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예비역 연대 “한동훈의 특검 제안, 진정성 없다” [인터뷰]
29일 범국민집회 개최 예정…야7당 참석
해병대 예비역 연대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밝힌 ‘채상병 특검법 수정안’ 발의에 대해 “진정성 없다”고 평가했다.
정원철 해병대 예비역 연대 회장은 25일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 전 위원장의 특검법 공약은 단지 정권에 증거 인멸 시간을 벌어주려는 전략”이라며 “진정성이 있다면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과 함께 당장 더불어민주당과 논의를 시작하라”고 말했다.
야권이 단독으로 연 지난 21일의 입법청문회도 어느 정도 성과가 있다고 봤다. 정 회장은 “신범철 전 차관의 수사 외압 발언 등 성과가 있었다”며 “국민들의 심증이 굳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채상병 사망 사건 발생 이후 의혹 규명을 촉구해 온 해병대 예비역 연대는 오는 29일 대통령 관저가 있는 서울 용산구 한강진역 앞에서 ‘해병대원 순직 및 수사외압사건 특검, 국정조사 촉구 범국민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민주당을 비롯해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새로운미래 등 야7당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다음은 정 회장과의 일문일답.
-한동훈 전 위원장은 당대표가 될 경우 ‘제3자 추천’ 방식의 특검을 발의하겠다고 했다.
“여당의 자중지란으로 채상병 이슈를 가리고 증거인멸이 될 시간을 벌어주려는 전략으로 생각한다. 본인이 정말 진정성이 있다면 당대표 돼서가 아니라 민주당과 논의해 7월 내에 처리할 수 있도록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을 모아 당장 수정안을 올리면 된다. 그동안 한 전 위원장에게 ‘채상병 묘소 참배를 해달라’는 요청도 하고 특검 통과에 대한 생각을 연대 차원에서 여러 차례 묻기도 했지만 그의 일관된 태도는 ‘무시, 냉대, 외면’이었다. 당대표 돼서 하겠다는 진정성을 어떻게 믿어줄 수 있겠나.”
-29일 범국민집회를 한강진역에서 진행하는 이유는.
“대통령 관저 앞에서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한강진역으로 장소를 잡았다. 특검법은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는 게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라 국정조사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검법안 통과 등 정치 상황을 고려해 계획한 집회 일정은 아니다. 이번 집회는 그동안 정치인들이 주최한 집회와는 다르다. 해병대 예비역은 물론이고 청년, 학부모까지 자발적으로 집회에 나올 예정이다. 국회의원들이 와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데 의의가 있다.”
-채상병 유족 분들도 집회에 참석하나.
“유족 분들은 인생의 전부인 아들을 잃은 아픔에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12일 순직 1주년을 앞두고 편지를 쓰기 전에도 굉장히 크게 고심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특검법 통과를 위해서는 국민의힘도 중요한데 집회에 초청했나.
“국민의힘은 이 사건에서 ‘가해 정당’ 격이기 때문에 초청하지 않았다. 지난해 본회의장 앞에서 머리 숙여가며 특검을 통과시켜달라고 요청했지만, 재의결은 되지 않았다. 더 이상 얘기를 해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지난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진행된 입법청문회는 어떻게 봤나.
“질문 하나 하나에 답변을 거부할 수 있는데도 선서를 거부한 것은 켕기는 것이 많아 말실수 할 까봐 그런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 그들의 모습을 보며 대통령실 수사 외압에 대한 국민들의 심증이 굳어졌다고 생각한다. 또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이 대통령과 회수 관련한 통화를 했다고 발언한 것은 수사 외압에 대한 직접적인 증언이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사건에 대해서는 앞으로 계속 증거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오는 27일 해병대 장성 모임 ‘덕성회’가 여의도에서 집회를 한다고 한다.
“‘해병대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며 특검 반대 집회를 한다고 한다. 해병대 ‘똥별’들이 해병대를 망치는 것이다. 해병대는 장군 자리가 몇 개 안 돼 장성들이 고위직들과 관계를 맺어 진급하는 데에만 골몰한다고 한다. 찜찜한 장성들이 뻔뻔하게도 자기 후배들을 변호하러 나선 것이다.”
-벌써 1주기인데 아직도 의혹이 규명되지 못했다. 해병대 예비역 연대 분위기는 어떤가.
“처음 시작할 때는 혼자였다. 열흘이 지나도 동참한 인원이 20명 밖에 안 됐다. 그래도 ‘안 되면 될 때까지 한다’는 해병대의 자세로 목소리를 냈다. 그런데 이제 2900~3000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처음에는 집회를 열면서도 ‘이게 될까’하는 마음이었지만, 점점 증거가 쌓이고 있다. 지금은 다들 희망에 차 있다. ‘되겠다, 밝혀지겠다, 몰아붙이자’ 입을 모으고 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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