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오세훈, 이재명·한동훈을 대체할 수 있을까 [김봉신의 여론감각]

김봉신 2024. 6. 2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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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신의 여론감각] 갤럽 '인물별 호감도'가 의미하는 것

[김봉신 기자]

6월 3주 한국갤럽의 정계 주요 인물별 호감도를 보고 놀랐을 독자들이 많을 것 같다. 한 주 전 한국갤럽이 발표한 '정치 지도자 선호도'와는 딴판이었기 때문이다. 이를 토대로 많은 이들이 이재명과 한동훈의 대결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 다음 대통령선거에서 오세훈과 조국에게도 기회가 있을지 분석해봤다. 

주요 인물 호감도, 큰 차이 없어

아래 그림은 정계 주요 인물별 호감도를 설문한 결과를 종합한 내용이다. '호감이 간다'는 응답은 오세훈(36%), 조국(35%), 이재명(33%), 한동훈(31%), 홍준표(30%) 등 다섯 명이 오차범위 내에서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준석만 27%로 오세훈이나 조국과 비교해 오차범위를 벗어나 낮은 호감도를 보였다.
 
▲ 주요 인물별 호감도(한국갤럽 6월 3주) 주요 인물 6명의 호감도를 각각 설문한 결과 상위 5명의 호감도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 한국갤럽
 
오차범위 내에서라도 순위로만 보면, 오세훈과 조국이 이재명과 한동훈보다는 상위에 위치해 있는 것처럼 보여 주목된다. 마치 지금까지 다음 대선에서 이재명과 한동훈이 대결할 것이라 생각한 사람들에게 오세훈과 조국도 대권주자로 등장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지표인 것 같기도 하다.

더군다나 이재명과 한동훈의 비호감도는 58%로 나타났지만, 오세훈은 50%로 격차가 오차범위를 넘었다. 즉, 오세훈은 비호감도에서는 조국을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과 비교했을 때 뚜렷하게 낮다. 비호감도를 고려하면 지금까지 대권주자로는 낮게 평가됐던 오세훈 시장에게도 기회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장래 정치 지도자 누구? 이재명 우세

그런데 인물별 호감도처럼 각 인물을 호감하는지 여러 문항으로 묻지 않고, 한 문항으로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으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위(22%)로 나타났다. 6월 2주 조사 때 선택지를 제시하지 않고 자유응답식으로 물은 결과다. 2위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15%) 대비 오차범위를 넘어서는 7%포인트 격차로 이 대표가 우세했다.

그 다음으로 조국(5%), 홍준표(3%), 이준석(3%), 오세훈(2%), 안철수(1%), 김동연(1%), 원희룡(1%) 순이었다. 인물별 호감도는 상위 6위인 오세훈까지 개별 문항으로 물어본 것이다. 어쩌면 안철수, 김동연, 원희룡도 개별 문항으로 호감도를 물었다면 30% 내외로 나타날 수도 있었겠다 싶다.

이처럼 '장래 정치 지도자'에서 이 대표가 다른 인물 대비 뚜렷하게 우세했지만, 호감도에서는 오차범위 내에서 대등한 것을 보며 장래 정치 지도자 문항에서 어떤 인물을 언급할 때 호감 여부는 큰 관계가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감의 의미는 눈여겨 볼 수 있다는 것이고 실제 '대통령감'으로 생각하는 인물은 다른 여러 가지 이미지 자산을 보면서 선택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인물별 호감도와 대통령감 인식의 차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 남소연
 
그렇다고 호감도를 무시할 수는 없다. 선거에서는 '인지해야 호감하고, 호감해야 지지한다'란 말처럼, 호감 가는 인물을 우선 고려하는 게 기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호감도가 높게 나타난 조국과 오세훈이 이재명과 한동훈을 대체할 수 있을까?
그래서 다음과 같이 주요 4명의 호감도와 대통령감 인식의 차이를 통해 특성별 분석을 시도했다. 먼저, 이재명과 조국이다.
 
▲ 인물 호감도와 대통령감 인식 차이 분석 - 이재명과 조국(한국갤럽) 이재명과 조국 두 인물의 한국갤럽에서 조사한 6월 2주 장래 대통령감 인식과 6월 3주 인물별 호감도 간 차이를 분석해 특성별 분석을 시도했다.
ⓒ 한국갤럽
 
조금 복잡해 보이지만 이재명은 호감도 33%에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는 22%로 나타났고, 조국은 호감도 35%에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는 5%였다는 데서 시작한다. 두 인물의 호감도를 비교하고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를 비교해 격차를 봤다.

이재명과 조국의 호감도는 오차범위 내에서 극히 미세한 차이(2%p)를 보이고 있는 데다가 특성별로도 조국에 대한 압도적으로 호감도를 보인 집단은 조국혁신당 지지자 그룹 외에는 뚜렷하지 않다. 호남권과 자영업자 중에서도 격차의 평균(2%p) 대비 조금 더 벌어진 격차(9%p)가 나타났을 뿐이다.

그런데,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의 격차를 본다면, 호남권에서 25%p 오차범위를 넘는 격차로 이재명 대표가 우세하기 때문에 사실 호감도 격차는 무시할 수준이 된다. 다만 자영업자 중에서 장래 정치 지도자 인식 격차는 15%p로 이재명 대표 입장에서는 자영업자 대상 메시지와 행보가 보완돼야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당장 야권의 대권주자로 조국 대표가 이재명 대표를 대체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 인물 호감도와 대통령감 인식 차이 분석 - 한동훈과 오세훈(한국갤럽) 한동훈과 오세훈 두 인물의 한국갤럽에서 조사한 6월 2주 장래 대통령감 인식과 6월 3주 인물별 호감도 간 차이를 분석해 특성별 분석을 시도했다.
ⓒ 한국갤럽
 
한동훈-오세훈은 이재명-조국과는 조금 다른 양상을 띠었다. 호감도 전체 평균 차이는 오차범위 내인 5%p이며, 특성별로는 두 자릿수 심지어 20%p 넘게 오세훈의 호감도가 우세한 집단이 보였다. 

오세훈은 한동훈 대비 서울에서 19%p, 18~29세 중 17%p, 학생 중에서는 24%p 우세한 호감도를 보였다. 그런데 이들 중에서 한동훈에 대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즉 장래 대통령감 인식에서의 우세한 정도는 한 자릿수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오세훈의 호감도가 높은 집단에서 향후 오세훈에 대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역시 높아질 가능성을 남겼다.

결론적으로 조국이 이재명을 대체할 가능성에 비해 오세훈이 한동훈을 대체할 가능성이 조금 더 높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세훈 서울시장
ⓒ 남소연, 연합뉴스
오세훈과 조국이 공략할 집단은? 
위와 같은 차이 분석과 함께 보면 좋은 자료가 있다. 주요 4명의 특성 집단별 호감도를 기준으로 대응일치맵을 그려본 후 향후 우선 공략해야 하는 집단을 고민해 보는 것이다. 필자가 간단히 그려본 대응일치맵은 아래와 같다. 
 
▲ 대응일치맵 - 주요 4명의 호감도 기준(한국갤럽) 한국갤럽 6월 3일 정계 주요 인물별 호감도 중에서 특성 집단별로 나타난 이재명, 조국, 한동훈, 오세훈 등 4명의 호감도를 기준으로 대응일치맵을 그려봤다.
ⓒ 한국갤럽
 
여러 집단을 넣느라 글자가 작아졌으니 잘 눈여겨 봐야 한다. 대응일치맵은 인물별로도 비교를 하고 특성 집단별로도 비교를 해서 상대적으로 우세한 집단을 거리로 표현한 것이니 특성 집단 내 절대 수치와는 다를 수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길 바란다. 

이재명은 호남권, 국정 부정 평가자, 민주당 지지자 등과 가까이 위치해 있지만 진보 성향자 및 40대와는 조국 대표와 비슷한 거리에 있다. 조국 대표는 조국혁신당 지지자에게는 강한 선호도를 얻고 있는 것 같다. 자영업자를 두고는 한동훈과 경쟁한다고 하지만 상대적으로 가깝게 위치해 있다. 조 대표는 4050을 두고는 이재명 대표와, 30대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과 경쟁관계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은 대구/경북 거주자, 국민의힘 지지자, 국정 긍정 평가자 등의 선호를 받고 있는 것처럼 그려졌다. 그렇지만, 보수 성향자를 두고는 오세훈 시장과 경쟁하는 것 같다. 오세훈 시장은 학생, 18~29세, 서울 거주자를 두고는 이재명 대표와 비슷한 거리에 위치해 있고, 70세 이상, 무직자와 매우 가깝게 위치해 있다. 거리를 보면, 정치 성향 유보자 혹은 무당층의 호감을 더 받을 수 있겠다.

분석 결과 오세훈 시장은 청년층이나 무당층에게 호감을 상대적으로 더 얻고 있어서 향후 미결정자 혹은 스윙보터를 상대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조국은 조국혁신당 지지자, 진보 성향자, 자영업자 등에서 기회를 노려 볼 수 있겠지만, 이재명 대표도 근접하게 위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항마 인식에 주목해야 한다

위의 간단한 분석처럼 인물별 호감도와 대통령감 인식을 기준으로 주요 대권주자 4명의 경쟁력을 종합해 살펴보면, 이재명 대표가 우세한 가운데, 여권에서는 한동훈 우세를 넘보는 오세훈 시장이 있고, 조국 대표도 야권의 잠룡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사실 지금 이 같은 구도가 고착될지 아니면 새로운 인물로 대선이 치러질지를 예상하는 데 있어 더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있다. 그건 바로 대항마 인식이다. 즉 상대 진영 내에서 어떤 인물이 등장하느냐에 따라 유권자 자신이 속해 있는 진영 내의 대권주자를 달리 선택하고자 하는 경향이다. 다음의 그림을 보자.
 
▲ 과거 정치 지도자 선호도(2020~2021, 한국갤럽) 2020년과 2021년 1분기의 정치 지도자 선호도를 보여주는 한국갤럽의 차트이다. 이낙연이 하락하면서 이재명이 떠오르던 시기이기도 하고, 윤석열이 급격히 올라가는 시기이기도 하다. (빨간 점선은 필자의 강조)
ⓒ 한국갤럽
 
2020년과 2021년을 보면, 이낙연 우세에서 이재명과 윤석열 두 명의 대결이 되는 과정을 그대로 볼 수가 있다. 이낙연이 우세하던 시기에 보수 진영 내에서는 황교안이 대항마였다. 민주 진영 내에서도 전 총리 황교안에게는 현 총리 이낙연이라는 대항마 인식이 광범위하게 자리잡았다.

그러다가 2020년 3월 이후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가 두 자릿수가 되면서 황교안은 낮아지고, 미래 권력을 두고 이낙연과 이재명 두 인물이 경쟁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다가 여름을 지나면서 윤석열이 언급되자, 검찰총장 윤석열에게는 이재명이라는 대항마 인식이 퍼지게 되고, 이낙연의 선호도가 다소 낮아졌다. 결국, 이재명 대 윤석열이라는 대항마 인식이 완전히 퍼지게 되는 2021년에는 이낙연은 10% 초반대가 됐다.

결국 여권에서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과 경쟁하는 제3의 인물이 나타나는 상황이 된다면, 그 인물의 대항마로 누가 적격인가에 따라 이재명 대표가 영향을 받게 될 것 같다. 물론 이재명 대표가 대권주자에 올라선 이후 여권에서 누가 언급되든 이 대표를 향한 지지도는 매우 탄탄했지만 말이다. 

최근 국민의힘은 당권을 두고 4파전 구도를 형성했다. 대권주자는 단체장 등도 포함해 더 많다. 여권 내 다양한 인물의 경쟁과 갈등, 협조와 연대가 정치권에 어떤 영향을 미쳐 대선구도를 결정할지 두고 볼 일이다.

덧붙이는 글 | *인용 여론조사 ○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의뢰자 없이 자체조사이며 현재 통신사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조사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 2024년 6월 3주: 18~20일 조사 - 2024년 6월 2주: 11~13일 조사 - 2021년 3월 2주: 9~11일 조사 ※ 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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