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반 형사가 마약 중독…지성 15㎏ 살 빼고 시청률 대박났다
마약반의 엘리트 형사 장재경(지성)은 어느 날 의문의 납치를 당한 뒤 원치 않게 마약에 중독된다. 설상가상으로, 그의 고등학교 친구 박준서(윤나무)는 사망보험금 50억원을 재경과 또 다른 친구 오윤진(전미도) 앞으로 남기고 숨진다. 재경은 누가 준서를 죽였는지 수사하는 동시에 자신이 겪은 마약중독 사건과의 연관성 또한 파헤친다.
SBS 금토 드라마 ‘커넥션’은 이같은 파격적인 설정을 바탕으로 했다. 지난달 24일 첫 방송 이후 입소문을 타며 꾸준히 시청률이 상승하고 있다. 1회 시청률 5.7%(닐슨, 전국)로 시작해 최근 방송된 10회는 11.1%까지 오르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동시간대 1위이자, 올해 SBS 금토 드라마의 최고 시청률이다. JTBC 드라마 '검사내전'(2019)의 공동극본으로 데뷔한 이현 작가의 첫 단독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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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하게 접근한 마약 소재
‘커넥션’은 마약이 극을 이끌어 나가는 주요 소재다. 마약이 에피소드 차원에서 부분적으로 등장하는 여타 드라마와는 다른 점이다. 지상파 드라마에서 마약 소재를 전면에 내세운다는 점에서 제작진의 고민은 컸다. 김문교 PD는 마약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거나, 마약에 대한 거부감을 약화해선 안 된다는 원칙으로 접근했다. 각성·환각 등의 표현은 최소화하고, 주인공 재경이 금단 증상을 이겨내는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
제작진은 시각적으로도 불편한 효과를 줬다. 마약 중독으로 중추 신경계가 망가졌을 때 보이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저속 촬영으로 잔상을 살렸고, 인물의 움직임을 미끄러지듯 표현했다. 김 PD는 “혼란스러운 느낌을 극대화하기 위해 화면의 외곽부를 포커스아웃하는 틸트 시프트(tilt-shift) 렌즈를 자주 사용했고, 상황 파악을 못 하고 헤매는 재경의 얼굴을 담을 때는 낯선 느낌을 주기 위해 몸에 부착해서 촬영하는 보디캠을 종종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박진실 마약 전문 변호사는 “예전에는 마약에 대한 미디어의 잦은 노출이 호기심을 자극한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면서 “이미 마약이 우리 사회에 퍼져있고, 왜곡된 정보가 돌아다닌다. 언급을 피하기보다는, 매체에서 고민과 고증을 거쳐 마약의 위험성을 제대로 전달하고 각인시키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딜레마 상황으로 긴장감 끌어올려
추리를 바탕으로 하는 범죄·수사물 드라마는 많지만, ‘커넥션’은 주인공이 처한 딜레마 상황을 통해 차별화를 꾀했다. 극 중 재경은 괴한에 의해 마약 중독이 된 사실을 숨긴다. 마약에 중독됐음을 알리는 순간 친구의 죽음의 전말을 밝히는 수사 일선에서 빠지게 되고, 사건은 흐지부지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이에 재경은 어지럽고 손발이 떨리는 마약 금단현상에 시달리면서도 수사를 멈추지 못한다. 그러다 증거품으로 보관 중인 마약에까지 손을 대고는 괴로워한다. 결국 재경은 친구이자 기자인 윤진에게 마약 중독 사실을 들키게 된다.
윤진은 이를 눈감아주고 재경의 수사를 돕는다. 준서의 죽음이 자살이 아닐 경우, 자신도 보험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 여기에 준서에게 보험을 판매한 보험설계사 친구 허주송(정순원)도 가세한다. 저마다의 목적은 다르지만 진실을 찾기 위한 커넥션이 형성된 것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수사를 위해 마약 중독을 숨겨야 하는 재경의 딜레마는 시청자가 작품에 빠져드는 주요 요소”라면서 “형사가 범인을 잡는 일반적인 수사물 전개가 아니라, 주인공이 금단 증상을 겪는 본인 스스로와 싸워야 하는 순간이 이어지며 몰입감을 높인다”고 짚었다.
15kg 감량하고 연기 몰입한 지성
2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지성은 재경 역할을 위해 15kg을 감량했다. 마약 중독자와 마약반 형사, 두 가지 모습의 몰입도 높은 연기로 시청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는 앞선 제작발표회에서 “마약에 중독된 나, 마약을 이겨내려는 나, 중독된 상태를 즐기고 싶은 나, 이렇게 구분해서 혼란스럽게 싸우는 과정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마약 관련 장면을 촬영할 때마다 여러 버전으로 연기했고, 제작진과 상의와 검토를 반복해가며 이를 조절했다고 한다.
정 평론가는 “마약 소재가 자칫 자극적으로만 소비될 수 있음에도 '커넥션'이 마약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데는 지성의 연기가 큰 역할을 했다”면서 “연기를 통해 마약 중독자와 마약전담 형사의 차이를 극명하게 표현해낸다”고 평가했다.
14부작인 드라마는 4회를 남겨두고 있다. 드라마가 후반으로 치닫고 있음에도 아직 범인의 윤곽은 드러나지 않은 상황. 친구의 죽음에 얽힌 고교 동창들 간의 관계성, 즉 ‘커넥션’이 서서히 그 전모를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어환희 기자 eo.hwa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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