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확성기 전지역 설치, 언제든 켠다"…대북방송 보름 만에 재개?
보름 만에 재개된 북한의 ‘오물 풍선’ 도발에 군 당국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
25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이 전날(24일) 밤부터 살포한 오물풍선은 모두 350여개로 이 중 경기 북부와 서울 지역에 100여개가 낙하한 것으로 포착됐다. 분석 결과 안전 위해물질 없이 대부분 종이류의 쓰레기로 평가됐다. 현재 공중에 떠있는 풍선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지난 20일 한국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맞대응으로 풀이된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2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를 통해 탈북민 단체가 전날 대북 전단을 살포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분명 하지 말라고 한 일을 또 벌였으니 하지 않아도 될 일거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며 오물풍선 추가 살포를 예고했다.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는 이번이 5번째로 지난달 28~19일 1차, 지난 1~2일 2차, 8일 밤 3차, 9일 밤 4차에 걸쳐 관련 도발을 벌였다. 풍선 개수를 보면 1·2차 살포 때 모두 약 1000개에서 3차 330여개, 4차 310여개로 식별됐다.
정부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오물풍선의 맞대응 카드로 사용할 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만을 밝혔다. 다만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을 당시 “방송 추가 실시 여부는 전적으로 북한의 행동에 달렸다”고 경고한 만큼 다시 확성기를 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날 “지시가 떨어지면 언제라도 대북 심리전 방송을 즉각 시행할 것”이라며 “전방 전지역에 확성기 설치를 완료한 상태”라고 말했다. 군이 보유한 고정형 확성기는 24개, 이동형 확성기는 16개 등 40여개로 파악된다. 지난 9일 북한의 3차 오물풍선 살포 후 6년 만에 재개된 대북 확성기 방송에선 5개 미만 고정형 확성기가 2시간 가량 가동됐고, 이후 나머지 확성기에 대한 설치 작업이 이뤄졌다. 2.5t 군용 트럭에 실어 운용하는 이동형 확성기도 바로 꺼내 쓸 수 있도록 대비를 갖춘 상태다.
이미 한 차례 대응을 절제한 적이 있다는 점도 이번엔 재개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에 힘을 싣는다. 군 당국은 지난 9~10일 북한이 4차 오물풍선 도발을 벌였을 때 확성기 방송을 실시하지 않았다. ‘강대강 대치’로 북한에 추가 도발의 빌미를 주면 안 된다는 일종의 상황관리의 필요성 때문이었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대북 심리전 방송은 전략적ㆍ작전적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시행할 것”이라며 “이는 북한의 행동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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