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부에서 손자까지' 3대째 이어온 마산 축구

경남도민일보 이원재 2024. 6. 25.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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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뿌리 깊은 축구 집안에 또 하나의 재능이 싹을 틔우고 있다.

마산에 사는 김종순(76)씨 집안은 아들 김건형(45)씨와 손자 김신우(11)군까지 삼대가 모두 축구를 한다.

그 뒤로 아들을 강하게 키우겠다고 마음먹은 아버지는 김씨에게 축구를 시켰다.

아들 건형씨는 그런 아버지를 보며 자연스럽게 축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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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선수 할아버지부터 경남FC U12 소속 유망주 손자까지

[경남도민일보 이원재, 김구연]

 (왼쪽부터) 할아버지 김종순, 손자 김신우, 아버지 김건형 씨가 20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석전운동장에서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경남도민일보
 
뿌리 깊은 축구 집안에 또 하나의 재능이 싹을 틔우고 있다. 마산에 사는 김종순(76)씨 집안은 아들 김건형(45)씨와 손자 김신우(11)군까지 삼대가 모두 축구를 한다.

부상으로 조기 은퇴한 부자

축구 집안의 시작은 불의의 사고에서 비롯됐다. 할아버지 김씨는 어릴 적 개에 물려 죽다가 살아나는 경험을 했다. 그 뒤로 아들을 강하게 키우겠다고 마음먹은 아버지는 김씨에게 축구를 시켰다. 그는 축구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 빠른 발을 무기 삼아 공격수로 활약했고, 한일합섬에서 실업선수를 했다. 다만, 발목 부상으로 20대 초반에 선수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씨는 군대를 다녀와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창원 대산중을 시작으로 창신중·창신고 지도자로 30년간 국가대표 출신 신홍기 부산교통공사 감독,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을 거친 김판곤 말레이시아 감독, 수원삼성의 레전드인 김진우 등 우수한 선수를 많이 길러냈다.

아들 건형씨는 그런 아버지를 보며 자연스럽게 축구를 시작했다. 아버지 김씨가 빠른 발을 앞세운 공격수였다면 건형씨는 패스 능력이 좋은 미드필더였다. 초중고 내내 전국대회 우승을 할 만큼 재능이 좋았다.

U17, U19, U23 연령별 대표팀을 거치면서 엘리트 코스를 밟았고, 청소년 대표팀 주장을 맡기도 했다. 특히 1999년 나이지리아 세계청소년대회에서는 포르투갈을 상대로 중거리슛으로 득점에 성공하며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동기 설기현, 이동국, 송종국 등과 함께 한국 축구의 미래로 주목받던 그였다.

그는 K리그 울산현대에 2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하며 재능을 더욱 발휘했다. 그러나 발목 부상을 입으면서 어려움을 겪었고 대구FC로 옮겨 선수 생활을 이어갔으나, 결국 20대 후반에 은퇴했다.

할아버지를 닮은 손자
 
 (왼쪽부터) 아버지 김건형, 손자 김신우, 할아버지 김종순 씨가 20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석전운동장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경남도민일보
 
김씨는 부상으로 아들이 은퇴하자 아예 운동장에 나가지 않았다. 자신과 아들이 같은 부상의 아픔을 겪었으니 마음에 걸렸을 테다. 그럼에도 손자 신우군이 축구를 하고 싶다는 말에 가족들은 지지를 보냈다.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누구보다 신우군의 마음을 이해하고 세심하게 보살핀다. 집에서는 할머니가 아들 건형씨를 길러본 노하우로 영양 보충에 힘쓰며 성장을 돕고 있다.

특히 신우 군은 경남FC U12 소속으로 할아버지처럼 빠른 속도로 공격에서 남다른 재능을 보이고 있다. 1살 형들과 경쟁에도 뒤지지 않는 모습으로 연령별 대표팀 지도자들도 눈독을 들인다. 신우군은 "미래에는 유명한 선수가 돼서 월드컵에도 나가고 아빠를 뛰어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라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고향을 향한 애정

종순씨는 마산상고(현 마산용마고) 출신이다. 당시 축구부가 해체되면서 서울을 비롯한 여러 축구부에서 제의가 왔지만, 진주농림고(현 경상국립대)를 택했다. 건형씨는 서울에 있는 경희대로 진학했다. 그래도 주말마다 그리운 마산으로 발걸음을 옮겼다고 한다.

이런 애정은 신우군을 키우는 데에도 영향을 줬다. 요즘은 실력 있는 선수들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학교로 떠나는 추세다. 조금 더 좋은 환경과 더 많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들 삼대는 마산에서 재능을 꽃피우겠다고 말한다.

건형씨는 "지역 축구부가 전국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지만 지금은 격차가 많이 벌어졌다"면서도 "자기만 잘한다면 지역에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지역 축구부가 살아나야 경남 축구가 과거처럼 강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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