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200㎜ 물폭탄' 쏟은 그놈 온다…주말 중부도 장마 돌입
정체전선(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이번 주말부터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 지역도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될 전망이다. 정체전선 부근에 저기압이 발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부 지역에 갑작스러운 ‘물폭탄’이 쏟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체전선 머무는 제주에 또다시 많은 비
25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주 남쪽에 머물고 있는 정체전선이 북상하면서 26일 늦은 밤에 제주와 남해안을 시작으로 27일 밤까지 남부 지역에 장맛비를 뿌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26~27일 제주에 50~100㎜, 많은 곳은 150㎜ 이상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전남 해안과 경남 서부 해안에는 20~60㎜, 전남 내륙·전북·경남 중부 남해안 10~40㎜, 부산·울산·경남 내륙 5~20㎜, 대구·경북 남부에는 5~10㎜의 장맛비가 예상된다. 강원 산지와 경북 북동 산지에는 5~20㎜ 안팎의 소나기가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의 경우 주 중에는 대체로 맑다가 주말부터 북상하는 정체전선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늦은 밤부터 내리는 비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장마철에 돌입할 전망이다. 정체전선은 다음 달 5일까지 중부와 남부를 오르내리며 전국에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서해상 저기압 발달…중부 물폭탄 쏟아지나
문제는 중부 지역이 주말 동안 정체전선과 저기압의 영향을 함께 받는다는 점이다. 지난해부터 장마철에는 정체전선 부근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갑자기 물폭탄 쏟아내는 경향을 보이면서 ‘도깨비 장마’라는 별명이 생겼다. 지난 19일에도 정체전선 상에 저기압이 발달한 탓에 장마 시작과 함께 제주도에 200㎜가 넘는 기록적인 비가 쏟아졌다.
최근 중부 지역은 북서쪽에서 지속적으로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남하하면서 장마 시작 시기가 늦춰졌다. 남하한 공기는 정체전선의 북상을 막는 한편, 때아닌 황사를 몰고 오기도 했다.
하지만 남쪽의 북태평양 고기압이 본격적으로 확장하면서 정체전선을 수도권까지 밀어 올릴 전망이다. 이로 인해 29~30일 서해에는 저기압이 강하게 발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쪽에서 내려온 차고 건조한 공기가 정체전선을 따라 올라오는 습하고 더운 공기와 충돌하기 때문이다.
만약 저기압이 강하게 발달한 채로 중부 지역을 통과하면 수도권에 물폭탄이 쏟아질 가능성도 있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저기압이 서해 상에서 북쪽으로 이동하면 비가 많이 안 올 수도 있고, 동쪽으로 이동하면 중부 지역에 많은 비가 올 수도 있다”며 “저기압의 예상 이동 방향은 27일 즈음 윤곽이 잡히는 대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장마철이 시작되면서 이번 주말부터 다음 주까지 전국이 흐리거나 비가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이번 주말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의 변동성이 커서 강수 지역과 시점에 대한 예보 변동성이 큰 상황이니 최신 예보를 참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습한 가운데 30도 이상 더운 지역은 폭염 주의해야
꿉꿉한 더위도 지속될 전망이다. 수도권은 27일 낮 최고기온이 최대 34도까지 오르면서 폭염이 예상된다. 습한 가운데 기온이 30도 이상 높은 곳은 체감온도 상승으로 인한 폭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는 주말에도 전국의 낮 최고기온은 25~33도를 기록하겠고, 기온이 30도 이상 오르는 곳은 체감온도가 더 높게 나타날 수 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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