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 이란 대선…하메네이 측근-국회의장 선두 다툼, 개혁파도 선전
헬기 추락 사고로 숨진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후임자를 선출하는 이란 대선 레이스에서 3명의 후보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외신들은 28일 대선을 앞두고 보수파 후보 2명이 선두 다툼을 벌이는 가운데 개혁파 후보도 예상보다 선전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외교관 출신인 사이드 잘릴리(59) 전 이란 핵협상 수석대표(36.7%), 혁명수비대 공군사령관 출신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63) 국회의장(30.4%), 의사 출신 마수드 페제시키안(70) 의원(28.3%) 순으로 지지율이 높았다.
잘릴리 전 대표는 최고국가안보회의 의장을 지낸 강경한 이슬람 이념가로 평가받고 있다. BBC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으로 평가되는 건 잘릴리”라며 “잘릴리는 핵협상 대표로 일할 때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진전시키는 동안 세계 5개국과의 회담을 계속해서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갈리바프 국회의장은 경찰청장, 테헤란 시장을 지냈고 2003년 학생 민주화 시위 때 실탄 발포를 명령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2005년 대선 때는 결선투표에 오르지 못했고, 2013년 대선 때는 하산 로하니에게 밀려 2위에 그쳤다. 2017년엔 라이시 대통령 지지를 밝히고 중도 하차했다.
3위를 달리고 있는 페제시키안 의원은 앞서 이란 헌법수호위원회가 대선 출마자 80명 중 최종 후보로 승인한 6명 가운데 유일한 개혁파다. 이란 내에서 보수파는 이슬람 교리 원칙을 고수하고, 개혁파는 정치적 자유와 사회적 변화를 지지하는 성향이다.
페제시키안 의원은 심장외과의 출신으로 타브리즈 의과대학 총장을 지냈다. 2022년 히잡 시위 당시 이란 여성 복장을 규제하는 도덕 경찰과 정부 강경 진압을 비판하면서 “강압적인 방법으로는 신앙을 강요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란 북서부 타브리즈 지역을 대표하는 의원으로, 이곳은 아제르바이잔 계열 소수민족인 아제리족의 주요 거주지다.
뉴욕타임스(NYT)는 헌법수호위원회가 개혁파인 페제시키안 의원을 후보군에 남겨둔 이유에 대해 “투표율을 높이려는 정부 계획의 일부”라고 분석했다.
부동층 62% 달해…막판 뒤집힐 가능성도
반정부 성향 매체인 이란 인터내셔널은 11~13일 진행된 여론조사를 인용해 부동층이 유권자의 62%에 달했다고 전했다. 때문에 남은 3명의 후보인 알리레자 자카니 테헤란 시장, 무스타파 푸르모하마디 전 내무장관, 아미르호세인 가지자데 하셰미 부통령 등이 막판에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수층 표 분산을 막기 위해 보수파 후보 중 일부가 물러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투표 결과는 30일까지 집계될 수 있으나 과반수를 획득한 후보가 없으면 결선투표를 치르게 된다.
하메네이 “혁명 반대·미국 추종 후보와 연대 말라”
하메네이도 표 단속에 나섰다. 그는 이날 대선 후보들을 향해 “혁명·이슬람 체제에 조금이라도 반대하고 미국 은혜 없이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당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친서방 성향 후보와 연대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AP통신은 하메네이의 발언은 페제시키안 의원을 견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NYT는 “이번 선거의 핵심 쟁점은 인플레이션과 실업 등 경제적 어려움, 미국이 주도하는 제재, 여성의 권리”라며 “내부 시위와 미국·이스라엘과의 긴장 속에서 이란이 대통령 사망에도 불안정하지 않게 대처할 수 있음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평했다.
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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