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와 유상범의 법사위 말싸움 대전

조혜지 2024. 6. 25.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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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거부를 푼 국민의힘의 첫 무대는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였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오전 10시 회의를 시작함과 동시에, 국민의힘 간사로 예정된 유상범 의원이 위원장석으로 가 의사일정 협의 부재를 따지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양측의 쉴 틈 없는 공방은 국민의힘 측 위원들의 인사말이 시작되기까지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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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6분 만에 정회했다 속개... "공부 좀 하고 와"- "공부는 내가 더 잘했을 것"

[조혜지, 남소연 기자]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과 송석준 의원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청래 위원장에게 의사진행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 남소연
 
국회 거부를 푼 국민의힘의 첫 무대는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였다. 회의는 시작된 지 6분 만에 정회됐다가 1분여 만에 속개됐다. 말장난에 가까운 신경전이 줄곧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오전 10시 회의를 시작함과 동시에, 국민의힘 간사로 예정된 유상범 의원이 위원장석으로 가 의사일정 협의 부재를 따지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민주당 측은 '국회법'을 반복해 외쳤고, 국민의힘 측은 '협치'를 재차 요구했다. 시작부터 끝없는 대결이었다.

정청래 "공부 좀 하고 와" 유상범 "공부는 내가 더 잘했을 것"

정청래 : "잠깐만요. 의원님 성함이 뭡니까."
유상범 : "위원장님 성함은요."
정청래 : "정청래입니다."
유상범 : "유상범입니다."
정청래 : "들어가세요."
유상범 : "어디로?"
정청래 : "본인 자리로."

(중략)

정청래 : "제가 재량으로 하는 것도 다 이유가 있어요. 국회법대로 합니다."
유상범 : "그렇게 법을 좋아하세요? (중략) 상대방 배려를 좀 하세요. 위원장이 하고 싶으면 맘대로 정회하고, 재개하고 싶으면 맘대로 해요?"
정청래 : "국회법대로 하는 거에요."
유상범 : "국회법 위에 있어요?"
정청래 : "공부 좀 하세요."
유상범 : "공부는 내가 좀 더 잘하지 않았겠어요?"

양측의 쉴 틈 없는 공방은 국민의힘 측 위원들의 인사말이 시작되기까지 계속됐다. 인사말에서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국민의힘 측이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하면, 정 위원장은 "지금은 인사 시간"이라며 대부분 제지했다. 말싸움도 멈춤이 없었다. 국민의힘 소속인 송석준 의원이 "존경하고픈 정청래 위원장님"이라고 입을 떼자, 정청래 위원장은 또 "존경하지 않는데 존경할 마음이 없으면 '존경하고픈'도 자제해주고, 그런 말로 희화화 하지마"라고 맞받았다.

유상범 간사는 정 위원장의 말을 곧바로 지적하며 "상임위 과정이 서로 배려하고 양보, 타협하는 과정을 겪으며 국민에게 신뢰를 줬으면 좋겠다"면서 "어느 언론에서 정치가 4류가 아닌 등외라는 평가를 한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우리가 서로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장동혁 의원은 "어릴 때 싸우다가 할 말 없으면 싫으면 시집가라 하고 싸움을 끝냈는데, 그런 식의 상임위 운영은 안 됐으면 좋겠다"라면서 "국민을 위해 꼭 싸울 필요가 있으면 싸우되 다른 부분은 존중하면서 법사위 전반기가 운영됐으면 한다"고 했다.

송석준 의원은 국민의힘 불참 당시 민주당 단독으로 진행된 채상병 특검 입법 청문회를 언급하면서 "동영상을 통해 보다 보니 지금 우리가 어느 시대를 살고 있나 착각이 들었다"며 정 위원장의 단독 진행 방식을 직격했다. 정 위원장은 이에 "(국민의힘 측이) 동료의원들 평가를 자제해달라고 하는데, 위원장 진행에 대한 평가도 가급적 자제해주길 바란다"라고 맞받았다.

"대화가 살아있는 곳이었으면" "초심 유지되길"

말다툼 없이 넘어간 대목은 국민의힘 소속 초선 의원인 우재준 의원의 인사말뿐이었다. 우 의원은 "국회가 대화가 살아있는 곳이었으면 좋겠다"면서 "동료 의원들을 존경하는 이유는 그분들을 뽑아준 국민을 존경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이어 "때로 미운 마음이 들더라도 이분들을 뽑아준 국민과 대화한다고 생각하고 노력하겠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초심이 잘 유지되길 바란다"고 했다.

"회의록 시나리오에는 화재 참사의 슬픔에 빠진 국민들과 함께 슬픔을 같이하기 위해 잠깐 묵념하는 시간을 갖도록 써왔는데, 인사가 끝나고 차분해졌으니 명복을 비는 뜻에서 회의장 모든 분들과 함께 명복을 비는 시간을 갖겠다."

경기 화성 일차전지 공장 화재 참사를 기리는 묵념은 양측 간 공방이 한참 오간 뒤에야 시작됐다. 정 위원장은 묵념 이후 "위원장은 사사로운 감정이 아니라 국회법이 정한 대로 그 권한만큼 행사할 것이고, 여러분들은 국회법대로 의사진행에 협조해 주길 바란다"고 갈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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