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4대강 군사작전'... 박정희식 독재 방불"

김병기 2024. 6. 2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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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새뜸] 세종보 천막농성장 방문한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인터뷰

[김병기 기자]

 장철민 국회의원
ⓒ 김병기
  
"물을 막아서 농사를 짓는 것도 아니고, 홍수조절 목적도 아니고, 국민 편익도 없는데 세종보를 그냥 가동한다는 거잖아요. 무슨 군사작전을 하듯이 토론이나 소통도 없는 비상식적인 의사결정을 통해서 말입니다."

지난 24일 세종보 천막농성장을 지지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국회의원(대전 동구)의 말이다. 장 의원은 지난 총선 참패에도 세종보 재가동을 추진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60~70년대식의 사고에 갇혀 박정희 독재자처럼 마구 개발하고 파야만 지도자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면서 "국회 환노위에서 (윤석열 정부의 물정책에 대한) 입법청문회나 현안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보 재가동은 완전한 퇴행... 천막농성 연대 차 방문"
 
 장철민 의원이 세종보 농성장에서 환경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김병기
 
▲ [환경새뜸] “자연 생태 망치는 환경부, 문 닫아야”... 세종보 천막농성장 방문한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인터뷰 지난 24일 세종보 천막농성장을 방문한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인터뷰했다. #장철민 #세종보 #4대강사업 ⓒ 김병기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시민행동)이 이곳 세종보 직상류 300여m 지점의 하천부지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시작한 지 60일이 가까워지고 있다. 시민행동은 세종보 재가동 중단과 국가 물정책 정상화를 촉구하며 장기간 농성에 돌입했고, 그간 전국 환경운동가뿐만 아니라, 시민, 종교인, 학자, 정치인 등 각계각층의 인사 2000여명이 지지방문을 했다. 또 환경단체뿐만 아니라 전문가 집단, 노동단체, 종교단체들의 기자회견과 기도회 등이 줄을 이었다.

이날 오전에 천막농성장을 방문한 장 의원은 "현재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데, 시당 차원에서 세종보 문제에 대해 연대하려고 방문을 했다"면서 "우리 당원들은 4대강 재자연화와 탄소 중립 등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데 앞으로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활동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세종보가 재가동된다면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이명박 대통령이 4대강을 망친 뒤 문재인 정부 때 엄청 답답할 만큼 오래 고민하고 토론을 해서 금강의 재자연화를 시도했다"면서 "다시 물을 막는다면 재자연화됐던 것들이 또 다시 망가질 것이기에 세종보 재가동을 확실히 막아야 한다는 목표의식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특히 "세종보가 재가동돼서 재자연화의 성과가 완전히 황폐화되면 이 성과를 다른 곳으로 확장해야 하는 비교대상 자체가 사라진다"면서 2018년 수문 개방 이후, 각종 멸종위기종들이 귀환하고 생태계가 살아나고 있는 세종보 상류 지역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대한민국을 위해서, 미래의 후손들을 위해서 어떤 정책이 옳은 방향인지를 알 수 있는 곳이다. 돈은 돈대로 낭비하고 자연은 자연대로 훼손하고, 우리 후손들에게 짐은 짐대로 떠넘기려고 이런 것(세종보 건설 등 4대강사업)을 했었나라는 공감대를 만드는 굉장히 중요한 장소이다. 그런데 세종보가 재가동된다면 완전한 퇴행이다."

"윤석열, 박정희 독재자처럼 뭔가 개발하고 파야만 한다는 생각"
  
 장철민 국회의원
ⓒ 김병기
 
이날 장 의원이 '엄청 답답했다'고 표현했듯이 문재인 정부의 4대강 재자연화 결정 과정은 지난하다고 느낄 정도로 신중했다. 국가물관리위는 2019년 9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57차례 이상 회의를 했다. 2017년 6월부터 시작된 모니터링 기간을 포함하면 3년 반 정도의 검증 기간을 거쳤다. 이런 과정을 통해 물관리위원회는 2021년 1월 18일, 세종보 해체 등 '금강·영산강 보 처리 방안'을 심의·의결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21일 감사원의 4대강 감사 결과가 발표된 뒤 단 15일 만에 윤석열 정부에서 출범한 2기 국가물관리위원회는 1기 국가물관리위원회의 결정을 뒤집었다. 환경단체들로부터 제대로 된 검증도, 토론도 거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지난해 11월부터 30여억 원을 투입해 세종보 보수공사를 마무리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주도하는 인물은 지난 대선에서 4대강 재자연화 정책 폐기 공약을 내걸었던 윤석열 대통령으로 볼 수 있다. 장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은) 60~70년대의 사고에 젖어있는 것 같다"면서 "박정희 독재자들처럼 뭔가를 개발하고 토건사업으로 파야만 지도자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군사작전 하듯이 추진... 입법·현안 청문회 사안"

장 의원은 이어 "농업용수나 공업용수로 사용하지 않고, 홍수조절 목적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세종보에 물을 채운다면 오리배를 띄우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면서 "국민적인 편익이 없는데 완전히 비상식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군사작전을 하듯이 세종보 재가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이제 더 이상 과거에 갇히고 용산에 갇히는 그런 정치를 하지 말고 국민들의 미래를 위해 이곳을 자연 그대로 놔두었으면 좋겠다"면서 윤석열 정부의 세종보 재담수 계획을 비롯한 물정책 변경 과정 등과 관련해서는 "입법청문회나 현안 청문회를 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또 "보수 정권, 진보 정권과 상관없이 환경부는 국토부와 산업부 등의 경제부처와는 달리 생태적인 국정운영과 미래를 고민해야 하는 게 목적인데 윤석열 정부의 환경부는 그런 존재의 이유를 완전히 몰각해버렸다"면서 "생태적인 철학을 내팽개치고 이곳을 최대한 빨리 훼손하려는 선봉에 서 있는 환경부는 문을 닫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때 반성... 22대 국회에선 속도감 있게 추진"
 
 장철민 의원 일행이 세종보 천막농성장 앞에서 환경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김병기
 
장 의원은 "문재인 정부 때의 4대강 재자연화 정책을 MB정부가 4대강사업을 할 때처럼 군사작전을 하듯이 시행할 수는 없었지만, 확실하게 처리하지 못해서 지금의 퇴행을 초래한 것이 아닌가하는 반성을 하고 있다"면서 "22대 국회에서는 속도감 있게 확실하게 추진하면서 당원과 국민들의 공감대를 넓혀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이날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정치의 존재 목적 중 하나는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일이고 우리의 자손들이 정상적인 우리의 국토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라면서 "우리 지역에서는 현재 세종보 재가동을 막아내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 중의 하나이기에 우리의 자식들이 생태적으로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고 함께 실천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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