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새우깡 속 미세플라스틱 함유 논란 후… 식약처, 시험법 개발 완료 “과자류부터 검사”
헬스조선은 지난해 7월, 새우깡과 꽃게랑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오랜 기간 판매돼 온 과자에 보이지 않는 플라스틱 덩어리 수 천 개가 들어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소비자들에게 적잖은 우려를 남겼다. 이와 관련 식약처는 최근 미세플라스틱 시험법을 개발했으며 과자류부터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과자류 다음에는 수산물로 만든 가공식품 분석”
헬스조선 취재를 종합하면 식약처는 지난해 7월 12일에 나온 보도([단독] 새우깡서 미세 플라스틱 검출… 국민 하루 섭취량의 70배 달해) 이후 미세플라스틱 시험법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 용역을 진행했다. 그리고 현재 일관된 결과가 도출되는 미세플라스틱 시험법을 개발한 상태다. 식약처 관계자는 “해외 연구 동향을 참고해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PE) 등의 미세플라스틱을 5마이크로미터 수준까지 분석할 수 있는 시험법을 개발한 상태”라고 말했다.
식약처는 개발한 미세플라스틱 시험법으로 과자류부터 분석한다고 밝혔다. 식약처 관계자는 “사업 시작 계기가 과자류에 대한 보도인 만큼 시중에 유통 중인 과자류를 먼저 분석하기로 했다”며 “그 다음으로는 수산물이 들어가는 가공식품을 분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식품마다 전처리 과정이 다른 만큼 차근차근 분석 대상을 늘려서 국민들의 미세플라스틱 노출 수준을 모니터링 하겠다”고 말했다.
분석 결과 공개 시점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를 점쳤다. 올해 상반기에 시험법을 개발했다면 하반기에는 실질적으로 시험법을 검증하는 차원에서의 실태 조사를 거친 다음 내년 상반기에 유의미한 결과를 공개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헬스조선 취재결과 과자 제조업체들은 보도 이후 1년 동안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농심, 빙그레 관계자 모두 미세 플라스틱에 대한 명확한 시험법이 없다보니 유의미한 결론을 도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미세플라스틱은 수산물이 원료인 식품은 물론 플라스틱 포장재나 용기에 담긴 모든 음식으로부터 검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기 중으로 유입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서강대 화공생명공학과 박제영 교수는 “새우깡만 하더라도 원료인 새우가 먹는 사료, 밀가루, 첨가물, 배합 장비 등 모든 제조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유입될 수 있다”며 “바다 자체가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므로 식품 속 미세플라스틱을 분석하는 것과 함께 플라스틱의 자연환경 유출을 막기 위한 재사용, 새활용 방안도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과자의 경우 포장 재질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될 수 있다.
◇인체 유해성 드러나는 미세플라스틱
지난 1년 간 미세플라스틱의 인체 유해성은 한층 더 명확해졌다. 인체 곳곳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다는 연구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3월, 전세계 의학계에서 공신력 1~2위를 다투는 학술지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에 한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동맥경화로 경동맥 내막 절제술을 받은 환자 304명의 ‘죽상동맥경화반’을 분석했더니 절반 이상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것이다. 연구팀이 환자들을 2년 이상을 추적 관찰했더니 심혈관질환이나 사망이 발생할 확률은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된 군에서 그렇지 군에 비해 4.53배 더 높았다.
이와 관련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이동욱 교수는 “연구의 공신력과 사망 등 굉장히 중요한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유해하다고 보는 시각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다만 해당 연구에서도 정확한 기전은 밝히지 못한 것처럼 여전히 어떤 종류의 미세플라스틱이 얼마나 유입됐을 때 인체에 유해한지는 아직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세플라스틱의 인체 유해성이 드러날 걸 대비해 정부 차원에서 국민환경보건 기준 조사 유해물질 대상에 미세플라스틱을 포함시키는 등 선제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미세플라스틱의 인체 유해성에 대해 단정적으로 말할 근거는 아직 없다고 파악하고 있다. 다만 최근 더 작은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인 만큼, 유의미한 결과가 나온 논문들을 모아 안전 기준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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