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제 시작한 민주당, 與 전대 주자에 '훈수'…채상병 특검도 재촉
"입틀막 침묵하고 반성·변화 말할 수 없어"
與 당권주자 향해 '尹 직할 부대격' 비판
한동훈발 '채상병특검' 논쟁 "시기 늦다" 일축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가 시작되자 더불어민주당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여당 당권주자를 향해 '윤심 직할론'을 거론하며 강한 훈수에 나서는 한편 채상병 특검 추진 속도도 내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제3자가 추천권을 갖는 제안'에 선을 그으면서, 주요 법안 처리와 입법 청문회를 병행해 대여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과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오후 1시부터 1시간 간격으로 당 대표 후보 출마를 잇달아 선언했다. 앞서 출마를 선언한 윤상현 의원을 포함해 4파전이다. 이들은 25일까지 후보 등록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전당대회 선거운동에 나선다. 함께 뛸 러닝메이트 후보군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반대되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표의 일극 체제가 계속되면서 뚜렷한 대항마가 없어서다. 이 대표는 24일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뒤 "민주당의 당대표직을 사임한다"며 대표직을 내려놨다. 또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을 걸로 확정했다면 사퇴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연임 가능성을 시사했다.
민주당은 이번 주 전당대회준비위원회를 꾸리고 다음주 초 당대표·최고위원 선거 후보 등록에 나설 예정인데,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류가 짙다. 지난 총선 압승으로 비명(비이재명)계 동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마땅히 대적할 인물도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당대회 흥행 저하가 예견된 상황에서 비명계 중진 중 한 명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른 교통정리 수순을 밟은 민주당은 정부와 여당 당권주자들을 향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3일 논평을 통해 "나경원·한동훈·원희룡 세 분의 국민의힘 당권주자가 출마를 선언했다. 세 사람 모두 반성과 변화를 외쳤지만 무엇을 반성하고 바꿔가겠다는 것인지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과 불통의 입틀막 정치에 대해 침묵하고 반성과 변화를 말할 수는 없다"고 직격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같은 날 한 전 위원장이 야권이 추진하는 채상병 특검에 대해 '독자 발의·추진'을 주장하는 것을 두고 "전형적인 '법꾸라지'의 행태"라고 비판했다. 또 "패배한 사람이 이기는 당을 만들겠다니 웃기는 얘기"라며 "당심·민심의 선두주자임은 여론조사 결과 나타나고 있지만 10여 초의 대통령과의 통화사실은 윤한 간극을 증명한다"고 일침을 놨다.
이어 "윤은 누구보다 한을 싫어하고 나경원·원희룡·윤상현 세 후보를 내세워 1차 과반수 득표를 저지하고 결선에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라며 "흥미진진한 게임이 시작됐다"고도 덧붙였다. 여당 당권주자들의 자질에 의구심을 표하거나, 진정성을 비판하는 식으로 각을 돌리는 모양새다.
정치권에선 채상병 특검을 둘러싼 대여 압박 공세가 강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이 제시한 '제3자 추천' 방식 채상병 특검법을 놓고 득실 계산이 분주한 상황에서 견제 역할과 법안 정체성·시점을 확실히 하기 위해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24일 오전 SBS 라디오 '정치쇼'에 출연해 "(한 전 위원장이) 일단 특검(특별검사)의 필요성에 대해서 동의해 주신 것은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지금 시기상으로는 너무 늦기 때문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금 (대통령실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의) 통화 기록 보존이 가장 관건이다. 한 전 위원장이 제출하려고 하는 법안을 통해서는 기록 확보가 어렵다. 만약 7월 중순에 당대표가 된다면, 그 때 하면 또 한 달 이상 지나갈 거 아니냐"며 "현실적으로 시기에 맞지 않고 진실을 밝히는 데에도 적합하지 않다. 도저히 실익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오후 데일리안과 만나 "한 전 위원장은 제3자가 추천하도록 했는데, 본질적으로 민주당과는 다르다"며 "법을 발의하자고 한 것은 진일보한 평가를 할 순 있지만, 대통령실의 관여 정황이 명백히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7월4일까지 '채상병 특검법'을 처리한다는 것에 입장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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