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내야 얼려버린 김하성…'빠른발+센스'로 SD 연장 혈투 승리 견인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김하성이 팀의 선취점과 결승 득점을 모두 책임졌다. 특유의 야구 센스가 돋보이는 장면들을 수차례 만들어내면서 팀 승리를 견인했다.
김하성은 2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경기에 7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출전, 3타수 1안타 1타점 2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김하성은 첫 타석부터 워싱턴을 흔들어놨다. 샌디에이고가 0-0으로 맞선 2회말 1사 1·3루 찬스에서 들어선 첫 타석에서 타점을 기록했다. 워싱턴 선발투수 좌완 패트릭 코빈의 초구에 스퀴즈 번트를 시도, 내야 안타를 만들어냈다.
워싱턴 내야진은 김하성의 스퀴즈 번트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 그대로 굳어버렸다. 김하성이 3루 선상으로 절묘하게 흘러가는 타구를 날리면서 전혀 대처하지 못했다. 패트릭 코빈이 공을 잡는 순간에는 김하성은 1루 베이스 근처에 도착한 뒤였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의 재치 넘치는 스퀴즈 번트로 3루 주자가 득점, 1-0으로 먼저 앞서갔다. 김하성은 출루 후 후속 타자 카일 히가시오카의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 때 2루, 3루를 거쳐 홈 플레이트를 밟아 득점까지 기록했다.
김하성의 두 번째 타석은 삼진이었다. 샌디에이고가 3-1로 앞선 4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투 볼 투 스트라이크에서 코빈의 5구째 135km짜리 슬라이더에 타이밍을 뺏기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김하성은 7회말 샌디에이고가 3-3으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원 볼 투 스트라이크에서 코빈의 4구째 145km짜리 싱킹 패스트볼을 정확히 컨택하지 못하면서 2루 땅볼에 그쳤다.
김하성은 다만 샌디에이고가 5-6으로 뒤진 연장 10회말 무사 1루에서 천금 같은 볼넷을 골라냈다. 원 볼에서 2구째 156km짜리 직구에 헛스윙을 하기는 했지만 이후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는 3~6구를 모두 참아내면서 1루 베이스를 밟았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의 볼넷 출루로 이어간 끝내기 찬스에서 유릭슨 프로파의 끝내기 역전 2타점 2루타에 힘입어 짜릿한 7-6 승리를 챙겼다. 연장 10회초 승부치기에서 3실점으로 패배 위기에 몰렸지만 10회말 멋진 드라마를 써냈다.
김하성의 시즌 타율은 0.220에서 0.221(271타수 60안타)로 소폭 상승했다. 수비에서는 5회초 무사 1루에서 CJ 에이브럼스의 강한 타구를 놓쳤지만 기록원이 실책이 아닌 내야 안타로 판단하는 행운이 겹쳤다.
김하성은 2023 시즌 152경기 타율 0.260(538타수 140안타) 17홈런 60타점 38도루 OPS 0.749로 개인 커리어 하이 성적을 거둔 점을 고려하면 2024 시즌은 타격 페이스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더한 OPS는 0.719로 준수하지만 안타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하성은 2023 시즌 전반기 85경기에서 타율 0.258(275타수 71안타) 10홈런 31타점 44득점 16도루 OPS 0.760의 성적을 기록했다. 오는 7월 15일 2024 시즌 전반기 종료 전까지 타격 페이스를 끌어올리더라도 지난해 수준의 성적표를 받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하성은 2024 시즌을 마치면 커리어 처음으로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원 소속팀 샌디에이고를 비롯해 메이저리그 어느 팀과도 계약 협상을 진행하는 게 가능하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는 공격력과 수비력을 겸비한 유격수의 몸값이 크게 치솟고 있다. 김하성은 부상 등 변수만 없다면 최소 1억 달러(약 1387억 원) 이상의 계약이 유력한 상황이다.
김하성은 2020 시즌을 마치고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에서 샌디에이고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이적할 당시 4년 총액 2800만 달러(약 388억 원)에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사진=USA 투데이 스포츠/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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