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현 효과 없는 전북, 점점 커지는 '강등' 공포

이준목 2024. 6. 2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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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최하위 추락, 최근 4경기 1무3패... 일각선 '수원 전철 밟나' 우려도

[이준목 기자]

 전북이 22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대구에 0-3으로 패했다. 경기 후 아쉬워하는 전북 선수들.
ⓒ 한국프로죽구연맹 제공
 
K리그1 최다 우승에 빛나는 전북 현대가 리그 최하위로 추락했다. 일각에선 '이대로 가다간 수원 삼성처럼 강등의 수모를 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전북은 시즌 초반 성적 부진으로 루마니아 출신 단 페트레스쿠 감독과 결별하고 감독대행체제를 거쳐 지난 5월 27일부터 김두현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김두현 감독은 불과 1년 전까지 전북 수석코치를 맡았고 감독대행을 맡아 팀의 반등을 이끈 경력이 있었기에 나쁘지 않은 카드로 여겨졌다.

하지만 정작 전북은 김두현 체제에서 반등은커녕 아직까지 첫 승도 해내지 못하고 있다. 김두현 감독은 전북 지휘봉을 잡고 5경기(리그 4경기, 코리아컵 1경기)에서 1무 4패에 그치고 있다. 리그만 놓고 보면 최근 4경기에서 1무 3패, 승점 1점을 기록다. 보통 감독교체로 인해 일시적으로 선수들이 분발하고 각성하게 되는 '허니문 효과'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평이 나온다.

초반에는 경기력이 서서히 나아지고 있다는 희망적인 평가가 많았으나, 16일 17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 와의 홈경기(2-2)에서 문선민의 멀티골로 앞서나가다가 후반 막판 수비 집중력이 떨어져 뼈아픈 동점골을 내주고 승리를 날린 것이 치명타가 됐다. 

이어 지난 19일 코리아컵 16강에서는 K리그2 김포FC에 0-1로 일격을 당하며 충격적인 조기탈락을 당했다. 급기야 사흘 뒤에 열린 리그 18라운드 대구 원정 경기에서는 강등권 경쟁을 펼치던 대구FC에 또다시 득점 없이 0-3으로 완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더이상 '졌잘싸(졌지만 잘싸웠다의 줄임말)' 핑계를 대기도 어려운 경기들이 속출하면서 김두현호를 향한 비관적인 전망이 이어졌다.

'강등 위기' 우려... 수원 삼성 전철 밟나

현재 전북은 3승 6무 9패, 승점 15점에 그치며 K리그1 12개 구단중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코리아컵은 탈락했고 리그도 올시즌 우승 경쟁은 사실상 물건너갔다. 물론 총 33라운드 가운데 아직 15경기가 남아 있긴 하지만, 만년 우승후보로 꼽히던 전북이 시즌이 반환점을 도는 시점에 최하위로 추락한 건 아무도 예상 못한 결과나 다름없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2부리그로 강등된 K리그의 또다른 명문 수원 삼성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K리그1 4회 우승에 빛나는 수원은 지난 시즌 최하위에 그치며 충격적인 다이렉트 강등을 당했고, 올시즌 2부리그에서도 6위에 그치며 염기훈 감독이 5개월 만에 사퇴하는 등 혼란을 거듭했다.

수원은 지난해 18라운드까지 치렀을 때 승점 9점(2승 3무 13패)으로 압도적인 최하위였다. 최종 승점은 33점(8승9무21패)으로 후반기에 다소 반등했지만 이미 벌어진 격차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올시즌 전북은 그나마 지난해 수원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11위 대전하나시티(18점)과는 3점차, 10위 제주 유나이티드(20점)와는 5점차다. 상하위 스플릿을 가르는 분기점인 6위 광주FC(22점)와도 아직 7점차에 불과하다. 2023년 18라운드 시점에서 꼴찌였던 당시 6위 대구(27점)와 꼴찌 수원과의 격차가 무려 18점에 이르렀던 것과 비교하면, 전북은 아직 강등권 탈출은 물론이고 상위스플릿 진출도 포기할 단계가 아니라는게 차이다. 전력 자체도 현재의 전북이 작년의 수원보다 우위에 있다.

문제는 허술한 뒷문이다. 전북은 18경기에서 벌써 30골을 내주며 강원FC와 함께 리그 최다실점을 허용했다. 현재 페이스라면 60골 이상을 내줄 수도 있어 지난해의 수원(57골)보다 더 많은 실점을 허용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강원이 실점이 많은데도 34골(전체 2위)에 이르는 화끈한 공격축구로 만회해 4위까지 오른 반면, 전북은 공격력도 21골(공동 8위)에 그쳐 시원치않다.

더구나 다음 상대는 난적 포항 스틸러스다. 김기동 감독이 FC서울로 떠나고 박태하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포항은 9승 6무 3패, 승점 33점으로 선전하며 올해도 선두 울산(35점)의 대항마로 꼽힌다. 특히 포항은 전북과 맞붙은 최근 8경기에서 5승 2무 1패로 오히려 우위를 점하고 있다.

전북은 26일 포항전에 이어 29일에는 FC서울을 홈에서 상대하며, 다음달 7일에는 강등권 경쟁자인 대전과 승점 6점짜리 단두대 매치를 펼친다. 최근 감독 교체를 단행한 대전은 황선홍 감독 부임 이후 1승 1무를 기록하며 꼴찌 탈출에 성공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신인 감독 김두현, 위기 전북 구해낼까

앞으로 주목해야 할 지점은 김두현 감독의 축구가 과연 언제쯤 전북에 녹아들 수 있을지다. 지난해 감독대행 시절엔 선수들의 특성과 장점을 극대화시킨 유연한 포지셔닝 축구가 통하면서 부진하던 전북의 반등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그런데 올시즌에는 슈팅을 연결할 수 있는 위치를 선점하고도 마무리가 되지 않아 숱한 찬스를 날려버리는 장면이 속출했다. 수비에서는 선수들의 체력과 뒷심 부족으로 후반에 실점하는 장면이 늘어났다.

이는 김두현 감독이 부임하기 전부터 계속된 문제점으로, 올시즌 전북의 전력보강과 동계훈련이 부실했다는 의구심을 자아내는 대목이기도 하다.

전북의 강등 위기는 단지 전북만의 위기가 아니다. 전북은 리그에서 가장 활발한 투자와 두터운 팬덤을 자랑하는 인기구단이다. 지난해 수원의 강등도 리그에 엄청난 충격이었는데, 불과 3~4년 전까지 리그를 연속 제패하던 전북마 사상 첫 강등의 수모를 당하기도 한다면, K리그 전체의 흥행 차원에서도 엄청난 여파가 될 수 있다.

베테랑 감독 후보들을 제치고 신인 사령탑인 김두현 감독을 선임한 전북으로서는 현재로서 다른 대안도 없는 상황이다. 최대한 빠른 첫 승 달성을 통한 분위기 전환만이 유일한 돌파구다. 김두현 감독이 과연 염기훈 전 수원 감독의 전철을 밟게 될지, 아니면 극적으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구세주가 될지, 운명을 결정할 골든타임은 이제 그리 길게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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