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해리 케인' 주민규, 새 별명에 '쑥스'…"주리 케인? 흉내내는 건 아니지만 영광" [현장인터뷰]
(엑스포츠뉴스 제주, 권동환 기자) K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 주민규(울산HD)가 '주리 케인'이라는 별명에 영광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울산은 2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4 1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골 1도움을 올린 주민규의 맹활약에 힘입어 짜릿한 3-2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은 말 그대로 주민규의 날이었다. 헤이스에게 선제골을 허용해 0-1로 끌려가던 중 주민규는 전반 43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헤더 동점골을 터트렸지만 비디오판독(VAR) 결과 오프사이드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헤더골이 취소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주민규는 전반 추가시간에 켈빈의 슈팅으로 인해 발생한 세컨볼을 골대 안으로 밀어 넣으면서 동점골을 터트려 전반전이 끝나기 전에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동점골을 터트린 주민규는 후반전에 도움까지 기록했다. 후반 29분 교체 투입된 김민우가 주민규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역전골을 터트렸다. 김동준 골키퍼가 슈팅을 건드렸지만 공이 그대로 골대 안으로 들어면서 울산의 역전골로 이어졌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후반 33분 제주가 페널티킥을 얻어내 헤이스가 동점골을 터트리면서 균형을 맞췄다. 제주가 울산 상대로 승점을 가져올지 기대를 높인 가운데 주민규가 또다시 제주 골망을 갈랐다.
후반 39분 주민규는 엄원상의 침투 패스를 받아 페널티 오른쪽 지역으로 들어간 뒤 골키퍼 머리 위를 노리는 오른발 슈팅으로 스코어 3-2를 만들었다. 이날 시즌 6, 7호골을 터트리면서 K리그1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일류첸코(FC서울), 이승우(수원FC), 무고사(인천 유나이티드)와의 차이를 2골 차로 좁혔다.
또 주민규에게 일격을 맞은 제주는 후반 45분 두 번째 페널티킥을 얻어 동점 기회를 얻었으나 앞서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던 헤이스가 이번엔 조현우 선방에 막혀 실축했다. 경기는 울산의 3-2 역전승으로 끝났고, 울산은 승점을 35(10승5무3패)로 늘리며 김천상무(승점 33)를 제치고 다시 선두 자리를 탈환했다.
경기가 끝나고 수훈선수로 지목된 선수는 이날 울산 득점에 모두 관여한 주민규였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그는 "힘든 원정 속에서도 위기가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모든 선수들이 위기 의식을 갖고 헌신적으로 하나가 돼 이길 수 있어 기쁘다"라며 경기 소감을 밝혔다.
주민규는 자신의 별명 중 하나인 '주리 케인'에 대한 반응도 보였다. 팬들은 주민규 플레이가 월드 클래스 공격수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과 유사하다는 의미에서 그를 주리케인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새 별명에 대해 주민규는 웃으며 "별명 때문에 (해리 케인을)따라하는 건 아니지만 (홍명보)감독님이 요구하시는 플레이를 이해했기에 그렇게 불리는 거 같아 영광스럽다"라고 말했다.
이날 주민규는 다시 한번 제주 상대로 공격포인트를 가동했다. 지난 시즌 3경기에서 2골을 터트린 주민규는 지난 9라운드 제주와의 홈경기에서 도움을 올리며 3-1 완승에 일조했는데, 이번 원정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친정팀에 패배를 안겼다.
제주전에 유독 강하다는 평가에 그는 "강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제주에 오면 마음가짐이 달라지는 거 같다"라며 "3년 동안 좋은 기억을 갖고 있고, 기억해 주시는 팬들도 많아 더 좋은 경기로 보답해야 하는 마음에 (제주전)마음가짐이 다른 경기에 비해 다른 거 같다"라고 밝혔다.
주민규는 또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경험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지난 3월 황선홍 임시 감독의 부름을 받아 A매치 데뷔전을 가졌던 주민규는 김도훈 임시 감독 체제에서도 6월 A매치 명단에 뽑히면서 또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국가대표팀 발탁에 대해 주민규는 "실력이 향상되고 책임감이 생기는 거 같다"라며 "대표팀에 다녀오면 팀에서 돌아왔을 때 마음가짐이 흐트러지는 부분이 보인다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 오히려 (대표팀에서)돌아오고 나면 불안감이 커진다"라고 말했다.
1990년생인 주민규는 만 33세 343일에 A매치 데뷔전을 가져 한국 디표팀 역대 최고령 기록을 갖고 있다. 다만 많은 나이에도 K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활약 중이고, 경기력과 몸상태를 유지한다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출전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
다만 주민규는 월드컵에 관한 질문에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내 모토가 과거와 연연하지 않고, 먼 미래도 생각하지 않고, 현재에 충실하는 거다"라며 "미래는 그 후의 문제이기에, 현재에 집중하는 편이다"라고 답했다.
2021과 2023시즌에 K리그1 득점왕을 차지한 주민규는 올시즌도 리그 7호골을 터트리면서 득점왕 레이스에 합류했다.
득점 비결에 대해 주민규는 "비법이라기 보다 주변 동료들을 많이 생각하려고 한다"라며 "장점이 뭔지, 무슨 플레이를 원하는지 소통을 하면서 도와주려고 하다 보니 좋은 장면을 많이 만들어 골을 넣을 수 있는 거 같다"라며 동료와의 연계플레이를 꼽았다.
제주 원정을 마친 주민규는 26일 울산문수구장에서 대구FC와 19라운드 홈경기를 가진 뒤 30일 리그 2위 포항 스틸러스와의 20라운드 '동해안 더비'에서 승점 6점짜리 경기를 치른다. 득점 감각이 절정에 달한 주민규가 다가오는 2연전에서도 골을 몰아쳐 팀의 연승을 이끌고 득점 선두 자리도 가져올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사진=제주월드컵경기장 권동환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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