기는 오는 8월로 만료되는데, 방통위 차원에서 공영방송 이사 임명권을 행사할 뜻을 명확히 한 것이다. 여야 추천 위원 5인으로 구성되는 방통위는 현재 대통령 추천 위원 2명(김홍일, 이상인)으로만 운영돼 왔다. 방통위가 합의제기구이기 때문에 2인 체제에 대한 불법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방통위는 2인 의결을 거쳐 YTN 민영화 승인 등 74건의 안건을 의결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월 YTN 민영화(유진기업 대주주 승인)와 관련해서도 "3월 YTN 방송 재승인 의결시에도 보도 개입 금지와 YTN 투자 계획 이행 등등 연계 조건도 부과했다"며 "향후 변경 승인 조건과 재승인 조건 이행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안보고에서 김 위원장은 2인 체제의 정당성을 적극적으로 대변하고 나섰다. 2인 체제 위법성에 대한 질문을 받자 "방통위법에 의하면 2인 이상 위원 요구가 있거나 위원장이 회의를 소집할 수 있고, 회의는 재적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돼 있는데, 재적 위원은 현재 명부에 올라와 있는 위원 수 2인"이라며 "따라서 2인 과반, 2인 찬성으로 의결하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국회 입법청문회에서 "바람직하지 않지만 위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반복했던 것과 비교하면, 훨씬 더 길고 구체적인 답변이다. 

야당에서 방통위원장 탄핵을 거론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탄핵이 되면) 당면한 여러 현안을 처리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어서, 결국 방송 시장에 영향도 있고, 민원인들에 대한 여러 피해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류희림 방심위원장 "수사중인 사항, 답변 못해"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있다. 왼쪽 앞은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 남소연
 
'청부민원' 의혹의 당사지인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은 관련된 질문에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거듭 답변을 거부했다. 

류 위원장은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 당시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을 제기한 <뉴스타파>의 김만배 인터뷰 보도를 인용한 방송사에 대해 가족과 지인을 동원해 청부 민원을 넣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들과 동생, 조카 처제 등 가족들이 민원을 제기한 것 맞느냐", "이해관계자가 제기한 민원에 대해서 위원장님이 심의에 참여하셨나", "심의 회피 신청을 왜 하지 않았나" 등 야당 의원들의 질문에 류 위원장은 "권익위 조사와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 대해서 제가 답변할 수 없다"고만 반복했다. 

지난해 9월 5일 김만배 인터뷰 인용 보도를 방심위가 긴급 심의로 올려 처리한 것과 관련해선 최민희 위원장이 직접 질의에 나섰다. 최 위원장은 지난해 9월 5일 방심위원회 방송소위에서 뉴스타파 인터뷰 인용 보도 방송사와 관련한 긴급심의 결정 과정에서의 불법성을 짚었다.

최 위원장은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유진 방심위원에게 "당시 소위 의결 정족수는 어떻게 되나"라고 묻자 김유진 위원은 "의결 정족수는 만장일치여야 한다"고 했다. 최 위원장이 이어 "당일 어떤 일이 벌어졌나"라고 묻자 김 위원은 "제가 반대를 했는데도 표결에 부치려고 해서 제가 반대의 뜻을 밝히고 퇴장을 했더니 저를 기권 처리해서 2대 1로 가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2 대 1로 가결한 것은 위법적인 건가"라고 하자 김 위원은 "규칙 위반일 뿐만 아니라 그날의 결정은 무효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이후에 그 결정을 토대로 이루어진 모든 심의와 제재가 무효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류희림 위원장 체제에서 심의 기구가 언론 통제기구로 전락을 했고 표적 심의와 정치 심의가 남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류희림 위원장에게는 별다른 질의를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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